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프네요.

2014.04.19 04:50

노랑잠수함 조회:885

저는 매일 밤, 딸에게 편지를 씁니다.
삼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편지를 써왔습니다.
매일 쓰는 편지의 마지막은 항상 같은 말로 인사를 했습니다.
"잘 자. 언제나 사랑하는 아빠가"

수요일, 편지를 쓰면서 저 인삿말을 쓰기가 참 망설여지더군요....
모래알 씹히듯 서걱거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제, 목요일...
이렇게 썼습니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자. 아빠가"

오늘, 금요일...
이렇게 썼습니다.
"이만 자자. 아빠가"

자식들의 생사를 걱정하며 뜬눈으로 며칠을 꼬박 새며 퉁퉁 부은 눈으로 간절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엄마 아빠들의 모습을 보며...
내새끼한테 "잘 자라. 사랑한다." 이 말 하는 것조차 죄송스럽습니다.

언제쯤이면...
다시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저는...
"잘 자. 언제나 사랑하는 아빠가"라는...
이 한없이 쉽고 평범한 밤인사를...
늘 하듯 그렇게 툭 던질 수 있을까요?

천백여통이 넘는 편지를 쓰면서...
이런 미안함, 이런 걱정, 이런 슬픔을 느끼기는 처음입니다.

얘들아...
이제 그만 나오렴.
그 차가운 바닷물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되잖아?
학교로, 교실로...
따뜻한 너희들의 집으로 돌아가야지.

울컥울컥...
목젖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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