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이 너무 많아서 그냥 놓고 놉니다.
2021.05.20 14:08
ㅎㅎㅎㅎㅎ
해도 해도 없어지지가 않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놓고 놉니다.
ㅎㅎㅎㅎㅎ
아직 덜 급해서 그런 건지도 모릅니다.
ㅎㅎㅎㅎㅎ
최근 요 한달 남짓 정말 무지하게 바쁘네요.
ㅎㅎㅎㅎㅎ
반도체 수급은, 정말 난리난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뭐 어떻게 더 손쓸 것도 없네요. ㅋㅋㅋㅋ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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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5.21 01:30
자왈..
반도체 수급이 난리난 것은 맞는데요, 상생 이란게 훨씬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객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급이 제때 안된다면 실현 가능성 있는 예보를 제대로 해주고 고객을 안심시켜야 가수요가 아닌 진짜 수요를 파악하고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제품을 하나 만들때 칩 한개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각 고객이 어떤 칩이 언제 공급이 가능한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칩 하나가 공급이 안되면 다른 회사의 다른 칩들도 주문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고, 이런걸 모르고 고객이 주문했다가 취소하거나 아니면 이미 칩이 공급이 된 다음에 반품을 하게 된다면 칩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도 피해가 크기 때문입니다.
또 가수요로 실제 필요한 분량보다 많이 주문한 경우도 팬데믹이 끝난 다음에 주문이 확 줄어드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역시 공급하는 입장에서 피해를 입게 됩니다. 결국 서로 돕는게 이 수급난을 헤쳐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부 회사는 주문 취소 금지, 선불, 가격 인상 등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제 주위에 있는 회사 상당수가 이 세가지를 모두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상생에는 반대로 가는 방향이라 후폭풍 맞을 겁니다.
실수요를 파악해야 회사에서도 어디로 생산 캐파를 모아줘야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파악이 됩니다. 어려울때가 고객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도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반도체는 설비산업이라 공급과 수요가 항상 문제를 일으켜 왔습니다. 거의 주기적으로 메모리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이번에는 반도체 생산 전반에 걸친 공급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서 쉽게 해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_-;; (2008년 경에도 비슷한 문제가 한번 터졌었는데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럴때 사장님은 벤더와 고객사를 마구 만나고 다니셔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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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5.21 10:48
저보다 훨씬 오래 업계에 계셨고, 반도체의 심장부에서 현역으로 뛰고 계시니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이 수급 문제는 사실 뿌리도 깊고, 수요 공급을 떠난 업계의 트렌드도 있지만, 최근 몇년간 있어왔던 정치 외교적인 문제도 원인이 된, 여하튼 아주 복잡한 문제들이 각각의 영향력을 발휘하다 보니 발생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Fabless의 입장이긴 합니다만, IDM이라고 해도 요즘 IDM은 IDM이자 Fabless이기도 하니 분류도 애매합니다. 특히 제 경우는 Power IC 쪽에 집중되어 있고, Foundry도 일반적으로 유명한 Foundry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많지 않습니다. CMOS, H.V. CMOS, BCD로 생산하는 제품이 그다지 많지 않고, Bipolar IC가 많다 보니, 사실은 최근의 수급 난리에서 좀 다른 방향으로 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단 Raw Material 의 관점에서 Wafer는 가격이 문제라기 보다 일단 수급 자체가 엉망이더라고요. 8", 12"도 문제지만, 6" 이하의 111 orientation Wafer들은 뭐 아주 그냥 말 그대로 수급이 헬입니다. 유럽에 있는 Foundry Partner와 일하는데, 공급가격 30% 인상해 줄테니 물량 더 배정해 달라고 해도,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Raw Material 수급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PKG ASSY 관점에서도, Au 야 뭐 오래전부터 문제였지만, Cu 가격이 정말 말도 아닌 수준까지 가고 있습니다. Cu는 Bonding Wire로서의 원재료 가격도 문제지만, Lead Frame 관점에서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니까요.
그리고, 요즘 Foundry 들 가격 올리는 거 10%, 20% 아니더라고요. 일단 40%는 거의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데, Delivery도 엉망. 국내 Foundry 들과는 일 거의 안 하는데, 대략 40~60% 정도 올린 거 같더라고요. New DB는 Tape-Out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요. 해외 모 Foundry 같은 경우에는 Delivery Complain 고객 PO는 받지 않겠다고 어나운스까지. ㅋㅋ Package도 그렇습니다. 10% 정도만 올려주면 감사할 지경이긴 한데, 20%~30% 정도는 장난으로 올려요. 진짜 저렇게 오른 건지, 기회라고 보고 확 올린 건지. 저희회사 제품 중에 원가 안 오른게 없을 정도 인데, 많이 오른 건 80% 가까이 올랐어요. Lead Time은 짧은 게 14주, 긴건 30주 -_-;;
저희회사는 주문 취소 환영, 주문은 당월 및 당월 + 1개월까지만, 단가는 할 수 없이 인상, 결제는 업체에 따라 선결제부터 후불까지 다 있지만 결제 기한은 줄였고, 물량은 주요 고객에 몰아주는 형태입니다. 눈치빠른 고객들은 가격 올린다고 해도, 소위 'Shut up and take my money' 모드로 일단 선적하라고. 새삼 애플은 신제품 출시할 때 마나 얼마나 신 났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수급 문제가 없었냐면, 사실 그간 계속 있어오긴 했죠. 누구도 투자하지 않으려 했을 뿐. 사실 경쟁에서 밀린 Foundry 들이 Analog Foundry 표방할 때 부터 예견되어오기도 했고요. 짧게는 2018~19년 경 TI가 Distributor 정리할 때 부터 대략 이런 상황으로 가게 되리라고 생각은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증폭되어버린 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반도체 업계의 메인스트림 이야기는 아니고, 철지난 Power 혹은 Bipolar, BiCMOS 하는 업종에 주로 해당 되는 스토리라,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꽤 있는데, 좀 긴 스토리라 어디서 부터 썰을 풀어야 할 지 좀 애매합니다. ㅎㅎ
여튼, 작년 연말에 트리거 됐을 때는 올 상반기 끝날 때 쯤이면 정리되지 않을까 싶긴했는데, 올해 2월에야 뒤늦게 눈치챘죠. 이거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라는. 여튼 매출/이익은 매월 최고치는 갱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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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5.22 01:27
특정 지역에 산다고 뭘 더 안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해입니다. -_-;; 여기도 그냥 사람 사는 곳일 뿐이예요. 길가 광고판에 FPGA얘기가 나오고 수퍼에 돈낸다고 줄서있는 할머니들이 아두이노/칩 얘기를 한다는 전설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경험입니다만 여기서도 특이한 경험일 뿐이예요)
역시 사장님 시각이 남다르네요. 지금 말씀하신 가격인상은 지금 주문을 유지할때 얘기고, 기존에 계약이 되어있지 않은 물량을 확보하려면 (그러니까 이미 들어가 있는 다른 회사 물량 대신 내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부르는게 값입니다. 남의 눈에 피눈물나는 일이지만 우리도 대책없이 물리면 그렇게라도 해야 하죠. 정상적(?)인 가격인상분만 내고 새로 계약을 하면 납기가 1년 쉽게 넘어가는게 현실입니다. 캐파가 없으니 답이 안나오는걸 어떻하겠습니까. 말씀하시는 숫자들이.. (인상분이나 lead time등등 모든게) 어쩌면 main stream CMOS가 아니어서 조금 사정이 나은듯도 하고, 기존에 벤더들과 관계가 매우 좋아서 특별 대우를 받고계신듯도 합니다.
111 wafer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25년째 CMOS만 하다보니 우물안 개구리가 다 되어갑니다. 1nm가고나면 더 갈 곳도 없는데. (1nm면 실리콘 격자 간격으로 두개 정도라 정말 1nm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만들면 양자역학적 현상이 어마어마할 겁니다만.. 현실은 1nm 공정이란게 개구라라..)
이런 걱정 안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별반 하는 일은 다르지 않은데 보너스 잘 나와서 좋은 세상이긴 합니다. 미쿡이라 누구나 언제 짤려도 이상하지 않기는 합니다만. 사실 많은 회사들이 이 shortage가 금방 끝날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추가 투자도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치 주식에서 short squeeze생기듯 난리가 나버린 상황 같습니다. 이제는 해결되더라도 여파가 제법 오래 갈 거라고들 합니다.
반도체 수요는 제품에 따라 차이가 극심하지만 상당수가 seasonal합니다. 굳이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을 탄다기 보다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경우가 드물고 수요 등락이 심하다는 거죠. 예를 들면 data center용으로 많이 팔리는 칩들은 데이타 센타가 많이 지어지는 시기 (예: 팬데믹이 시작되는)에는 수요가 급증하다가 데이타 센타가 다 지어지고 나면 그 수요가 사라지면서 maintenance 수준으로 뚝떨어집니다. 이때를 잘 예측 못하고 잔뜩 증산해두면 재고처리하는데 몇년 걸리게 되어버리죠. 이런 문제들 때문에 회사들은 수요가 급증해도 공급을 늘리는데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되는 겁니다.
사장님은 이런 어려운 시기에 매우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계신듯 합니다. 초대박 나시길 바라고, 이 특이점이 지나갔을때 더 단단하고 큰 회사로 우뚝 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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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5.21 10:23
다 잘될겁니다
너무 바쁠따는 이야기대로 조금 쉬시길... -
아 무슨 말씀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노는 것 좋은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나, 에라 모르겠다 하나 바쁜 것은 똑 같고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일하는 사람들 징계 받지도 않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 일만 점점 늘어납디다.
열심히 할 사람은 어떻게 둬도 열심히 합니다.
조금 쉬세요.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오셨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