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해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나요? (고민글)
2012.08.05 01:58
전 군대에서 처음 그런 유형의 사람을 만났는데요..
후임중에 한명이었는데 일병때 예하부대에서 갑자기 전입와선 종종 개인적으로 얘기할 기회가 있을때마다
자기 할아버지가 3스타니 아버지가 무슨 대단한 분이니 얘기를 하더군요..
관련 에피소드도 그럴듯이 꾸며대서 첨엔 믿었습니다. 재밌어서 들은것도 있구요.
근데 자꾸 하는얘길 보니 출신 학교도 바뀌고.. 말이 조금씩 바뀌더라구요..
그래서 뒤늦게 알아채고 그담부턴 무슨얘기를 하든 믿지 않았는데..
그전엔 그런 사람이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제 상식에선 그런 거짓말을 하는 심리가 이해되지 않거든요..
근데 요즘 제가 다니는 미술학원.... 동갑인 입시반 남자 선생님이 절 그렇게 보는것 같아서 불편하더라구요.
(원래 컴퓨터학부 다니다가 안맞아서 좀 방황을 했습니다. 군대다녀오고 어학연수 다녀오니 학교 관둬도 되겠다 확신이 서더군요.. 그리고 한번뿐인 인생 해보고싶은걸 하자 싶어서 생전 배운적없는 미술을 지금 하고있습니다; 올해 수능쳐서 내년에 실내디자인 쪽으로 학교 갈 예정이구요..)
아버지가 혼자서 조그만 사업을 하시는데 사업으로 인해 예전보다 형편이 나아져서 제 기준엔 부족함이 없이 살고 있습니다.
저야 다시 학교가서 졸업하면 서른살이고 신입 취직은 힘들테니 아버지가 쌓아놓으신 기반을 가업이라 생각하고 물려받으려고 하고있습니다. 작년까진 일도 도왔습니다.
사실 남들이 보기엔 가업이라 할만큼 대단한가 싶겠지만 아버지가 10년의 가장으로서의 공백을 깨고 시작하셔서 일구신거라 제게 좀 의미가 깊습니다.
첨에 이 미술학원 선생을 만났을때 무슨과를 가려고 하냐 학교가서 뭘 하고싶으냐 물어서 디자인을 배워서 직접 우리회사의 제품 디자인을 할 생각이다 했습니다.
제가 회사라고 하니 큰 회사인줄 알고 집에 가정부를 두느냐. 그런제품이면 부자들이 사는거 아니냐 물었죠.
그래서 집이 부자인건 아니고 회사는 1인기업이고 시장은 개척해서 기존과는 다르다 얘길 했습니다.
전 그냥 제 자신을 있는그대로 얘기한건데 그때 허세를 부리는걸로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담부터 종종 다른 학생들앞에서 저분 되게 부자야 식의 말이나 사업땜에 바쁘지? 하는식으로.. 얘길 하더군요.. 대단한 사람인것처럼 띄우는듯 하면서 웃음거리로 만드는.. 그땐 그 의미를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며 보니 눈치느린 제가 보기에도 좀 티가 나더라구요..
그 선생과 군대얘기도 했었는데 전 군대있을때 사단에서 웹개발로 파견다니고 그래서 그얘기도 했더니 그 이후 반응도 비슷했구요.. 사단장 보고가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격오지 관리프로그램, 녹색성장 모니터링, 사단 홈페이지등..)만 3-4개 혼.자.서. 하고 나왔는데 남들이 듣기엔 뻥같은가 봅니다. 군생활을 워낙 부풀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건지..
그러다가 최근에 우연한 계기로 제가 그 아버지 사업을 돕고 있음을 증명할 일이 있었습니다. 동료 선생이 결혼 혼수때문에 가구주문제작 업체에 갔다가 저희 회사 제품을 발견한거죠.. 선생님들이 같이 있을때 그 얘기가 나와서 저도 좀 반갑게 그 얘길했고.. 그런 분위긴데 제 얘기를 안믿던 그 선생만 표정이 굳으며 말이 없어지더군요..
이런저런일을 다 쌓아두고있던건 아니고 지나고 나서 좀 이상하다 싶어 기억을 되돌려보니 그 선생에겐 제가 참 우스웠던 겁니다. 전 그냥 애들 사이에 있다보니 모든일을 웃기게 만들어 분위기 띄우기 좋아하는줄 알았더니..
알고나니 좀 열이 받더라구요~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서너명 밖에 없는사람이 "ㅇㅇ이는 친구가 없을것 같아" 이런말이나 하고;
월-금 맨날 10시간씩 보는 사이라 요새 참 불편합니다..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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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0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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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8.05 02:31
그렇게 생각하니 맘이 한결 편해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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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8.05 02:23
생각보다 많습니다 -_-; 그 학원 선생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특히 (편견이라고 하시는 분도 많으시겠습니다만...) 제 주변만 보면, 경상도 쪽 남자분들이 허풍이 심한 경우가 특히 많은 듯 해요; 얘기하다 보면, 단순히 허풍으로 받아 줄 수 없는 수준이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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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8.05 02:36
뭔가 마초감성을 자극하는 무용담들이 떠오르는군요.. 그런얘기야 듣고있으면 재밌기라도 하죠ㅎㅎ 제 얘기는 그냥 힐링캠프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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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05 12:58
흠, 지역색이 강한 말씀은 자제해주세요.
제가 경상도다 보니 거짓말이라고는 안하겠습니다만, 일단 기분은 별로네요.
저도 지역별로 가지는 특색에 대한 편견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하면 안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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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06 22:20
지역색은 제 경험으로는 그냥 편견입니다. 편견이란건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잘 모르죠. 어떤 사실을 보고 그 원인을 찾다가.. 아 경상도 사람이었구나. 그럼 그렇지 하는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고 원인 찾는 작업은 원인을 찾았으니 종료지요. 진짜 원인은 절대 알 수가 없지요. 더구나 '특히'까지 붙으면.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전라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앞에선 참 친절하고 좋아도 뒤통수 치는 경우가 많아' 라고 늘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당연히 편견이죠. 진짜 진국인 광주 사람 친구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것도 허풍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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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엄청난 허풍쟁이 하나가 자기 고향이 실은 일본인데 경상도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셔서 거시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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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8.05 04:00
저도 그런 좀 부풀려서 애기하는 사람을 군대가서 처음본 이후로 이상하게 자주 봤던 것 같네요.군대에서는 동기가 자신이 저보다 작았는데 ( 저도 굉장히 작은 축인데) 자신이 대구에서 깡패질 하다 들어왔다 말하더군요. 그런가 보다 했지만, 약간 띨띨한 후임한테 자신이 호랑이 문신이 등에 있고 그걸 지우고 들어왔다는 거짓말등을 하더니 선임들한테 많이 깨졌던 것 같습니다. 이등병떄라 그 녀석이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볼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는데, 자꾸 스트레스성 내장염이라고 우기더니 다른부대로 가버리더군요. 그러나 그 곳에서도 뭔일이 났는지 다신 상병달고 자대로 온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와서 저한테 정말 친한 친구가 그런 애가 있었는데, 여자 친구 숫자와 어떤 여자를 만났지에 대해서 특히 부풀리거나 없는 사실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더군요.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는 또 다른 식으로 부풀려서 말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뭣 모르고 믿었다가 그 다음부터는 전혀 그 녀석 말을 믿지 못하겠더군요.
의도하지 않게 이런 식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니, 저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대할 떄 제 생각보다 의외다라는 생각을 하면, 그 사람 말을 믿지 않게 되더군요. 그 학원 선생처럼 드러나게 사람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무시 받는 다는 기분을 들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 - 그런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그냥 딴 이야기를 하거나, 자리에서 사라지는 행동등.-
그래도 TX님 정도 애기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정도 수준인 것 같은데, 학원 선생이 좀 심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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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 100색이라 이런 저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_^;;;
TX님은 떳떳하니 문제될건 아니고 학원 선생은 좀 문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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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06 22:22
TX님 토닥토닥. 좋은 디자이너가 되시길. 담에 집을 혹시 짓게 되면.. 미리 굽신굽신.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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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8.07 01:35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스스로의 한계에 갇혀 계신 분들이, 자신 보다 나은 능력자를 만나면 취하는 태돈가 봅니다.
그냥 무시하시고 위로 계속 올라가세요. 어차피 볼 일 없습니다.
그 네들은 그 네들의 삶이 있는 거죠...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