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네가 정상이니?

2011.10.27 23:27

만파식적 조회:791

오늘 아침에 할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가 후다닥 옷을 입고 나갔는데 


삼순이가 요즘 피부병때문에 긁지 못하게 할겸 위생문제겸 약 발라줄 겸 해서


한동안 방에 데리고 있었습니다. 


하필 그걸 보셨네요. 


얼른 내놓으라고 해서 마당으로 데리고 가서 묶어 놓고 


화장실서 대사를 치르고 나와봤더니 할머니께서 마당에 나와 계시더군요. 


담배피는 것도 들키고.... ㅠㅠ;;; 


담배로 한소리 듣고 할머니 오니까 싫어서 나갔다고 또 삐지셔서 계속 또 한탄을 하시더군요. 


개만도 못하다는둥 얼른 죽어야지 하시면서... 


이 늙으면 죽어야지 소리도 한두번이지 자주 들으면 은근 스트레스 입니다. 


더군다나 콱 약먹고 죽어야지 라던지 좀 격한 단어 들어가면...... 


계속 그러시길래 저도 지쳐서 할머니 돌아가시면 저도 따라 갈께요. 라고 했더니 생각 보다 많이 발끈 하시더군요. 


뭐 혼날소리인건 인정 합니다만 "네가 정상이니?" 라는 말씀이 참 하루종일 우울하게 합니다. 


진짜 병신보고 병신이라 하면 그냥 욕이 아닌 인격적 모독이 되듯이 


몇년째 정신과 상담 받고 있는 저에게는 너무 심하게 폐부를 찌르는 말이더군요. 


나름 그래도 이겨내겠다고 7년간 한번도 병원 거르지 않고 약도 거르지 않고 


우울증 이겨내는데 좋다는건 닥치는대로 찾아하고 있는데 그래도 내모습이 그전같지 않은건지


가족들이 보기엔 뭔가 다른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나름 할머님 가슴에 대못 박을까봐 참고 참아왔던 의지가 역설적이게도 할머니 때문에 오늘은 심하게 흔들리네요. 


우울증 걸린 내막은 아직도 가족들한테는 말 못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참 심하게 우울하네요. 


눈이 씨뻘게 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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