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안녕하세요. 회원님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모입니다.  절 아시는 분들과 모르시는 분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을 갔다가 어정쩡한 이유로 수료만 하고

어쩌다가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학원강사가 예상보다 너무 적성에 맞아서

어떻게 하다 보니 한눈 안팔고 학원강사생활만 4년차 되는 사람입니다.

사실 대학원은 헛갔다고 생각해요. 공부할 줄을 몰라서.

 

대강 제 프로필 아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지금까지의 제 모습이고,

이렇게 살다가 좀 안정되면 파트강사하면서 학교를 도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상태였습니다.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고 아기도 낳아야 하니까 조만간 뭐라도 결정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던 상태였습니다. 가능하면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문제가 풀리고, 깔끔하게 답지로 만들 때 쾌감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에게는 앞으로 언젠가는 꼭 해야지 생각하던 게 있었습니다.

외가 쪽으로 다들 그림그리는 재능이 있어요. 어머니도 그랬고, 이모도 미대 나왔고,

외할머니 자수 작품은 정말 범상치 않거든요. 저도 그림을 어릴 때부터 잘 그렸고

어릴 때 조선일보배 무슨 대회에서 금상도 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모네 미술학원 선생님이 나한테 그림 좀 시켜보더니 미술하라고 권하는 걸

혼자 생각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했던 것 같네요.

그냥 어릴 때는 그냥 미술은 돈이 많이 드는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어쨋건 계속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이년 전에 동네 미술학원에 취미미술을 등록했습니다.

배우는 속도도 제가 생각하기에 빠르고 선생님도 칭찬해 주셔서, 아 내가 그림에 재능이 있나보다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그림 그리는 게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쯤이었나, 데생 배울 때보다 너무 잘 안되더라구요.

일도 마침 바빠지고 해서 결국 한 네달 가다 안 갔습니다. 몇 달 후 다른 데 등록해 봤는데

거기도 두달 정도 다니다 말았구요.

 

그 상태로 한 일년 소강기가 있다가, 세 달 전에 일터 아래층에 있는 취미미술을 다시 등록했습니다.

원래 입시학원인데, 그냥 취미반으로 선생님이 받아 주셨어요.

아직 데생하고,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미치겠다 싶게 좋은 겁니다.

도대체 마음 속의 뭐가 건드려진 건지, 생각대로 그림이 되면 정말 혼자 미친 것처럼 실실 웃을 정도로 좋습니다

 

그냥 좋은 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렬한 감정이라 뭐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솔직히

내가 이렇게 그리는 것에 정열을 가질 걸 어릴 때 알았으면 그냥 미대를 갔을 겁니다.

단 한번이라도 미술학원을 중고등학교 때 등록해 볼 것을, 어째서 단 한번도

그럴 생각도 안 해 본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미치게, 미치게 좋아요. 말로 형언이 안됩니다.

 

나는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고, 얼른 결혼해서 손자를 보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벌써 서른 두 살이니까 노쳐녀거든요. 대학원을 다시 가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욕망도 강렬해요. 

그런데 이렇게 마음속에서 주체할 수 없이 뭔가가 건드려진 적이 처음입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런 적이 없는데.

 

일단 있어볼 겁니다. 이 상태를 지속해 보려구요. 이러다 또 그림이 힘들어지기도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또 쉴지도 모르지요. 그냥 나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천한 재능으로 욕구만 강렬한 걸 수도 있구요. 

이러다 마는 건데, 그냥 강도만 강한 건지, 정말 인생을 다시 생각할 정도로 큰 건지.

열정이 있어서 다행인 인생인지, 그냥 하고 싶은 것만 많고 에너지 제어가 안되는 인생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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