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공부에 있어 해부학이라는 존재는...
2012.06.08 22:21
단순한 학문 그 이상의 뭔가가 있는것 같습니다.....
공부량도 어마어마 합니다만... 더군다나 요즘은 해부학강의와 실습의 진도를 따라 조직학과 생리학이 동시에 따라 오는 시스템이라...
3월 10일부터 100일정도 실습과 일일 300장분량의 ppt 강의 그리고 시험이 겹치는 강행군을 해오고 나니...
지금은... 뭐 널널합니다... 심지어 내일 시험봅니다 해도.. 에이~ 또? 이러며 그냥 도서관으로 들어갑니다..
그러고 밤새고 시험보고 바로 저녁 여섯시까지 수업진행하고 또 도서관가게되네요...
맺집이 생겼다고 하나요?
그럴수 밖에 없죠.. 그 와중에 체육대회 의학도의밤 마라톤대회 등이 진행되었으니깐요..우리를 종합예능인으로 키워주고 있네요..
실습자체도 그렇습니다.. 점심먹고 오후 한시에 들어가면 보통 저녁 아홉시에 나오게 됩니다.. 엄청난 강행군이죠...
처음에는 포르말린 냄새가 역겨워서 밥도 못먹었는데...
9시 끝나면 조별로 다같이 회식을 가서 맛있게 먹고 다시 도서관 오니깐요...
해부학.. 그러니깐 정확히 말하면 해부학 실습이라는 것은..
의대생을 좀더 의학도 스럽게 만들어 주는 작업 같습니다....
강행군에도 버틸수 있는 체력과... 그날 배운것은 그날 찾아낸다는 심정으로 덤벼드는 실습...
시신을 기증해 주신 분들에 대한 생각도 잊지 말아야 하고...
그런 해부학 실습을 시뮬레이션으로 돌리자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부자체의 해부학이라면 그렇죠... 하지만 문화는와 해부학을 통해 가지게 되는 마음가짐은요?... 해부학은 절대 없어져서는 안될 실습일겁니다....
피곤에 쩔다가 오늘 어찌 시간이 되어 집에 와서 아기와 놀아주다보니 녹초가 됐네요.. 무슨말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해부학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나중에 환자들이 너희를 찾아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니 지금의 스트레스를 즐기고 이겨라.."
"너희에게 우리가 의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환자를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를 죽이지 않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살린다면 인간답게 살게 할수 있는가? 그것이 너희들이 찾을 해답이다"
라네요..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기와서 왜 이런 헛소리를 하는지 나도 몰라요...ㅠㅠ)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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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반쪽
06.08 22:28
더불이.. 내 머리가 포맷을 할수 있는 머리구나 라는것을 느낄수 있죠..
시험끝나면... 기억조차 안남습니다..-_-;;
방학때 해부학이랑 신경해부학은 다시 공부하려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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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에는 인체해부학을 선택할수 있는 기회가 있긴 있었으나 과감하게 패스했습니다.. ^^; 이유는 의대생도 아닌데 아직까지 뇌가 말랑말랑해지는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근래서 선택한게 면역학이었건만 이건 머리에 집어넣는게 아니고 머리를 고속으로 돌려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젠장할~~ 왜 Research Proposal을 한 학기에 4개나 쓰라고 하는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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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06.09 00:19
해부학은 우리몸의 지도입니다.
중요한 부분만 기억을 하세요. 그러다가 보면 나머지 부분도 따라옵니다.
길을 외울때 가장 좋은 건 도로명과 도로번을 외우는 겁니다. [국도23] 혈관과 신경은 동행하므로 어느 정도 주행을 기억하시고 변화가 오는 부분은 시험이 잘나옵니다.앞으로도 쭉~!! 그게 왜중요한것인지 몇년뒤에 알려줘서 문제지만요.ㅎ
근육은 혈관과 연결되는 부분을 보시면 됩니다. 뼈는 이런 근육이 붙는 프레임이므로 살을 붙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ㅎㅎㅎ 점점 양이 많아지네요.ㅎ
소화기관은 입에서 항문까지 쭈~~욱....소화의 과정을 기억하시면서 가시면 됩니다만, 중간에 붙은 간과 췌장. 지라. 등은 알아두시면 됩니다. 간의 구획은 꼭 외우세요. 이거 평생써먹습니다.
신경계나 특수 감각계는 어쩔수 없습니다. 그냥 외우세요... 대신 이건 감각기관의 구조적인 기능적인 부분도 이해 하셔야 합니다.
신경해부학은.... 글쎄요... 뭐라고 할말은 없습니다. 10년전보다 많은 부분의 발전이 면역학과 신경계의 발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건 제가 조언이 안되겟습니다만. 뇌자체의 구조는 대략적으로 기억하고 어디에 뭐가 있고를 일단 외우시고, 뇌신경의 주행을 잘 기억하심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pathway....ㅎㅎㅎ
다시 가라면 가고 싶지만, 막상 가고 싶지는 않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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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6.09 11:29
헐...이걸 실시간으로 쓰신거예요...커헉...님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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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6.08 22:31
그래도 유진반쪽님 같은 듬직한 의학도가 계시기에 저희가 아플 때 맘 놓고 의사선생님을 믿을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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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반쪽
06.08 22:57
저는 아직 의학은 커녕 생물도 모르는 햇병아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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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l
06.08 23:46
기본해부학 1, 기본해부학2, 신경해부학, 운동해부학, 골학...... 한번은 학교다닐때 시험이 88번까지나왓는데 1번문제가 head에 있는 vein을 순서대로 바닥부터 쓰라고...... 과감하게 그런문제들 패스했더니 점수가 안나오더군요. 그걸 다 맞는 친구들이 있어서 정말 놀랬던기억이 있습니다. 의대도 아닌데. 가르치는분이 현직 의사셔서 그랬는지 몰라도 정말 지금생각해도 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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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06.09 00:08
이제 튜토리얼 스테이지 입니다.
나중가면 기억도 안납니다. 그런게 있었나? 하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득이 됩니다. 마치 철권할때 자동적으로 콤보가 이어지는 그런느낌?
하지만 더한건 앞으로 더욱더 많은 내용들이 달려들겁니다. 마치 느낌이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스타쉽트루퍼스 같은 느낌입니다. 치고 쓰려트려도 계속 달려듭니다. 그냥 일반명칭으로 이렇게 나오면 모를까... 갑자기 이상한 고유명사 나옵니다. 그것도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일본어 ㅎㄷㄷ. [eg. suprascapular n. 이런 것들만 나오면 좋으나.... pes anserius, snuffbox. ...]
그런 것들에 대한 배경을 가지고 임상에 들어 가면 또다른 세계가 기다립니다. 여태는 책상에 오래 앉은 사람이 일등이지만, 임상부터는 얼마나 책상에 앉지 않고 파닥거려야 일등입니다. 환자와 병력을 듣고 인터뷰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환을 매치업하고 검증하면서 환자에게 맞는 언어로 변환해서 설명해줘야 합니다. 그런거 하다 보면 하루가 휙지나갑니다. 그러면서 물론 자기공부는 기본이구요.[ 그런 부분에서 패드는 좋은 도구가 될겁니다. 저도 clie TH55를 전공의시절때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앞으로 해부학교수님의 말씀대로 그마음 잘 간직하십시요.
의사를 삐뚤게 보는 시선과 이상한 길로 가려는 환자들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쏟아지는 신지식들 이런 혼란 속에서 체력의 극한을 느끼다보면 유진님처럼 마음을 가지고 가기 힘듭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진심이라는 마음은 언젠가 통합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공부,,, 그냥 따라만 가십시요. 많이 하고 싶으면 하시고 기본만 하시려면 기본만 하십시요. 결국은 거의 비슷해집니다. 단지 뇌가 쫄깃해지냐 녹아버리냐의 차이입니다. 마음만 가지고 가십시요. 마음만 지키면 다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지옥문이 열린 것입니다. ㅎㅎㅎㅎㅎ
Welcome to the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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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후 너는 돌팔이가 될 것이다 .후후훗~!! (응??)
노가다 외우기스킬을 익힐수 있는 한마당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해부학을 들으시면 자신의 기억용량의 한계를 알수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