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준비를 생각하게 되네요.
2010.10.22 01:23
공돌이입니다.
선배분들의 취업 후 일상을 보면서 공대로 들어온 것을 후회 많이 했습니다.
저는 컴퓨터 공학을 정말 좋아하고 천성이라 생각하지만(초등학교 2학년부터 C를 했습니다.)
현실은 제가 좋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더군요.
저는 컴퓨터 공학이라는 '학문'이 좋고,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좋아하지만
요구사항에 맞춰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고치는 일은 취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코딩 스타일도 상당히 이상적입니다. 느려도 왠만해서는 깔끔한 코드를 쓰지,
현실과 타협하는 코딩은 안합니다. 제가 가장 자주 쓰는 언어가 C++인데 전 심지어 using namespace도 안씁니다.
정말... 똥고집이죠.;;;;;
(물론 개인프로그램만 이렇고, 공동 프로젝트는 보편적인 코딩스타일을 지킵니다.)
Java로 옮겨가고 있지만 C++를 쓰는 이유도 메모리 관리를 직접 말단까지 하는데서 오는 안도감 때문이고요.
근데 자바가 좋긴 좋더군요 -_-; 수년 내에 자바로 완전히 옮길 것 같습니다. 속도도 x64에선 오히려 C++보다 빠르더군요.
암튼 위의 이유는 좀 지엽적인 예이지만
저는 현실보다는 이상에 가까운 학문이 훨씬 좋습니다.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좋고, 이상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중 하나입니다.
중학교때부터 이상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수집해 오고 있고(벌써 10년이 넘었군요)
드디어 유저인터페이스가 중요한 취급을 받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습니다.
얼마 전 부터 제가 누적해온 경험을 발휘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죠..
전 누가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 보다는
제가 만드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비록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학문적으로 무결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고요.
하지만.. 현실은 다르지요?
곧 결혼해야 할 나이이고
언제까지나 부모님의 경제능력 아래에서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직은 다른 방향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좋은 대안이 행정고시라는 결론에 귀결했습니다. 업무는 업무대로, 취미는 취미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행정고시 합격하면 결혼 문제도 상당수 해결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컴퓨터 공학이라는 '학문'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을 함께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하더라도 꾸준히 학문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사실 제목은 행정고시 준비를 '생각'하게 된다고 썼지만, 마음을 굳히고 쓴 글입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법이야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별다른 생각은 안드는데
공돌이인지라;;;; 한국사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부족할 것 같네요. 특히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행정고시 외에 CPA도 생각해 보았지만, CPA는 대학원을 함께 다닐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공무원이셔서 행정고시로 더 마음이 기울었고요.
행정고시가 5급 사무관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4급 서기관 이상이 되면 개인 집무실이 주어집니다.
업무시간이 끝나면 개인 집무실에서 학문을 해도 된다는 건데 정말 매력적입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취미에 메달릴 수 있다는 말이니까요.(가끔 아버지께서 그런 이유로 집에 안들어오세요. -_-;)
대학원 다니고 대학원 졸업한 후에 대학강사로 활동할 여유도 충분히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경제적 문제와 결혼문제가 대부분 해결되면서 제 취미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그 만큼 힘들지만요. ^^
좋은 논문을 여럿 쓰고, 제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도 자유롭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제 작은 꿈입니다.
코멘트 15
-
마루
10.22 02:28
-
calm
10.22 03:03
한국의 개발환경이 싫으시다면... 해외 취업도 생각해보실 만 할지도...?
-
cloudn1ne
10.24 02:27
결혼이 늦어진다는 문제가 가장 크게 다가와서 선뜻 내키지가 않습니다.
결혼은 둘째로 치더라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해외에 나가서 오랫동안 있는다는게 부담이 많이 되네요..
-
성향이 학자신데요?
석사/박사 -> 교수 도 생각해보세요. 미쿡서요.
-
Mito
10.22 10:33
고시촌에 살면서 본게 너무 많아서
행시는 비추 드리고 싶네요...
그나저나 대박맘 님 말씀처럼 학자스탈이신듯하네요
-
맑은샛별
10.22 10:43
잘 하실 것 같아요.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시려면 한국에선 힘들겠지만요.
-
맑은하늘
10.22 11:47
작은꿈 꼭 이루시길...
한편으로는, 공돌이가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 자신이 좋아하는것으로, 밥먹고
살기가 힘든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것은, 행시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원하시는것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것이 염려스럽습니다.어느정도 좋아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가지려
한다는것,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런 답을 찾기가 어렵네요.글을 읽다가, 안철수씨도 생각나고, 청계천에서 이경진씨가 광고하던 금성? 매장에서
FC-10(?) 써보면서, 베이직 공부도 하고, 자라면서 코볼도 조금, C도 조금 조금 공부했던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살아간다는것,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요 !그러나, 화이팅입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도전하다보면, 좋은 결실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
맑은하늘
10.22 11:48
추가 // 시간나시면, 아이폰 앱, 안드로이드 앱으로 투잡을 해보시면 어떠실지 ^^.
-
cloudn1ne
10.24 02:30
Xcode 너무 멋지더군요. Objective C를 수월하게 다루지 못해서 깊게는 못 만져봤지만 정말 이상적인 개발환경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느낌이라기 보다는 감명 수준이었죠.
iOS의 인터페이스는 제 기준에서 이상이 실현된 것 같습니다. 엔드유저단에서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개발 환경도 정말 황홀하더군요.
지금 하는 일만 끝나면 곧바로 메달릴 생각입니다.
-
왕초보
10.22 13:23
공무원.. 이 꿈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왕 시작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정치만큼은 아니지만 그곳도 썩을만큼 썩은 곳이라, 백로는 멀리하시는게 좋습니다. 아버님이 공무원이신 모양인데 심각하게 의논해보세요.
-
학자, 교수...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와 거지의 공통점이 있다지요? 되기는 힘든데, 되고 나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탱자탱자 놀면서 예전 학문을 우려먹는 교수도 있고, 새로운 트렌드를 늘 학습하고 연구하면서 그걸 학생들과 공유하는 교수도 있지요.
-
5급공무원은 참으로 괜찮은것 같습니다. 공대라면 행시말고 기시를 봐도 5급사무관이니 아마 기시가 더 접근하기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5급 사무관으로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면, 말 그대로 한국의 모든 정부정책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을껍니다. 주변에서 많이 대우 해 주고, 그만큼 집행력이 있으니 부패한 공무원만 되지 않는다면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화이팅 하세요~
-
cloudn1ne
10.24 02:26
좋은 댓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
하이에나
10.24 17:42
요즘 기술고시가 행정고시로 통합되어
행시 기술직렬인가 그럴겁니다.
그리고 중앙부처 5급들은 지방 5급들과
달리 별로 한가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주어진 일들만 해도 10~12시 넘기는게 보통입니다.
업무시간 끝나면 집에가서 잠자기 바쁘죠..)
(지방도 광역(도청 등)쪽은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앙부처 4급(무보직)중에 집무실은 따로 없구요..
과장(4급 보직)도 사무실안에 파티션만 있지 방이 따로 있진 않습니다.
(지방쪽은 어떤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국장부터 방이 있긴 한데...하루종일 보고 받고
차관-장관께 보고 다니느라 신문도 느긋하게 못 볼 겁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다른일 할만한 시간이 많다고
공직을 택하는건 별로 인듯 하구요..
되기도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중앙부처중 기술고시가 많은 특허청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글 쓰신분이 생각하시는것 만큼 널럴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사무관이 매달 심사해야 될 숫자가 정해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
Austinpower★
10.25 16:16
행시출신을 동장 시켜줄리도없고;;
중앙부처 사무관가면.. 6,7급보다 더 바쁜 생활합니다.
꿈이있는것은 좋은것이겠죠..^^
꼭 원하시는 것이 잘되시길 바래요.. 가끔 주변도 둘러봐주시구요... 삶엔 정석이 없어서...
꼭 어떻게 살아야한다는아닌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