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영어를 못하는 건 영어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2012.07.03 18:56
제목 그대로입니다. 한국은 영어를 공부할 필요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어도 되는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 열심히 안 해도 되거나, 아예 몰라도 상관 없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고요?
우스겟소리로, 미국에서 영어쓰는 사람보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이 더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남아 애들 영어 기똥차게 잘합니다. 영어권 국가들 더럽게 잘합니다. 유럽국가들, 특히 어순이 다른 핀란드 마져도 엄청 잘합니다. 왜 일까요?
반면 세계적인 교육 선진국인 한국(한국 교육시스템 욕먹지만, 대학진학 시스템을 빼고는 엄청나다는 거 부정 못하실 겁니다. 뭐 대학이 교육의 전부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말입니다. )과 일본이 왜 영어를 못할까요?
한국과 일본은 영어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국내에 축적된 지식과 문화컨탠츠가 많으며, 자국의 언어가 뛰어나서 언어의 본래 목적인 정보의 보존과 고환 목적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처럼 언어가 갈려있고 문화컨텐츠나 자국내 취업 시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유럽 국가들 처럼 현 시대를 관통하는 미디어가 허접한 것도 아닙니다.
뭐 서방 선진국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독일, 프랑스 등등은 워낙 언어적 문화적 동질성이 있으니 빼죠.
인간은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고요, 그 효율은 정보의 교환 형태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컴퓨터나... 통신기기 등등. 이런 것의의 가장 근본이 언어인데, 한국이나 일본같이 자국 언어가 워낙 뛰어나고, 해외의 문화컨텐츠를 소비할 필요가 없는 나라에서는 굳이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거죠.
괜히 이유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 없다고 봅니다. TV에서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한국 쇼프로 재미나게 나오는데, 뭐하여 영어공부합니까. 말레이지아, 인도, 미안마 애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TV에서 영어만 쏼라쏼라 틀어줘서 초딩때이미 귀가 다 뚫린 상태인데 한국애들과 비교하면 억울하죠.
단순히 취업 때문에 영어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동기부여 조차 안됩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죠. 다국적 기업이나 뭐 그런 곳에서, 혹은 보스가 외국인인 경우에는 모를까...
개인적으로 해외 경영 전문가들을 CEO로 대리고 오는 것도 일시적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왜냐면 결국 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급속도로 발전하는 한국인의 지식경쟁력과 영어를 배우는데서 오는시간 낭비, 외국인 출신 보스를 대리고 옴으로 인해 생기는 의사소통 문제 등등을 감안하면 글쎄요.
항상 소원하지만 언넝 언넝 영어로 부터 자유한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엄밀히 말씀드리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린 이미 영어로부터 자유합니다. 지금 이 글도 영어가 아니고, 우리가 만나서도 영어로 대화하지 않을 겁니다. 즉 영어는 한국에서 언어로서의 기본적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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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7.0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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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07.03 20:35
calm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른 분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전공하는 CSE(Computer Science & Engineering)는 우리나라에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정보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산업은 대부분이 영어권 국가가 선도하고 그 변화속도가 무척 빠른데, 새로운 지식을 뒤쳐짐 없이 습득하기 위해서는 원문(영어)을 그대로 읽는게 필수입니다. 번역을 하는 순간 이미 그 정보는 옛날정보가 되어버릴 정도로 변화가 빠릅니다.
저는 영어교육..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하려면 좀 확실히만 했으면 좋겠고 하지 않으려면 영어 커뮤니케이터를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여전히 성문영어에 기반하는 영어가 주류로 자리잡힌 한국영어교육법은.. 안하니만 못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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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7.03 21:00
컴퓨터 사이언스와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이, 특히 그 중에서 영어를 배워야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군민중 0.01프로나 될런지 의문입니다. 지금 호주에 공과대학에도 한국애들 몇명있는데, 워낙 호주 공대가 허접하고(특히 우리 학교는 더더욱 허접합니다), 한국애들이 똑똑한 것도 있지만 영어 겁나 못해도 테스트에서는 하이디스팅션 찍는 애들 수두룩 합니다.
공대 쪽에서 필요하는 영어는 오히려 비지니스쪽 보다 수준이 낮고요, 실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전공관련 사전지식과 전문 어휘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수능 수준에서 충분히 커버 가능할 수 있지요. 솔직히 해외 유학오는 사람중 공대 택하는 사람은 영어가 안되서 택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만큼 한국 공대생의 실력은 무시무시 하고요... 대학수준과는 별개로 말입니다. 물론 석박사 까지 가면 상황은 바뀌겠지만 말입니다. 암튼 말씀하신 예는 수능 1등급 정도면 무리없이 정보 습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규학교 과정만 충실히 이행하면 가능할 것이고요.
또한, 성문영어라... 저는 수능도 안보고, 검정고시로 졸업해서 잘 모르지만, 정말 대한민국에서 "성문영어" 로 철저히 공부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모든 문법은 다 거기서 거기에요. 저도 뒤늦게 유학준비 하느라 초고속으로 영어 점수를 따야한 덕에 촘스키 문법이니, 그래머인 유즈니 기타 등등 다 봤는데, 문법탓하는 영어 학자는 양심에 털난 사람이거나(알면서도 거짓말 하는), 아니면 아직 문법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신 분들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어요.
문법은 요약화된 페턴에 불과합니다. 성문은 그런 면에서 아주 잘된 책인 것 같고요(뭐, 잠깐 훑어 본게 다 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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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7.03 22:48
넵, 대충 훑어본 사람들은 영어책을 읽고 박박 외운 사람들은 시험을 보지요. ^^ 저도 문법을 무척이나 싫어해서, 대충 읽고 가져다 버렸습니다. 95년에 수능을 봤는데, 당시 성문/맨투맨 안보면 대학갈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던 시절이었습니다.
실제 그때 그거 딸딸 외우던 친구들은 뭐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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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04 14:20
성문영어 딸딸 외던 사람 하나 지금 미쿡 삽니다. 성문영어만 가지고도 영어권에서 직장생활하고 생활하는데 거의 지장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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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님이나 에스비님 말씀이 이해는 되지만, 우리나라는 자국어 컨텐츠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두분은 최근 50년 이내 급속히 발달한 분야 (이게 미국이어서 영어가 많이 쓰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를 접하시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우리나라 언어로 된 문학, 시문, 평론, 우리나라 정서로 그려진 서화들 (한문이 있더라도, 글자 하나 없는 풍경화라도)이 풍부하게 있습니다.
인도의 타고르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는 영어로 문학작품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되는 인도의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문으로 쓰여진 인도문학을 받아들이고 읽어볼 수 있는 수많은 인도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로 소설을 쓰면 얼마나 대중적으로 읽힐까요? 전혀 안 읽힐 겁니다. 그냥 한국어로 써야지요.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나라 사람도 그럴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가진 건 꽤 많습니다.
인도는 관공서에서 영어를 사용합니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인도인구의 5% 밖에 안 되는데도 그렇습니다. (그 숫자가 우리나라 인구 정도 되죠.) 식민지배의 결과이기도 하고 관리나 지식인들이 지역어만 쓸 줄 아는 사람을 무시해서이기도 합니다. 제 인도친구가 오빠랑 전화통화하는데 힌디어가 아니고 영어로 하더군요. 힌디어를 할 줄 알긴 하지만 사립초등학교에서 영어로 배웠고 영어작품을 읽으며 자랐기 때문입니다. 힌두어로는 읽을만한 작품이 없다고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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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7.03 22:39
영어를 할 줄 알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많은 사람들을 고민없이 만날 수 있습니다. 한글 컨텐츠가 많지도 않고, 이걸 제대로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영어실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영어를 잘못 가르치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80년대, 90년대 중반(IMF이전 세대들)은 아예 영어를 못합니다. 이유는 본인들이 완벽하고자 하는(문법적으로) 의지가 강하므로 안되는 영어라도 데데거리면서 말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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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꿈과노래
07.04 07:42
그 영어로 어떤 컨텐츠를 더 즐기고 있는지요? 저도 영어 못하지만, 필요한 영문아티클(인문학)은 조금 노력해 읽어내지만 그게 뭐 특별한 것은 별로 없어요. 그냥 한국의 창의적인 학자들(외국사상 옮기는 앵무새들 말고) 글이 훨씬 질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인 내가 나의 삶의 문제를 고민하며 참조하기에는)영어에 대한 강조는 우리의 삶과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꾸자는 무모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국어사전언어로 일상언어를 제한하려는 무지와 같은 것이죠. 국어사전은 일상언어의 반영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영어도 일상의 필요성에 발맞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한국의 영어란 사람들의 정신을 빨아들이려는 사교집단적인 광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과는 무관한 어떤 가상의 세계를 진짜라고 강요하고 있는 꼴이라고 할까요? -
필요한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궂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악착 같이 배워야 되고 사회나 기업이 모두에게 영어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의 문화가 훌륭하고 소화해낼 수 있는 컨텐츠가 많다는 이유로 영어를 배척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글에서도 많지만 한국의 창의적인 학자들이 영어까지 할 수 있으면 세계적으로 더 좋았을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하. 하지만 분명 영어가 메인업무가 아닌이상 필요이상의 영어를 요구하는 세태는 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국내에 축적된 지식과 문화 컨텐츠가 많으며 <- 일본 어떤지 몰라도, 한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