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수학과에서는 테뉴어 심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겠네요.
2015.04.09 00:36
몇 년 전에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지 얼마 안 되어 임용된 최모교수님 기억하시나요? 당시 최연소 kaist교수에다 여성이라서 많은 주목을 받았었죠. 당시 저는 나이나 성별은 문제가 아닌데, 연구실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임용된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이 게시판에 썼다가 그 분 지인이신 듯한 분들과 논쟁도 벌이고 했는데요.
사실 저도 분야는 다르지만 연구자인 입장에서, 아무래도 학벌(서울대+하버드)과 유소년 때 수학 올림피아드 경력만 가지고 교수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쪽 분야의 기준을 잘 아는 것도 아니잖냐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오늘 논문 치다가 문득 그 분 생각이 나서 몇 년 동안 어떤 업적이 있으셨나 kri에서 검색해봤는데, 의외로.... 논문이 전무하더군요. 하다못해 국내학술지 논문 몇 편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렇게 되면... 이해가 안 가는게, 대체 kaist수리과학부에서는 테뉴어 심사를 어떻게 하는 건가요? 검색해 본 바로는 아직 그 과에 있으신 듯한데, 당연히 테뉴어 심사에서 잘리는 게 정상 아닌가요?
참 저는 인문학자이지만 그래도 sci논문 두 편(인문학 국제 저널 가운데도 sci등재지 있습니다)에 a&hci논문 한 편 만들었는데 교수는 못 되었고, 앞으로도 못 될 것 같으니 그냥 이렇게 논문이나 치면서 한 세상 살다가 가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역시 중고등학교 때 결판나는 거였나 봅니다.
코멘트 13
-
김군
04.09 01:28
-
왕초보
04.09 02:18
천재류 라셨다면 차라리 교수 임용이 안되고 현지에 남아서 연구를 계속 하셨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 전공 자체가 논문이 나오기 힘든 쪽이란 얘기가 있는데 (저는 수학은 완전 문외한.. 그래도 수학쪽 메달은 있단..) 그런 상황이라면 파격적으로 뽑은 것처럼 테뉴어 심사도 파격적으로 해주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순수과학이란 것이 천재라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천재도 아니고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 절대 안되는 것이라고 보거든요.
우리나라 교수 사회가 우리나라 다른 사회랑 전혀 다를 바 없어서 출신성분 엄청 따지고 나이 엄청 따집니다. 이 두가지에서 조금이라도 다르면 (어린 것도 죄. 나이든 것도 죄) 필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밀려나게 되어있습니다. 그걸 알았을까요.
-
김군
04.09 13:08
글쎄요. "천재니까 논문이 안 나와도 파격적 기준으로 테뉴어를 줘야한다"는 논리라면, 당장 "논문 한 편 안 나왔다면 뭘 보고 천재라고 하는 건가"라는 반론이 제기되겠죠. 그리고 임용된 이후 매년 연구진흥재단에서 지원금도 받으셨던데, 학교에서 받는 연봉까지 합치면 여성이라거나 어려서 차별 당했다고 말하는 건 별 설득력이 없어 보이네요.
-
해색주
04.09 02:48
회사 생활때 뵈었던 박사분이 지방대 교수님 하고 계세요. 다들 나름 한국이라는 갑갑한 사회에서 살아가는게 아닌가 합니다.
-
김군
04.09 13:10
생명공학 쪽은 우리나라 지방대 교수 되는 게 미국 주립대학 교수 자리보다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
minkim
04.09 04:45
저 sci 제 1 저자 논문만 10편이 넘고 모두 35편 정도 있는 데 그냥 공무원 약사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교수때 보단 마음은 편합니다. 연구비따기가 정말 힘들어요. 같이 있던 한국인 교수들중에 지금은 아무도 없고 다 한국에 돌아 가거나 다른 직종으로 바꾼 것 같아요. -
김군
04.09 13:13
훌륭하시네요. 저도 슬슬 논문이 새끼를 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는 모두 새로 개척하는 분야) 앞으론 나름대로 논문 공장을 차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생계 때문에 공부를 그만 두는 게 먼저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대강 사업이나 해외 자원 투자에 쏟아 부은 자금의 10퍼센트만 써도 순수학문 쪽에선 엄청난 발전이 있을 텐데...
-
DoNotDisturb
04.09 07:49
kaist 테뉴어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편인데도 떨어졌다면 논문실적이 정말 없나봅니다.
그게 아니라면 일부러 테뉴어를 안 받았을수도 있겠네요.. -
김군
04.09 13:15
적다는 의미에서 없는 게 아니라 "0"이란 의미에서 없는 듯 해요. 그리고 일부러 테뉴어를 안 받을 생각이었다면 그냥 사표를 내면 되는 게 아니었는지요.
-
星夜舞人
04.09 09:27
사실 한국이야 들어가면 테뉴어 받는건 어렵지 않은데요. 지금까제 sci급 논문을 못냈다는건 일정한 impact factor이상의 논문을 내지 않으면 별 의미없다고 판단하던지 아니면 학교에서 업적으로 인정하지 않은건지 정도 일수 있겠네요. 사실 sci급 논문이야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석사정도만 나와도 쓸수는 있습니다만 놈의 NS때문에 데이터 모으고 모으고 하다 나가리 되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
왕초보
04.09 09:48
분야마다 많이 다른 듯 해요. 그리고 논문 혼자서 열심히 써도 정작 나갈땐 2번째 저자로 나가기도 힘든게 우리나라 현실이란. 그리고 교수란게 연구와 교육의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논문만 보는 것은 그리 바람직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논문 조차 못 쓰는 무능한 교수가 뭘 가르치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교수를 평가할 능력이 손톱만큼도 없음을 인정한다 라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교수를 평가할 능력도 없는 인간이 왜 테뉴어는 받아. 너부터 나가 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요.
-
김군
04.09 13:21
경험과학 쪽과는 달리 수학 쪽은 실험으로 획득하는 데이타 없이 순전히 머리로 생각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거라 어렵다고는 들었습니다. (아 물론 실험의 노고는 당연히 존경받아야 하는 거고, 단지 저 분의 전공 특성에 대해서 말하려는 겁니다. 오해 없었으면 해요.) 그런데 금융수학 등의 응용 쪽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하더군요. (이것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죠... 타 분야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글을 쓰기가 어렵군요
ㅠ.ㅠ) -
왕초보
04.10 00:07
토닥토닥. 괜히 오해하고 말 꼬리 잡으려는 분들 별로 없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시길. 원하시는 방향으로 잘 풀리시기 바랍니다.
아 테뉴어 통과는 안 되셨나 보네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mathematics&no=157983
조만간 옮기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