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에서 잘렸습니다.
2012.05.17 19:52
저는 과외로 생계를 이어가는 학부생입니다.
제가 이번에 잘린 과외학생을 2010년 11월에 맡았으니 벌써 1년 반이나 되었네요.
이 학생을 처음 맡았을 땐 성적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11개의 과목 중
수우미양가로 평가되는 과목 8개는 All '가' 였고,
예체능 3개는 상중하로 평가되는데 모두 '중'이었으니까요.
11월 셋 째주부터 했는데, 12월 초에 있는 1학년 2학기 기말 시험에
평균 28점을 받아온 것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쨌든, 제가 과외를 하면서
작년 2학년 2학기 기말시험에는 평균 85점도 받아보고
꾸준히 80점 이상은 유지해서 성적표에 우도 미도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제 학생이 스스로 공부해보고 싶다고 혼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오늘 과외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네요.
저는 매월 17일에 돈을 받고 계약을 갱신하는데
(과외는 매달 선불로 돈을 받습니다.)
오늘 연락이 와서 이번 주까지만 해달라고 하시네요.
제가 있는 의정부는 평준화가 되어서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인문계 합/불을 가르는데
아직까지 과외돌이가 성적이 인문계 안정권이 아니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적어도 3학년 1학기까지는 확실히 성적을 다져놓고 인문계 합격 안정권을 만든 다음에
물러나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이때까지 제가 많은 과외를 해왔지만 제가 원해서 그만둔 경우가 전부였는데
이렇게 학기 중에 그만두게 되다니 뭔가 이상하네요.
당장의 수입원이 끊긴게 문제가 아니라, 이번 학기 가르쳐야할 것도 다 가르치지 못하고
게다가 요즈음 애가 겔럭시 넥서스와 괜찮은 사양의 컴퓨터를 새로 사면서
스마트폰과 배틀필드3에 빠져 있는데 이것도 걱정이 됩니다.
아이의 부모님께서는 유통업에 종사하셔서 집에 늦게 오시기 때문에 이런 아이의 상황을
잘 모르시는 것 같더라구요.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 마지막 과외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AMPE A76 정영판 리뷰를 정리해서 올려야지요 ^^
코멘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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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5.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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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7 23:22
^-^
일단은 내일도 해서 3학년 1학기 과정은 마치기로 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부분이 2차 방정식과 2차 함수 부분이라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걸 못하면 당장 10-가와 나를 전혀 못하니까요.
제 과외학생도 성적 오르고
저는 과외가 필요한 다른 학생을 찾아서 성적을 올리는 구원투수로
다시 자리 잡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아닌가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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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부모님께서 이런 마음을 아신다면...끝까지 맡기시면 더욱 좋을텐데요...
성적이 어느정도 올랐다고 만족을 하신건지....
마지막 수업 잘 하고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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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7 23:23
감사합니다 ^^
수업 마치고 왔습니다.
부모님과 언제 한 번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제가 독학한 경험과 현재 학생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글로 써서 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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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공... 형편이 좀 안좋은게 아닌가 하네요...
아무튼 좋은 마무리 하고 오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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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7 23:26
네... 저도 그런 것 같긴 합니다...
중소형 마트를 하시는데 요즈음 경기가 경기이니만큼 그런 것이 아닌가..
(아니면 저한테 문제가...?!)
이번에 의정부역 민자역사를 신세계에서 새로 지었는데 여기에 이마트가 입점하려고 하다가
반대에 부딪혀서 무산되었거든요. 후... 정말 살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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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후 다시 부를 거에요^^
마무리 잘하고 오세요 -
낙랑이
05.17 23:27
^^ 마무리 하고 왔습니다.
저를 다시 부를 일 없는게 가장 좋은 것이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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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ubamu
05.17 23:19
과외로 오른 성적은 독학으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ㅠ_-
걱정이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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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7 23:27
EBS라도 봐라고 조언 해줘야겠습니다 ㅎㅎ -
그 마음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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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8 11:37
마무리가 깔끔해야 좋은 법인데 말이죠... ^^ -
책임감 있는 과외선생님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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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8 11:38
감사합니다 :) -
오중2
05.18 12:20
음 곧 다시 연락올겁니다...그나저나 훌륭한 과외 선생님이네요~ 돈벌이 대상으로만 과외하는 인간들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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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5.18 13:45
저 말고도 책임감 있고 아이들의 성적을 잘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과외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책임감도 많으신거 같으신데..
성적 떨어지면 다시 찾지 않으실까요
유종의 미를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