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및 구매후기


에이서 크롬북 C710-2856 사용기

2014.06.25 13:14

piloteer 조회:7591

아시다시피 구글은 벌써 꽤나 오랫동안 크롬OS를 밀어왔습니다. 그 결과로 크롬OS기반 터미널인 크롬북들중에는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물건들이 많이 있는데, 에이서 c710도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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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C710은 199불에 판매되던 크롬북으로, 셀러론 847 1.1Ghz CPU / 2GB RAM / 16GB SSD (혹은 세부 분류에 따라선 용량이 더 큰 하드디스크) 의 사양을 가진 x86기반 컴퓨터입니다. 하지만 동시대에 판매되던 삼성 크롬북 등 경쟁 모델에 비해 짧은 배터리시간이나 더 높은 발열 등의 이유로 경쟁에 밀려 기대만큼 팔리지는 않았고, 그 결과 최근에 뉴애그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재고처리가 있었던 모델입니다.


일단 제 경우 예전에 에이서계열 제품의 불량과 내구성문제로 고생한 적이 있고 사장이 혐한이니 뭐니 하는 사건도 있어 개인적으로 에이서사의 제품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불 초반대(재고처리 할인가)에 무난한 수준의 노트북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였기 때문에 안 좋은 인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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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크롬북은 11.6인치에 1366x768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11인치대 맥북 에어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중량도 1.17kg가량으로 최신 맥북 에어에 비하면 약간 무거운 편입니다. 노트북 상판은 흔한 여타 저가형 노트북과 비슷한 재질이나 기스에 취약한 편은 아닙니다. 구석에 크롬 마크가 새겨진 것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재질 치고 튼튼하다는 것이지 사용하다보면 어느정도 닳고 기스가 나는 것은 고려하셔야 합니다.

지원하는 포트는 usb 2.0 x 3, HDMI, VGA, Ethernet에 SD 카드리더 하나로 오히려 신형 크롬북에 비해선 다채로운 편입니다. 이는 원래 이 크롬북이 다른 노트북 모델에 기반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전형적인 11인치대 노트북 같은 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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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는 휴대성을 위해 비교적 간소하게 생겼습니다. 19V 2.15A = 41W 최대출력을 가지는데, 전력소모량이 적은 노트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타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콘센트 부분은 돌려서 뺄 수 있는데, 돌려서 뺀 후 방향을 바꿔 꽂는 것으로 콘센트 방향을 90도 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교체도 고려한 구조인 것 같으나 저 110V 모양 외의 다른 모양의 콘센트를 지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타 충전기처럼 찍찍이로 전선을 묶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여 기까지는 나쁘지 않은 충전기이나, 제가 받은 충전기는 전선이 너무 빳빳했습니다. 지금까지 써 본 아답타중에서 가장 전선이 빳빳한 종류일 것입니다. 물론 노트북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지만 모양을 예쁘게 감기 힘들고 보관할 때 단선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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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리튬 이온 4셀 14.8V / 2500mAh입니다. 그냥저냥 무난하게 생겼는데, 특이한 점으로 본체에서 제거하기 위해선 PDA를 리셋하는것 마냥 볼펜이나 클립 등으로 배터리 홀더를 누른 상태에서 제거해 줘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설계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가동시간은 3시간 가량으로, 조금 아쉬운 편입니다. 물론 옛날 옛적에 한시간 반이나 겨우 가던 노트북보다야 나은 값이지만 이 짧은 배터리타임은 이 모델이 시장에서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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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면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밑에 우분투 스티커는 제가 붙인것으로(..) 실제 제품에는 붙어있지 않습니다. 인텔 스티커가 있고 익숙한 윈도 스티커가 없습니다. 키보드도 잘 보시면 그림이 일반 PC키보드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같은 키로 매핑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시에 차이를 느낄 일은 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윈도우 키 대신 검색 아이콘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이나 매핑은 똑같이 super키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동작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터치패드는 애플의 것과 비슷하게 마우스 버튼이 따로 안달렸고 요즘 노트북답게 멀티터치를 이용해 동작합니다. 약간 적응이 필요하지만 적응하면 그럭저럭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액정은 글레어 TN패널로 어둡게 해놓으면 거울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색감 자체는 그냥저냥 무난합니다.


이 경우 화면에 개발자 모드 경고가 떠 있는데, 이는 크롬OS의 개발자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뜨는 화면입니다. 이 크롬북은 x86기반이나 IBM 호환 PC가 아니기 때문에 BIOS등의 구성이 IBM 호환 PC와 다르고 따라서 개발자 기능을 활성화시키거나 하지 않으면 크롬OS로밖에 부팅할 수 없습니다.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도 일반 윈도우 데스크탑 사용에는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경고가  뜬 상태에서 30초 기다리거나 아니면 Ctrl+D키를 누르면 부팅이 마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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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로 부팅하면 크롬OS환경으로 들어가집니다. 구글 비밀번호를 치면 로그인이 됩니다. 부팅시간은 매우 짧은데, 기껏해야 몇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IBM PC 호환 바이오스가 아닌 간소화된 부트 루틴을 사용하고 SSD를 사용한 덕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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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면 크롬 창이 뜨고 시작표시줄 비스무리한 것도 하나 뜹니다. 초기 크롬OS와는 달랑 크롬창만 띄워놓지는 않습니다. 화면 우측 하단의 시계를 클릭하면 와이파이/블루투스/볼륨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창이 뜨며 좌측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윈도의 시작버튼처럼 프로그램 매뉴가 뜹니다. 보시다시피 프로그램 목록이 많아지면 탭이 갈리는데, 이는 터치패드 재스쳐(두 손가락으로 왼쪽/오른쪽으로 쓸어주기) 혹은 탭 버튼을 직접 누르는 것으로 선택 가능합니다.


크롬OS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말 그대로 인터넷을 위한 운영체제란 느낌입니다. 이미 어느정도 알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크롬 스토어등을 통해 앱을 설치 가능하나 상당수의 경우 웹앱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웹페이지로 접속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앱 갯수는 보면 은근히 많은데 그렇다고 찾는게 꼭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그냥 가볍게 인터넷 위주로 쓰고 몇 가지 추가기능만 어떻게 해보겠다는 경우에는 괜찮을거라고 느꼈습니다만, 일단 제가 만족하고 쓸 만한 환경은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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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OS에선 개발자 모드를 활성화하고 쉘을 띄우는 식으로 루트 권한이 달린 리눅스 bash 쉘을 억세스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chroot로 리눅스 배포판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Crouton이라고 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이를 쉽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크롬OS는 그냥 무시해버리고 (..) 리눅스를 켜다 굴립니다. 구글이 지향하는 바가 뭔진 몰라도 적어도 지금의 크롬OS가 저를 만족시키기엔 아직 모자란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Chrubuntu등 chroot 기반이 아닌 그냥 네이티브로 동작하는 크롬북 전용 리눅스 배포판이 있으나 제 하드웨어에선 안정적으로 동작하지 않으므로 제 경우 Crouton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Crouton의 경우 기존 크롬OS의 드라이버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가 적고 chroot로 동작한다고 딱히 체감할 수준의 성능저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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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chroot기반 리눅스로 부팅하면 크롬북은 그냥 훌륭한 리눅스 머신이 됩니다. (..) x86기반 리눅스이므로 스팀 등 대부분의 리눅스용 소프트웨어들은 정상 동작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드라이브 용량이 16GB라는 것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이 C710의 경우 SSD 교체를 통해 확장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처럼 크롬OS에 만족하기 힘든 경우 그냥 쿨하게 저렴한 리눅스 머신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 퍼포먼스도 괜찮은 편으로, 일반적인 웹브라우징은 별 유감없이 가능합니다. SSD덕인지 연산력이 많이 요구되는 프로세스를 제외하곤 상당히 빠릿빠릿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동급 크기의 맥북 에어의 가격을 생각하면 한정적일진 몰라도 충분히 제 가격을 할 줄 아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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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리고 부족한 용량은 SD카드로 보충하는것이 가능합니다. 분해해서 SSD를 교체하는것도 방법이지만 이것이 싫거나 아니면 쉽게 자료를 옮길 방법이 필요한 경우 그냥 SD카드를 끼워버리면 됩니다. 아쉽게도 크롬OS쪽 문제인지 EXT3으로 포맷할 시 read-only로 마운트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그냥 fat32로 밀고 일반적인 파일을 저장하는데 쓰니 별 문제없이 동작했습니다. 고용량 드라이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이정도로도 대부분의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 롬북은 매우 한정적인 하드웨어를 가지지만, 보시다시피 저렴한 가격에 조금만 손을 써주면 구글의 의도와는 다를지 몰라도 훌륭한 리눅스 머신이 되어줍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휴대용 컴퓨터를 구하고자 하시는 경우 꽤나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나오는 모델들은 이런 세일가로 판매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훨씬 나은 배터리타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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