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가해자 입장에서 바라본..
2012.03.22 10:23
아래 클라우드나인님 글을 보고 생각나는게 있어 적어 봅니다.
우리 집이 15층 아파트 중 15층 입니다. 맨 윗층이죠. 그리고 만6세 아들 한명 키웁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내녀석은 만2~10세 사이에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우리 아이, 유치원 에서도 꽤나 조용하고 소심한 편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에너지는 주체하기 힘듭니다.
우리 아랫집, 50대 부부와 아이 2명이 삽니다. 아저씨는 뭐 하는 분인지 낮에도 집에 있어요. 인상 별로 안 좋습니다. 아줌마도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습니다. 가족 자체가 좀 gloomy 한 편이라고 해야 하나.
어찌되었건, 이사 초기에(우리집이 2008년에 완공된 비교적 새 아파트임) 아랫집에서 몇 차례 인터폰이 왔고 결정적으로 A4용지에 "윗층의 소음으로 아랫층에서 고통받고 있으니 주의 해 달라"고 양쪽정렬- 좌우여백 15- 폰트 35로 예쁘게 저희 문에 붙여놨길래, 고심 끝에 헬쓰장용매트를 구입해서 거실 전체와 주방 일부를 깔았습니다. 1장에 2만원씩 하는, 매트 중 비교적 고가인 제품을 총 20장 구입, 도합 4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아이는 마음껏 뛰어 놀아서 좋고, 아랫집은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 좋으니 40만원이라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매트가 깔려있지 않은 주방 공간과 서재에서 발생 합니다.
주방의 일부 공간에 트램플린(일명 덤블링이라 불리는)을 놨습니다. 아이 심심할때 타라고. 그거 타면, 약 0.5초 후에 득달같이 전화(인터폰) 옵니다. 고심 끝에 매트 한장을 더 구입해서 트램플린 지지대 8개에 모두 깔아 놨습니다. 그 이후 전화 안 오네요.
언젠가는 장모님이 싱크대 위에서 도마에 마늘을 찢었습니다. 역시 0.5초 후에 전화 옵니다. "맨 윗층에 살아서 잘 모르시겠지만, 아랫층은 너무 시끄러워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에요...등등"
어제는 아이가 아이 전용 의자에 앉아서 발판을 쿵쿵 밟았습니다. 순간 느낌이 안 좋더군요.이거 전화 오겠다...역시 0.5초의 스피드로 인터폰이 오네요. "너무 시끄러워 견딜수가 없다..조심해 달라.. 혹시 낮에 진공청소기 쓰느냐..맨 윗층이시라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힘들다..". 아내가 맞받아 치더군요 "저희도 청소는 해야 하니까요..".
아내가 어제 너무 화가나고 짜증난다고, 당신이 뭐라고 한마디 해 줘야 할것 같다고 하며 밤 잠을 잘 못 이루더군요. 그러더니 아침에 일어나서도 나한테 그러네요..당신이 뭐라고 좀 해 달라고.
사실 저도 어제 진공청소기 어쩌구 할 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뭐라고 하려다가,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서 참았어요.
무엇보다 예전에 3층에 살 때 윗층 아이들 때문에 고통받은 기억이 있어, 그들 입장에서 생각 하려고 했고요.
저희 상황이 좀 특이한게 있긴 합니다.
우리집이 맨 위라 고통을 안 받고 있는 점, 아랫층 아저씨가 무슨 직업인지 몰라도 낮에도 집에 있는 점, 전반적으로 그 집 식구들 인상이 우울하고 히스테리컬 해 보인다는 점, 만6세 혈기왕성하고 순진무구한 아들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 등등.
어떠신가요? 사실 저는 이 문제에 전혀 개입 안 해 왔는데, 어제 일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일방적으로 내가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코멘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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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이입니다
03.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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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03.22 10:32
아래집이 심각하게 민감한듯;;
저정도면 한판 벌려봐도 괜찮을듯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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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는 분들이 비상식적으로 심하다 싶은 사람들도 많아요! 서로 당당하게 합리적인선에서 주장하고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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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까지 깔아두시다니...
요즘 이기주의로 가득찬 무서운 세상이라 다른사름은 아예 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말이죠....
아랫집 사람들을 불러서
이렇게 매트까지 깔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피차 배려하자고 말씀해보시는것은 어떨까요?
ps
저는 왠만한 소음은 신경이 안쓰여서...
시험기간에 앞집에서 에.미넴노래 엄청크게 틀어놔도 공부 잘했습니다... ㅋㅋ;
윗집에 5,7 살 꼬마들이 살고있는데요... 쿵쾅쿵쾅뛸때마다 "재밌게 놀고있구나"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10년된 아파트이구요. 방음은 그리 잘되는것 같지는 않네요 -
저건... 그냥 싸우겠다는 건데요..? ;;;
저렇게 완벽하게 위에서 아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면 최고층에 살고 있어야 할겁니다.
같이 사는 이상 '어느 정도'의 소음은 참을 수밖에 없는데.. 청소기에까지 이야기하면 어쩌자는 걸까요. -_-
위층을 비우자는 게 아닌 이상에는 이야기를 해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청소기는 돌려야 하고 마늘도 찧어야 살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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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이입니다
03.22 10:46
저도 앵간한 소음에는 끄떡도 안하는게 밑집에서 완전 싸우자는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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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항의를 받아주기만해서 더 그런듯하네요. 한 번쯤은 좀 시끄러워도 참아달라고 해야할 듯. 단 시간을 정확히 얘기하고 그시간은 지켜주면 어느 정도 해소 될듯. 하지만 비상식적인 사람이 많이 사는 세상이라 그게 통한다면 이런 사태가 안생기겠죠. 씁쓸. 처음부터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해서 건물을 지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을텐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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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 전 희안하게 살면서 층간 소음 때문에 크게 고생이 한 적 없습니다.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뛰어 다니는 아들놈을 위해 매트도 깔고 매 번 교육도 시키면서 자제를 시켰지만 한계가 있지요.
지금 사는 집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게 아이 셋을 키워주시는 할아버님이신데 단 한 번도 시끄럽다거나, 조용히 하라는 이의 제기를 받아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무뎌도 신경이 쓰일법 한데...
초반엔 항상 뵐 대마다 인사 드렸고, 아이 때문에 시끄럽지 않으냐~ 라고 살갑게 애교도 부려 봤는데... 뛰어 봤자 아이지 뭐... 우리집은 세명인데 뭐...그리고 애들이 뛰어야 아이지... 라는 좋은 말씀을 해 주십니다.
가끔... 아주 가끔~~ 호두과자나 홍시 이런것도 아부삼아 드린적도 있기는 합니다.
이와 반대로... 지금은 조용하지만 초반에 윗집 분... 싸이클 롤러도 실내에서 타시고, 무슨 의자를 그리 끌고 다니시는지...ㅡㅜ
또 하나는 확인 못했지만 주기적인 충격음이 들리는것으로 보아 운동기구인거는 확실하지만, 뭔지 모를 큰 소음에 맘 고생도 많이 했지만, 내 윗집이 있으면, 내 아랫집도 있는데... 란 생각으로 단 한 번도 윗집에 시끄러운것으로 항의 해 본적 없습니다.
// 단 4년간 수없이 반복된 누수 문제와 보상문제로는 대판 싸운적 있습니다만... 내용증명을 보내고, 더 나갈뻔도 했었죠...
층간 소음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온라인이나, 주변에서 많이 봤는데, 이거 정말 해결책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신축 건물은 규정이 많이 강화되어 기준치 이상이면 하자 판정을 시공사나 건설사에 묻기도 한다고 하던데요.
제 경우는 참을것은 좀 참고... 윗층의 입장이라면 아랫집의 항의 전에 양해를 구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것도 방법의 하나일 듯 합니다.
마냥 참으라고 말씀 드리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운 분들을 봐서 그리 추천은 못합니다만...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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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아이도 얌전한 편인데 (이웃의 여자아이들보다 더 얌전히...)
지난 4월에 이사온 아랫집이 막무가내라 좀 고생했습니다.
수시로 관리실에 연락해서 인터폰 오고,
여자랑 아이만 있는 시간에 남자가 들어와서 쿵쿵 뛰면서 '왜 이렇게 다니느냐'고 하고
(아랫집 남자는 자영업 하는지 자주 낮에도 들락거린답니다.)
몇달전부터는 조금만 소리가 나면 막대기로 천정을 칩니다.
며칠전에는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데 윗집 아이들이 뛰는 소리에 막대기로 천정을 치더군요. 내참...
아파트가 방음이 완벽하지 않아서 잠자는 시간 아니면 어느 정도는 감내하고 살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5층에서 막대기로 두들기면 3층과 9층 집에서도 그 소리가 들린다더군요.
(친한 이웃이라 저희집에 놀러왔다가 소리의 원인을 알았죠.)
좋은 이웃 만나는 것, 좋은 이웃 되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게 싫으면 단독주택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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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3.22 11:07
저도 한 말씀.
생활하면서 의자 끄는 소리, 발자국 소리, 마늘 빻는 소리 등등은 서로 이해 해야지요. 다만, 이것이 어느 시간대냐와 얼마나 지속되느냐의 문제이겠지요.
지혜롭게 윗집 아래집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시면서 시간대를 약속하시고 그 시간을 지켜서 한다면 서로 좋은 이웃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동에서 윗집 아래집 사는데 사는 동안 만이라도 인사 나누고 좋은 이웃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층간 소음은 윗집이 아래집에 항상 피해를 주는 것 만도 아닙니다.
TV등 음향으로 발생되는 소리는 주로 아래집에서 윗집으로 올라갑니다.
밤에 TV 크게 틀어 놓는 것 윗집에는 큰 피해입니다.
서로의 사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잘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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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3.22 11:30
세상에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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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3.22 11:29
한번 이야기 한적 있지만..
예전에 아랫집 좀 독특한 분들 살때..
우리 식구 모두 여행갔다 돌아왔는데 아랫집 분들 우리 집앞에서 소리지르고 있었지요..
쿵쿵거리고 시끄러워 못살겠다고..
해서 우리 지금 여행갔다 왔는데 뭔소리냐 했고..
여행안가고 집에서 우리 괴롭히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누굴 멍청이로 아냐고.. 어쩌고..
해서 집에 먼저 들어가 확인하라고 한적도 있습니다..
아무도 없었는데 그사람들 왈..
시끄럽게 해놓고 잽싸게 나와서 여행갔다온 척 하는거라나. 뭐라나..
제가 없을때 남자가 몽둥이 들고 올라왔단 이야기 듣고
그냥 이사했었지요..
지금도 그집 남자 얼굴.. 또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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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이입니다
03.22 12:24
헐 무서워.. 몽둥이요? 그건 신고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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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통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저희 아랫집은 시끄러울 때마다 막대기 두들기는 게 저희동에 소문 다 나서
그집 부인이 아기 데리고 놀이터 나오면 엄마들이 왕따 시킨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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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03.22 13:18
저희 옆에 옆에 집에는 무당님이 계셨었습니다... 밤에는 않그러지만 낮에 굿판 벌리면.....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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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3.22 14:31
저희 옆집에서는 밤마다 종을 칩니다..
뭘까요 이건? 종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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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22 16:07
아랫층 분이 너무 지나치시네요...
그럴려면 맨꼭대기 층에 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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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03.23 00:36
매트까지 설치하셨다면 아래층 분들에 대해 많이 배려하신 것 같네요.
유럽 등에서는 생활소음을 인정하는 대신 세탁기 또는 청소기 등을
사용하는 시간을 정해서 하고 이를 어길 시에 경찰에 신고하면
상당한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
이웃 간에 서로 이해를 하며 생활를 하면 좋을텐데 ... ^^
너무 민감하네요 밑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