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간호 실습 나와 있는데, 매일 매일 맨붕의 연속이네요. 

제가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보니, 특히 듣기 때문에, 종종 실수를 합니다. 문화적 차이도 큰고요. 가끔가다 너무 쉬운 질문을 너무 어렵게 받아들여서 이해를 못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환자가 IV fluid를 맞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일 테스트 때문에 입으로 아무것도 섭취 못하게 되어 있거든요. 근데, 갑자기 왜 IV fluid를 맞냐고 물어보면, 갑자기 멍때립니다;; 너무 당연한 것을 물어보니까요;; 아무튼, 결국 페일 하나 받을 거 같습니다. 저의 Facilitator가, 99프로 이상은 페일이라고 하네요. 남은 2일 동안 제가 가진 언어적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skill assessment 들을 전부 만족시키고 통과 하는 건 불가능 하다고 하네요. 


문제는 이 과목을 통과 못하면 내년으로 진학하지 못해요. 호주 간호대는 3년이고, 3학년은 계속 병원에서 끝없이 실습을 해야 하거든요. 



쩝. 내년은 좀 널널하겠네요. 몇과목 안들으니까요. 하지만, 빨리 졸업하기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들이 전부 물거품이 되는 느낌이 들어 좀 아쉽네요. 이번학기에는 일을 좀 줄였지만, 지난 학기 때는, 등록금 때문에 포잡을 뛰었습니다. 청소, 청소, 농장, 레스토랑. 가끔가다 스트레스 때문에 왼쪽으로 누워서 자질 못했죠. 심장이 너무 뛰어서요. 기절하듯 잠들고, 시험시간 놓치고, 재시험 보고. 참 다사다난 했던 올해가 끝나가네요. 



흠. 물론 더 노력할 수 있었지만 안했습니다. 저는, 제 삶이 심각해지는게 싫어요. 무슨 대단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우주를 지키고, 인류 평화에 이바지하는 거창한 목적도 없으니까요. 지칠 때는 철저히 쉬고, 잉여짓도 하고, 수시로 케퍽 접속에, 영화도 보고, 가끔 다 팽겨치고 잠만 잘 때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미쳐 버렸거나, 이기적인 철인이 되었거나... 아무튼 지금의 제가 아니었을 거 같습니다. 



2년 수고 했으니, 잠깐 쉬란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모처럼 호주에 왔으니, 가끔 바다도 가고, 오지 친구들과도 가끔은 어울려야 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내일, 모래 어찌 저찌 해서 패스하면, 내년은 또 지옥이 크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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