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토에서 만난 할머니
2018.12.19 02:19
오래전 얘기인데요..
쿄토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아마 200엔 정도 요금이었던듯 하고. 앉아서 가고 있는데 8순은 되어보이는, 그럴수 없이 단정하신 할머니 한분이 타셨어요. 아무 생각없이 냉큼 일어나서 앉으시라고 손짓을 했지요.
그런데 이분의 행동이, 제가 익숙하지 않은 행동이었습니다. 저는 냉큼 앉으시고 목례라도 살짝 하시려니 했는데, 그때부터 할머니의 끝나지 않을듯한 '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건 인사가 아니고 '사죄' 였습니다 -_-;;) 일본말로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시면서 허리까지 깊이 구부리시고 다시 펴시고 또 90도 배꼽인사.. 반복.
아마 10분 정도를 그렇게 하시고는 '마지못해' 앉으셨습니다.
조금 있다가 저는 버스에서 내리고. 같이 탔던 '일본인' 친구에게 무슨 상황이냐고 물었더니 이 친구의 설명이..
"쓸모없는 늙은 것이 바쁘신 시간에 공연히 나와서 젊은 분을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반복!!)
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