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2019.02.23 02:59
남들은 놀러가는 곳인 모양인데, 저는 집이 그리 멀지 않아서 (안 막히면 차로 한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지 놀러간 기억은 별로 없고 (공연 보러 아주 가끔 가긴 합니다. 아무래도 산호세보다는 더 기회가 많은듯) 일하러만 갑니다.
이번 주에는.. 이렇게 얘기하면 섬상의 언팩 행사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건 아니고요. ISSCC라고 하는 학회에 갔다왔습니다. 월-수 사흘간. 논문 발표하는거 들으면서 생각도 좀 해보고 (일할땐 바빠서 이런 시간을 낼 수가 없거든요) 사람들도 좀 만나고요. 회사일 바쁜데 그냥 배째고 다녀왔습니다. 이 학회는 1963년에 시작된 넘인데 최근 30년 (!) 정도는 언제나 샌프란시스코 Marriott Marquis 에서 (이 근처에 Marriott이 네개! 있습니다) 해서 오가는 길이며 그 근처 먹을곳 등이 매우 익숙합니다.
혹시 관심있으시면 http://isscc.org. Geek의 극치를 달리니까 클릭질할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이 학회 할때마다 비에 시달렸는데 올해는 사흘 내내 짱짱하게 맑았습니다. (수요일은 살짝 구름) 또 ski week이라고 학교들이 봄방학 하는 주간이랑 맞물려서 (월요일이 공휴일인 것은 함정) 나름 교통지옥도 조금 면하고 해서 크게 고생하지 않고 매일 출퇴근 (-_-;;) 잘 했습니다.
무쟈게 피곤하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한주였습니다. 맑은 샌프란시스코는 살짝 생경한데, 맑으니까 보이는 새로운 키큰 빌딩들이 있더군요. New Building San Francisco하고 구글해보니 Salesforce Tower라고 바로 가르쳐줍니다. 짓고있을때 계속 보아왔을텐데 비오면 그런거 눈에 안들어오나 봅니다.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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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26 02:12
우리나라도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많이들 오십니다. 삼성/LG/SK 회사 규모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이건 '칩'관련된 분야에 국한된 얘기이고 아마 다른 분야들은 상황이 다르겠죠. 제가 학교다닐때만 해도 학회 가는건 회사에선 '포상'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ㅠㅜ 사흘간 중노동하고 오는건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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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2.23 23:58
일년에 한 번씩은 Ft Funston 개공원때문에 다녀옵니다. 정말 살고 싶은 곳인데,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요. 이런 어제 Ft Funston 해변에 산사태가 나서 한 사람이 실종되었네요. 매번 가는 곳이라서 섬뜩하네요. -
왕초보
02.26 02:14
이곳 해변은 여러가지 이유로 산사태가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얼마전엔 1번 고속도로가 막히고 한참동안 열리지 않았었지요. 제대로 복구하는 것은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Sunset'이라는 이름을 가진 길들 (보통 태평양 연안을 굽어보는 길들이죠)이 없어지는 일이 자주 (!)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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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2.24 20:21
다른얘긴데요.. 산 호세.. 미국사람은 새너제이라고 한다는 말만 들었는데 넷플릭스에서 Unabomber? 를 보니 FBI요원 하나가 산 호세 라고 발음하더라구요. 실제로 산 호세 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있나요? -
왕초보
02.26 02:17
'산호세'가 정답입니다. 이동네 지명들은 옛날 스페인 선교사들 (선교사 하면 개신교 생각하기 쉬운데 이들은 모두 가톨릭 수사들이죠)이 지은 것들이라, 스페니시로 읽는게 정답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비원을 비원이라고 읽어야 정답이지 바이위오온 하는거는 틀린 것처럼 말입니다.
새너제이는 지독히 무식한 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 산호세 라고 할때도 영어의 영향을 받아서 요즘엔 '세'에 액센트를 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건 '새너제이'야 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그렇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동네 20년 넘게 살았습니다만 실제로 새너제이 라고 읽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방송에서 밖에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여기 교포분들은 예외없이 '산호세'라고 부르십니다. 저와는 달리 영어 제대로 하는 분들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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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2.25 21:28
2011년 가을에 다녀온 기억이 있습니다.
마침 그때 잡스옹께서 돌아가셨네요.
날씨도 좋았고, 경치도 좋은게, 샌프란시스코 한번 더 가보고 싶네요 ㅎ -
왕초보
02.26 02:24
잘 아시겠지만, 샌프란시스코는 3월말부터 10월초까지 좋습니다. 그 반대로 기억하시면 구름끼고 비오는 샌프란시스코를 보시게 됩니다! 저 학회를 우리나라 설날과 미쿡 대통령의 날 (대략 링컨 생일과 워싱턴 생일 사이에 낀다죠)에 걸리는 시기에 굳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는 이유는 그게 호텔이 제일 싼 (!) 시기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날씨는 ㅈㄹ맞죠. 이번에도 그럴뻔했는데 그 전 2주간 비가 많이 와서 비구름을 대략 걷어낸듯 합니다. Lake Tahoe에는 눈이 10피트 이상 내렸다고 합니다. 눈에 묻히면 여름은 되어야 발견할거란 얘기를 했습니다.
단.. 날씨 좋다는 시기에 오시더라도 샌프란시스코 날씨는 또 다른 얘기입니다. 큰 만을 끼고 있어서 거의 언제나 안개가 끼기 때문입니다. ㄷㄷㄷ 그 안개때문에 안개 마시고 사는 'redwood'가 많기는 합니다. 이 동네 (South Bay라고 부르죠)가 100도 (40도쯤 됩니다)를 칠때 샌프란시스코는 70도! 정도 될때도 많습니다. 운전해서 올라가다보면 갑자기 써늘해지는데 샌프란시스코가 가까워진 것이죠.
학회... 다니면 피와 살이 될텐데 우리나라 회사는 그런데 참 인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