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2.04.25 09:08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머릿 속으로 잠깐 계획을 세워보는데, 그 중에 오늘 점심시간 또는 저녁시간에는 무엇을 할 까를 생각해봅니다. 하루 중에서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보는 것인데, 요 며칠동안 해보니 재미가 있습니다. 가령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서 책을 고른다거나, 유니클로에 가서 3,900원짜리 옷을 산다거나 회사 근처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구경하는 것들이죠. 이런 이벤트들은 오랜만에 묻어둔 스캔파일을 열어본다거나 MP3파일을 아이폰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것이 아닌, 뭔가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보는 것들이란 점에서 제겐 의미가 있습니다(워낙 나무늘보과라서....)
이렇게 이동하면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는데,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는 어떤 날에는 신발만 본다거나 어떤 날에는 가방만 본다거나 하면서 그 사람에게 가장 어울릴만한 액서사리가 무엇일지도 생각해보곤 합니다(요즘에는 학생들에겐 fjallraven kanken등의 박스형 백팩이 유행하더군요. 몇년전만해도 Mandarina Duck이나 Tumi가방은 가끔씩 보였는데, 요즘에는 너무 자주 봅니다). 자투리 시간에는 다이어리를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노래를 연습하기도 하죠.
점심시간에는 이따금 가게를 둘러보며 진열상태나 배치등을 살펴보고 Ice Breakers 신맛(Berry Splash & Strawberry)을 고르며 가장 싸게(2580원) 파는 곳을 찾기도 하고, 자동결제기를 이용해서 새로운 결제방식에 도전해 보기도 합니다.
어제는 데보네어 드라이브라는 만화책을 주문했는데, 몇번을 고민했죠.. 과연 이 책을 사야 하는 것인지를.
일년 전 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책인데, 내용이 괜찮다고 하길래 빌려볼까 하고 수소문 해봤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보기 힘든 책이어서 포기했던 적 있었습니다. 어짜피 한번 읽고 말 수도 있는 건데, 대형서점에 가도 모두 비닐로 둘러싸놓아서 내용조차 볼 수 없게 만들어 놓지를 않나, 만화방에서는 소위 말하는 8000원 정도하는 소장본은 거의 가져다 놓지 않으니 이것을 볼 재간이 없었던 것이죠.
이번에 3권으로 완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저지르고 말았습니다......만, 후회가 될지 조금 염려가 되네요.
어제는 아들내미가 평소 꿈이 요리사라고 하더니 어제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두 가지 꿈인데, 하나는 조각가이고(학교에서 조각칼로 뭔가를 조각했나본데, 친구들이 다들 잘했다고 했다네요) 다른 하나는 만화가라고 하네요[얼마전 ‘아서 팬드래곤’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운 만화 한편을 그린적 있었고, 이 역시 잘했다고 칭찬해준 적이 있었죠. 그리고 어제 퇴근길에 중고서점에 들러 만화관련 책 두 권(만화가 마냥마냥, 짜증 날 땐 만화를 그려봐)을 사주었더니 그러는 겁니다]. 꿈이야 자주 바뀌겠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보너스로 아래는 아들내미가 그린 그림입니다. 등장인물 소개죠. 아서 팬드래곤에 장비나 일지매가 나오는 퓨전 만화인가 봅니다. ㅎㅎ
본편은 현재 제작중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스캔하는 법을 알려줘서 직접 아들내미 블로그에 올려보라고 할 참입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이가 몇살인가요 벌써 작가로서의 기질이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