태백산맥 핸디북세트 간단한 느낌
2017.06.17 17:27
태백산맥을 읽은건 15년정도 됩니다 그러다보니 결말부터 세세한 줄거리는 다잊어먹었죠
생각나는건 대략 줄거리와 민족의 아픔..그리고 종북프래임의 근원???
암튼 팜iiie로 읽었던 태백산맥,아리랑,한강을 이제는 책으로 다시 읽어 봅니다
알쓸신잡을 보다가 이번엔 구입해야겠다고 결심했으나 책값이 후덜덜하다 생각하는중인데(중고도 비싸요)
완전 저렴한 핸디북세트를 발견하고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신품보다 중고가가 비싼핸디북도 봤습니다)
제가 구입한 세트는(10권) 옥가게에서 17,550원(택포)인데 아마 거의 동일한 가격인듯합니다
구매후기를 검색해보면 크기가 좀 작다는 평이 보이지만 저는 상관없는지라 그냥 구매해 봤습니다
수전증이라 사진이 무지 떨렸네요
실제로 받아보니 크기는 제게 딱 좋습니다 폰트크기도 나름 좋구요 전철에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가 좋네요
종이질도 좋고...보관하기 좋게 종이곽도 줍니다^^
앞표지와 뒷표지는 잘접히게 되있고 잉크냄새도 별로 안나고요
받고보니 이게 정글만리 100만부 돌파기념 한정세트라고 써있네요( 2013년?)
마지막으로
제가 어디가서 "나는 태백산맥 시절에 태어났음 좌익하다 죽었을 인물이다"라고 말한적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정보를 쉽게 알수없던 시절에 그누구나 신분과 자본의 억압에 무자비하게 당하게되면
아주 솔깃한 공산당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가 그만큼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보관박스 표지에 서울대 학생들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소설이라는데..
아마 국정농단 세력중에 서울대생은 절대 안읽었을꺼라 생각합니다
그럼
코멘트 6
-
사드사랑
06.21 00:52
-
사드사랑
06.21 01:12
그럼 당시 서울대생은 밤낮 시위만 했냐.. 새벽 네시에 중앙도서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도서관은 참고로 7시 개관. 희미한 불빛 아래서 줄을 서서 책을 봅니다. 눈이 나쁜 이유가 있습니다. 줄이 학생회관에 닿을쯤 되면 개관시간이 안되었어도 수위아저씨가 규정을 무시하시고 문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아직도 진짜 공식적인 개관시간은 궁금하긴 합니다) 캄캄한 도서관 복도를 계단을 성큼성큼 잘 걸어들어갑니다. 눈감고도 다닐만큼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불키는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는 물론 잘 압니다. 익숙하지 않을땐 열심히 찾아셔 켜고 갔었으니까. 그렇지만 불 키다 보면 좋은 자리 놓칩니다.
캄캄한 도서관.. 공부하기 제일 좋은 열람실은 가장 구석에 있는 8열람실. 산넘고 물건너서 가야하지만 캄캄한 도서관을 잘 가로질러 갑니다. (두층 올라가서 street of fire -- 담배피는 복도 -_-;; --를 지나 다시 한층을 내려가야합니다) 8열람실을 들어가서도 좋은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딱 두개밖에 없는 창가 구석 자리가 짱이지만 그게 안되면 그냥 창가 자리도 좋습니다. 창문밖을 보자는게 아니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어서 좋습니다. 새벽에 줄을 서보면 늘 보는 사람들을 봅니다. 무슨 과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은 다들 압니다. 8열람실 창가에 앉는 사람들도 강의 다녀올때랑 화장실다녀올때를 빼면 자리에만 붙어있어서 얼굴을 알 길이 없지만 그래도 매일 보면 조금씩 낯이 익습니다. 상당수는 사법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이긴 합니다. (그때도 법도가 있긴 했는데 말이죠)
5열람실 책상은 칸막이 없이 여러사람이 앉는 테이블.. (stage 5라고 불렀습니다) 6열람실 책상은 칸막이는 있지만 낮은.. 고개만 들면 너머가 보이는 그런 책상이었는데, 8열람실 책상은 독서실에 흔한 완전히 막힌 책상이었습니다. (응답하라 1988 보셨어요 ?) 거기에 학보로 옆을 막으면 집중하기 딱 좋죠. 자리 잡고 학보까지 걸때쯤에는 불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소위 '8열람실 점등'한다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들어오는 것이죠. (공부 안해본 학생들에게 8열람실 점등은 무슨 홀리그레일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4시에 줄서는 우리들에게 그건 웃음거리)
도서관은 밤 11시에 닫습니다. 밤 10시, 10시반, 11시에 대학본부 앞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있습니다. 조금더 정확히는 11시에 불을 끕니다. -_-;; 물론 불 끈다고 못 나올 우리가 아니지만 불 꺼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는 없지요. 밤 11시차를 타는 사람 또한 정해져 있습니다. 눈인사는 합니다. 다들 뭐하고 사시나 궁금하네요.
고3이 훨씬 쉽죠잉.
-
타바스코
06.21 21:39
근데 신기한건 그시절 그렇게 같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각각의 인생이 극과 극이라는거죠 그래서 데모할때 도서관에서 공부했다고 다같이 이기적인 인물은 아니고 졸업후 행적으로 그사람의 기본자질을 증명하게되는거죠 -
사드사랑
06.21 22:09
맞습니다. 그냥 사람마다 다른듯 해요. 박종운이 한 예죠.
-
타바스코
06.22 02:38
검색해보니 정말 인간도 아니군요
근데 도서관이야기는 개인경험담이신거 같아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쌀나라에 계신거군요
-
사드사랑
06.22 03:08
쌀나라에 있기는 하지만 대단이랑은 거리가 멉니다. 그냥 살고 있을 뿐이고요, 저땐 저렇게 살아야 하나보다 하고 살았답니다. 87년 대선때 자보 붙이러 다닌다고 맨손으로 밀가루 풀칠하면서 다녔는데, 그때 꿈꾸던 세상이 조금씩 오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한 요즘입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
1075 | 구매후기 : 모니터 + 블루투스 키보드 [3] | 해색주 | 01.19 | 2642 |
1074 | (따라하지 마시오) 배터리 용량 4배 늘리기 [1] | matsal | 01.17 | 3228 |
1073 | (따라하지 마시오) 배터리 용량 2배 늘리기 [5] | matsal | 01.06 | 2807 |
1072 | 아이폰X 케이스 3종 | 우리 | 12.31 | 2628 |
1071 | 에스프레스 머신 HD 8651 [7] | Pooh | 11.09 | 4704 |
1070 | 야마토 미니볼반 주물바이스 [3] | 타바스코 | 11.09 | 3272 |
1069 | 모기기피제 소감 [4] | matsal | 10.11 | 3427 |
1068 | ifive mini 4s 구입 간단후기 [2] | 즐거운하루 | 09.08 | 4083 |
1067 |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 1 구입 [3] | 타바스코 | 08.31 | 4151 |
1066 | Asus Chromebook C100PA 구매 후기 vol.1 [3] | Acura | 08.28 | 3730 |
1065 | cimfax 팩스 서버 사용기 [2] | 기계치 | 07.19 | 4093 |
1064 | 아이패드 10.5 구매및 사용기 (후쿠오카 구매) [1] | 윤발이 | 06.28 | 4629 |
1063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스마트폰.. [4] | 몽배 | 06.27 | 5704 |
1062 | [midigong] 별자리 스트링아트(황소자리) [4] | Lock3rz | 06.26 | 3862 |
1061 | [영공방] 오르골 그랜드 피아노 [4] | Lock3rz | 06.26 | 3776 |
1060 | 갤럭시 S8+ 잠시 사용기 [6] | 왕초보 | 06.22 | 2396 |
1059 | 뉴아패프 10.5 며칠 사용기 [5] | matsal | 06.18 | 1934 |
» | 태백산맥 핸디북세트 간단한 느낌 [6] | 타바스코 | 06.17 | 1926 |
1057 | 외장 odd 케이스 구매후기 [2] | 즐거운하루 | 06.15 | 1986 |
1056 | 신에츠 G-501 ( 플라스틱용 구리스 ) 간단사용기 [3] | 타바스코 | 05.18 | 3976 |
할아재 인증:
서울대생, 참 다양합니다. 386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살아오고 있지만, 교문에서 돌 던지는 학생과, 도서관 옆 잔디밭에서 자리 깔고 노는 학생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하죠. (같은날 발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실력도 천차만별이라, 같은 강의라고 하더라도 대상 학과에 따라 수준이 엄청나게 다릅니다. 서울대가 같은 서울대가 아닙니다. 같은 교재를 쓰더라도 한 학기에 교재를 전부 다 커버하고 다른 교재까지 커버하는 학과도 있고 기본 교재의 1/5정도만 커버하는 학과도 있습니다. (이런건 물론 교양에서 발생하죠. 그렇게 차이가 나는 학과들이 같은 교재를 쓸 일은 교양 이외에는 발생하기 힘듭니다 -- 전공에도 없는건 아닙니다.) 교양수학 같은 과목은 그래도 편차가 적은 편이라 같은 시험을 보는데, 성적처리는 과별로 해야 합니다. 과평균이 100점에 수렴하는 과도 있기 때문에. (옛날 꼰대 얘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80년대에 서울대를 다닌 학생의 '보통 경우'는, 고등학교까지 공부잘한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학교에서 배운 것이 '진리'라고 믿고 학교를 들어오고, 교양과목도, 학도호국단이 존재하던 시절에 걸맞게, 나라가 (라고 쓰고 정부가 라고 읽습니다) 원하는 것만 가르쳤습니다. 교양과목 강사들은 당연히 그렇고, 정부에 맞지 않는 말을 한두마디 잘못 하다가는 교양과정 듣는 학생인줄 알았는데 실은 프락치 였던 사복경찰 (또는 백골단)에게 끌려가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런건 뉴스에도 안나오죠.
그런 아이들이 보통 처음 충격으로 접하는건, 길에서 흔히 보는 차에 치여 죽은 문드러진 강아지 사진 같은 사진들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사람이닷! 이라는 충격에서 시작해서 이게 실제로 불과 몇년전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며 이런 일들이 지금(당시!)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시기를 지나게 되죠. "산업사회의 계급과 계급 갈등" 같은 불온(?) 서적을 읽으면서 눈을 조금씩 뜨고. 그걸 끝까지 믿지 않고 졸업하는 사람도 있고, 목숨을 바치는 사람도 생기게 됩니다.
정모씨 처럼 학교를 아예 오지 않으면 피할 수도 있겠지만, 학교를 온다면 피할 수 없는 사과탄/지-랄탄 냄새가 매케한 정문 (낙성대로 내려가는 뒷문이라고 뭐 특별히 더 낫지도 않고 아예 전경이 뒷문은 폐쇄를 해버리기도 합니다. 제 자취방은 뒷문으로 걸어갈 수 있었는데 말이죠 -- 한시간 남짓 -_-;;)과, 기억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눈앞에서 일어난 분신자살, 이동수, 김세진, 이재호..그리고 나에게 날아오는 사과탄..
좌익이란 말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왜곡된 말입니다. 동무 만큼이나. 좌익은 양심이고 제정신 이란 뜻입니다. 아 물론 저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