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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했습니다. 도시철도 공사에서 일했어요. 아시다시피, 예전에는 공익근무 요원 옷이 초록색이었습니다. 


한번은 공익근무복을 밖에다 널자 제가 어머니에게, 창피하다고 한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창피할 게 뭐있냐고 그러셨죠. 


"남들 다 힘들게 군대에서 고생하는데, 난 편하게 출퇴근하니 당연히 미안해야죠." 


어머니가 웃으시더군요. 


그러다가, 소집해제가 될 즈음 옷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점퍼가 곤색으로 바뀌었는데, 얼핏보면 사복처럼 보입니다. 입고다녀도 모를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 께서는 그 옷 보고 버리기 아깝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지금 이삿짐을 싸느라 이것 저것 정리하다가, 예전에 몇 번 입어보지 못한 그 공익근무 옷이 나오더군요. 


"서울 도시철도 공사" 라고 써있는 부분에, 촌스러운 리본이 붙어있었습니다. - -; 


어머니께 도시철도 공사 로고를 뜯고 저에게 입히시려고 했는데, 미싱으로 박아져 있어서 뜯기 힘들자, 그냥 붉은 색 리본을 통째로 그 위에다 바느질 해 버리셨나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붉은 색과 초록색이 교차되는 체크무늬입니다. 



왠지 크리스마스를 생각나게 하는 모양입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나네요.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하면서도 , 한편으로는, 참 거시기 합니다. 안타깝기도 하고요. 


소박하게 살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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