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he girl next door #8

2010.07.19 20:37

tubebell 조회:839 추천:1

안녕하세요, tubebell입니다.

 

오늘 점심때쯤에 대리님께 말을 걸었습니다.
(우선은 메신저로......)
늘 바쁜 그녀는 대답도 늦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차 한 잔 할 틈을 주세요'

 

일단 알겠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녁 때가 되었죠.
식사도 못 한 듯한 (매점에서 빵 같은 걸 팔면 막 끼얹었을텐데.....ㅠ.ㅠ) 대리님께 말을 걸었습니다.

 

'식사는 하신 거에요?'

 

'네, 자리에서 조금 먹었어요'

 

아니..... 사무실이 식당도 아니고....
왜 그 자리에서 일과 식사를 같이 한답니까.... ㅠ.ㅠ

불쌍해.....

 

잠시 차 한 잔 하자고 말씀드리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잠시 뒤, 시간이 났다면서
지금은 어떠시냐고 해서
바깥에 나가 잠시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나가는 길에, 전 수도 없이 고민했습니다.

'오늘 지를까? 아니야....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아냐, 머뭇거리다가 수많은 동료 중 한 명이 되면 어쩌려고......
 그런데 남자다운게 좋지 않을까?
 지르는 게 과연 남자다운걸까?
 그래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어 보이진 않을까?
 아냐, 무모한 놈으로 차별화 되겠지.... -_-;; '

 

고민하면서 사무실 밖 쉼터로 나가서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앉았습니다.

 

 

 

 

 

 

 

 

 


좋더군요.

 

 

 

 


생각보다 훨씬 더 착한 인상.
너무나도 선한 눈빛.

편한 기분이었습니다.
긴장과 함께 저를 감싸는 기분은
'행복'이라고 표현해야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설렘보다 행복을 주는 사람.

 

그러나 마주한 표정에서 약간은 당황하는 기색이 보이길래
오늘의 행동 노선을 결정했습니다.

 

'그래, 난 들이대는 사람이 아니라 직장 동료야.
 편안하게 그냥 가벼운 얘기만 하자'

 

가벼운 얘기를 통해 서로의 부서에 대한 얘기, 일상의 얘기,
입사 후 적응해 온 과정에 대한 얘기, 회사 얘기 등등.....
공통의 주제가 될 만한 얘기들을 편안하게 얘기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참 좋더군요.


얘기 중에 슬쩍(그리고 자연스럽게) 물어봤습니다.

 

'결혼은 안 하셨죠?'

'네'

'아니, 맨날 그렇게 늦게 가시는데 데이트는 언제 하세요?'

'시간 생기면 해요'

 

 

 

 

대답이 바로 돌아왔습니다. -_-;
1초라도 망설였다면, 아니겠지..... 하겠는데
바로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남친(혹은 남친으로 변태중인)이 있나 봅니다. ㅠ.ㅠ

 

 

아아....
가려진 커텐 틈 사이로
처음 그댈 보았지....................................

늪에 빠진거야 ㅠ.ㅠ

 

 

이야기는 좋게 좋게 마무리하고
그 대답을 들었을 때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잘 얘기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전 지금
이렇게 마지막 글을 씁니다. ㅠ.ㅠ

 

 


워낙 조용조용한 성격이라 언제 또 얘기를 나눌지,
정말로 남친이 있는 것인지 검증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선, 아마도 있는 듯 합니다.

 

 

누군가의 눈에서 눈물 나는 걸 원치는 않습니다.

좋은 분인 거 같네요, 대리님은.... ^^

 

제게 이런 좋은 느낌을 주어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금 제가 받은 느낌 그대로, 계속 좋은 모습 간직하셨음 하네요....

 

 

 

 

그동안 the girl next door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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