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앞서 제가 70~80년대 세계 반도체 및 컴퓨터 분야의 현황을 말씀으렸습니다.
특히 일본의 인공지능 칩 개발 7개년 계획이 있었고, 절반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씀 드립니다.

혹시, 기억하실 지 모르겠지만, 1990~1991년에 걸프전이 있었죠.
그때, 미군이 사용해서 유형해진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입니다.

이걸 왜 말씀으리냐면, 이 토마호크 미사일에 들어간 반도체 및 전자산업에 대한 기술이 일본의 인공지능 칩과 밀접한, 아니 핵심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제 웬만큼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들이면, 인공지능이 단순히 알고리즘이나 회로의 구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아실 겁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 추론 등의 알고리즘이 소프트웨어로 구현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죠.

하지만, 당시는 인공지능에 대해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회로로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 개념이 모든 것은 하드웨어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 제품이 바로 전자사전입니다.
우리나라나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사전을 구축할 때 검색, 조회 등의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데이터는 데이터 대로 추가, 삭제, 편집이 가능하게 만들죠.
그래서, 국어사전에 영어사전이 추가된다고 해서 하드웨어가 바뀌지 않습니다. 저장장치가 부족하면 메모리 증설을 할 뿐이죠.
일본 전자사전은? 국어사전이 들어간 회로기판를 영어사전이 들어간 회로로 바꿉니다. 만약 공학계산기가 필요하면 영어사전 회로를 계산기 회로로 교체하는 거고요.

이러다 보니, 인공지능 칩도 알고리즘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7년만에 만들어진 것이 바로 V칩입니다.
이 칩은 완벽한 인공지능 칩은 아니었지만, 당시 최신 기술인 병렬처리와 인공지능 개념의 기반 기술인 객체지향 기술, 카오스, 퍼지 등이 적용된 최첨단 칩이었습니다.
이칩이 바로 앞서 말씀드린 토마호크 미사일에 탑재되었던 거죠.

참고로 토마호크 미사일은 GPS 신호를 받아서 목적지에 날아가는 데, 내부에 특정 지역 및 최종 목적지에 대한 3차원 GIS 지도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사일 앞부분은 2500도 이상을 견디는 렌즈(이게 칼짜이즈 렌즈)가 달린 카메라가 있으며, 날아가면서 찍히는 영상을 분석해서 내장된 지도와 비교해서 정확한 목표를 확인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의 분석, 미사일 제어 등 모든 것을 바로 V칩이 해결하는 겁니다.

당시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개발할 때 인텔, IBM, 모토로라 등 모든 회사에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요청했지만, 실패했고 일본이 개발한 V칩이 가능했던 겁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칩인가 하면, 컬프전이 이후 2000년대까지 일본에서 V칩을 납품하지 않으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 입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V칩이 아니고, 바로 일본이 7개년 계획으로 인공지능 칩 개발에 매진하는 동안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모든 투자가 정지 또는 최소한으로 이루어졌다는 겁니다.
당시는 아직 PC의 시대가 아니었기에, 주된 메모리 수요처는 기업의 메인 프레임 시장이었고 해서,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량이 크게 늘지 않았지만, 메모리 시장의 일본의 지배력을 공고했고, 메모리 가격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바로 그 7년 동안 삼성전자에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를 한 것이죠. 게다가 1MB, 4MB DRAM를 만들고 수율도 대단히 괜찮았지만, 아직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미미했습니다.

그런데, 1994년 중반 컴퓨터 분야에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윈 95의 출현입니다.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PC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당시 PC의 메모리가 1MB도 안되던 것이 기본 4MB로 급속히 증가하게 되면서 전세계적인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이때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의 4, 5 라인이 바로 4MB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었는데, 그때까지 생산라인에 투입되던 웨이퍼의 최대 크기가 8인치였지만, 주력은 4 또는 6인치였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마침 세계최초로 12인치(30센티미터) 웨이퍼에 대한 시험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성공하면서 기존 대비 몇배의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생산 수율은 최종 패키지 기준 96% 이상이었는데, 이것은 당시 최대 8인치 웨이퍼로 80% 후반의 수율을 보여준 일본에 비해 엄청난 생산성이었죠.
이를 토대로 삼성은 16MB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64MB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면서 역전을 이루게 됩니다.

일본는 90년 초에 마침 7개년 계획이 끝났지만, V칩 생산에 주력하고 있었던 데다가, 94년 윈95에 따른 메모시 시장 폭발에 대응하기에는 늦은 상태였습니다.
왜냐하면, 반도체 생산라인이라는 것이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1~2년 내에 라인 하나 뚝딱 만들어 생산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라인 건설에서 첫 시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3년은 걸리거든요.
또한 기존 6 또는 8인치 웨이퍼를 12인치로 바꾸는 것도 웨이퍼만 바꾸면 그냥 되는 것이 아니고, 해당 라인의 모든 공정을 다 손보고 바꾸어야 하는 데, 이게 단 몇 달만에 되는 것도 아니고, 밤을 새워 1년 안에 이룬다고 해도 생산수율이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새로 짓는게 나을 수 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국제적인 정세와 일본의 전략적 판단, 삼성의 사업투자, 윈 95라는 시대적 변화 등이 서로 어우러져서 삼성전자 반도체의 시대가 시작되게 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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