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 저에겐 이별 기억의 섬이네요.
2010.03.02 01:32
지금까지 제주도에 3번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제겐 제주도가 유독 아픈 기억만 남게 하는 섬이네요.
첫 제주도 여행 때 저를 좋아해주던 사람에게 아픔을 주었습니다. 많이 좋아했었다는데 그땐 제가 너무 어려서 그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습니다. 눈물지으며 떠나보냈는데, 쿨하게 헤어지자고 했는데 아직도 아픈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두번재 제주도 여행때 제 사촌동생이 그 곳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온 가족 제주도 여행이었는데 9살 그 녀석은 그렇게 짧은 인생을 마쳤습니다. 지금도 가끔 꿈에 그 녀석이 나타납니다. 맑은 눈동자에 하얀 얼굴을 가졌던 그 녀석... 제가 너무 좋아했기에 아픕니다.
세번째 제주도 여행에서는 그래도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 단지 사람들을 제대로 알려면 여행을 함께 떠나보라고 했던가요? 제가 몸담고 있었던 연구실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는 제 마음이 떠났었죠.
제주도가 고향이신 분이거나(쿠님~) 혹은 좋은 기억을 가진 분들께는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다시 다녀오라고 한다면 가고 싶습니다. 아픈 기억이 있을수록 잊으려 하지말고 그곳에서 치유받고 위로받고 돌아오고 싶습니다. 제 기억속에 제주도는 또한 따뜻한 사람들의 섬이었으니까요.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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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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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xe
03.02 04:17
저도 제주도에 기억이 좀 많은데 올리신 글 보니까..
왠지 센티멘탈 해지네요.
그래도 제주도 참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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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3.02 08:01
이게 다 쿠군 때문이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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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03.02 08:26
이게 다 쿠군 때문이얏!(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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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02 08:39
저도 제주도에서 추억이라면 함께 하이킹을 했던 친한 여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응급실에 실려 갔었던 기억이 있어요.
서울사는 여동생인데 고향은 제주였었죠.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그 여동생은 차로 남은 일정을 다녔고 다른 일행은 자전거로 해안도로 일주를 했었죠.
브레이크 고장으로 내리막에서 멈추지 못하고 달려가다가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하고 전봇대와 부딧친 후 쓰려졌었죠.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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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2 12:59
제 친구 하나도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어서 그대로 맞은편 벽까지 돌진한 적이 있었죠. 팔을 짚어서 다른 곳은 거의 안 다쳤는데 팔은 동강 부러졌다는.. 기브스를 몇달 하고 살았죠. -_-; 17년전 얘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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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주도 하면 비바람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2박 3일간 운전해주신 기사님 말이 6개월 동안 가뭄이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제가 제주도 떠나러 공항가니 비 그치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난 레인맨인가봐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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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먹은 아이가 사고로 죽었다면 부모의 맘은 어땠을까요? 주위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까왔을까요?
허고헌 사람들이 잘도 사는데 앞날 창창한 아이가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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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03.02 17:02
어휴...9살.. 정말 안타깝네요
토닥토닥.
저는 제주도는 가본 적이 없답니다. 16년전 어느날 제주도와는 완전히 반대같은 곳에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낸 적이 있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