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머리를 이식하는 수술이 조만간 시행될지 모른다고 하네요.
2015.04.10 00:09
http://www.insight.co.kr/view.php?ArtNo=18115 - 뉴스링크
http://www.ytn.co.kr/_ln/0104_201504091432111460 - 동영상이 포함된 뉴스링크
수술을 시도하려는 Turin Advanced Neuromodulation Group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의 TEDx 영상
링크된 뉴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온 몸의 근육이 점점 약해져가면서 결국은 굳어져 버리는 병인 근위측증을 가진 30대 러시아 프로그래머가 2017년에 인간의 머리를 타인의 육체에 이식하려는 시도를 계획중인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의사와 연락하여 근 시일 내에 접합수술을 받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머리나 두뇌를 이식한다는 이야기는 SF창작물에서, 근근히 거론되던 소재인데요. 제가 아는 것 중에서는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블랙잭'에도 이러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을 정도로 나름 역사(?)를 가진 클리셰 입니다.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는 이를 프랑켄슈타인에 빗대었는데 저는 이 수술이 프랑켄슈타인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이게 현실화 된다고 하니, 이번 수술이 시행된다면 의학적으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이 갑니다.
일반적인 장기이식의 경우는 현재에 와서는 상당히 많은수의 이식사례가 있을정도인데 머리를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식은 과거 몇 건의 동물실험의 사례 외에는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의 기술적한계로 인해 오랜시간 그 생명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도 안타까울 따름이기도 합니다. 이번 수술을 통해서 장기이식에 대한 좀 더 넓은 이해를 얻을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이유로, 윤리적인 이유로, 기술적인 이유로 이번 수술에 회의적인 입장인 시선을 가지시는 분들의 생각도 이해가 갑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절단된 팔의 신경을 접합하는데도 외과의사들도 수술 자체는 진땀을 빼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보다 더 촘촘하고 빽빽할것이 분명해 보이는 척수신경의 접합이, 접합 자체는 가능할지라도 수술 후 제대로 기능할지 의문이 갑니다. 더군다나 자가이식도 아닌 타인의 신경간 접합이니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는 이식을 위한 모든 기술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존사례가 없는 만큼, 상당한 신중성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고, 수술이 성공적일지라도 지속적이고 아주 긴 시간의 관찰과 케어, 수많은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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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4.10 00:17
설령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윤리적인 문제가 가장 심각할 듯 합니다.만약 후손을 본다면 누구의 후손이 될까요? -
왕초보
04.10 00:18
모든 사람이 거짓말 안한다는 전제하에..
뇌사한 사람의 몸이 자신의 뇌를 다른 사람의 몸에 접함하겠다는 사람과 조직이 맞아야 (이게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없지만) 할 것이고, 뇌 공여자는 자신의 몸은 죽는다는 사실.. 또 이 수술이 실패한다면 잘 하면 수십년은 힘들지만 살 수 있는 몸을 버린다는 사실.. 즉 자신은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겠지요..
말하자면 과학을 위해 자살하는 셈.. 뇌사한 분들은 많겠지만 이분들중 소수는 아무 이유없이 살아나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몸 공여자도 살해를 당하는셈.
수술이 성공하면 이 분은 몸공여자인지 뇌공여자인지..
후손은 당연히 몸공여자의 후손이겠죠.. 유전적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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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스태덤
04.10 09:59
어휴~ 엄청 복잡하네요.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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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후손 문제는 접합수술 전에 미리 자신의 정자를 보관해 두는 식으로 해결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만..... 이것이 아니더라도 문제 자체는 산더미로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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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Han
04.10 09:51
이게 가능할려면 척수 신경이 재생이 되어야할텐데 CNS부분은 죄다 살려서 이식하겠단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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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대 대학생인지라 중추신경을 전부 이식하는건지 부분만 이식하는지는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의학, 생물방면으로 정통하신 회원님이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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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래의 일이 되겠지만, 머리 또는 두뇌이식이 가능한 것이 입증된다면 앞으로는 인공적으로 이식을 위한 소체 개발도 이루어지겠네요.
완전한 인간을 만들어서 머리만 잘라내는 식의 ㅎㄷㄷ한 방식만 아니라면 윤리문제도 해결이 되겠지요. -
MHC 맞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면역억제제 맞아야 되는데요. 한 장기도 아니고 피부, CNS, 목뼈와 머리뼈 근육등등등 자칫 잘못하면 SCID (면역능력이 아예 없는 상태)와 비슷하게 처리해야 될것 같은데요. 그렇게 할경우 살긴 살겠지만 평생 무균실에서 살아야 겠고 일반적인 생활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이건 가장 이상적인 사항이고 제대로 붙기나 할지??? 기적적으로 MHC가 맞는다 하더라도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흠.. 아예 전반적인 DNA재조합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냥은 힘듭니다.
단 면역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임상보고가 되겠네요. 이걸로 논문 정말 많이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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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체조
04.18 21:29
뭐 일단....수술에 성공하더라도 여명이 길지는 않겠군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