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집안으로 귀뚜라미가 난입을 했습니다.
2012.08.27 15:32
어제 밤에 집사람이 갑자기, "으아....이 벌레 좀 잡아줘"라고 부르길래 달려가 보니,
어라....귀뚜라미가 있더군요. 아파트 10층 까지 어찌 올라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실 벽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고, 아들녀석은 시큰둥하지만, 딸아이는 엄마와
함께 호들갑을 떨고 있더군요.
저걸 때려잡을까.....하다가, 저것도 생명(?)이고 (귀찮거나 무서워서 그런거 아님),
저걸 잡으려면 때려잡는 수 밖에 없는데, 그 뒷처리(?)도 좀 그렇고 해서,
저런 거 집안에 있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때되면 스러질 안타까운 목숨(?)인데,
그냥 두자고 설득(응?)을 해서 그냥 뒀습죠...
문제는 밤이 되자 찾아왔습니다. 이 귀뚜라미가, 아마도 숫놈이었나 봅니다.
울기 시작합니다. (실제로는 우는게아니라 비비는 것이던가요?) 찌르르르 찌르르르...
시끄러워 불을 켜고 찾으니 조용합니다...
불을 끄고 잠을 청하니, 또 울어제낍니다. 찌르르르, 찌르르르....
아직 날씨도 여름 날씨인데 왜 저리 울어대나 모르겠습니다. 아마 추위를 많이 타는 놈이라
벌써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가 봅니다.
몇 시간을 불을 껐다 켰다 하면서 잠을 설치다보니, 한계절 살다 스러질 안타까운 목숨.....
이고 JIRAL이고, 저 놈을 잡아 족치지 않으면 잠은 다 잤구나 !! 하는 생각만 납니다.
다행히 잠귀가 어두운 집사람은 잘 자고는 있습니다. 집사람이 깨어나면 핀잔이 여간 아니겠지요.
결국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새벽까지 잡아내지는 못하고, 소파에 쪼그리고 누워 잠이 들었고,
잠이 덜 깬 추레한 얼굴로 출근을 했습니다.
조금 전 집사람에게서 의기양양함이 한글자 한글자 마다 묻어 나는 문자메세지를 받았습니다.
"귀뚜라미 때려잡았어. 신문지 뭉치로 내리쳤더니, 다 터져버려서 뒷수습이 더 어려운 걸 ! 껄껄껄.."
갑자기 집사람이 무섭습니다. (응?)
결론이 안나서 이 게시물을 어떻게 수습할까....고민하다가 미팅 콜을 받고 그냥 대충 마무리하고
도망가기로 결정하고 이만 쓰고 도망갑니다.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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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8.27 15:40
전 어제밤 문득 열어놓은 창밖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며 풀벌레들 소리를 들으며. 이 소리도 나중에 안들리면 그리워지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안에서 들렸다면 꽤나 거슬렸겠네요. -
몽배
08.27 16:14
집사람은 엄마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바로 엄마 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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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셔서 사체처리를 도맡아 해주시면 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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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8.27 17:41
무섭네요... 납량특집을 보는 듯....ㄷㄷㄷ -
인포넷
08.27 18:38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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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27 19:08
여자는 약해요....?????
울 누나는...남잔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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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
08.30 10:02
ㅎㅎ 그냥 꾹 눌러 잡으면 되는 겁니다. 내리치면 당연히 터지지요. 휴지로 콕 집어 밖에 던지거나 변기에 내리는 것을 추천~
전 시골 출신이라서인지 벌레 잡는 거에 1%의 거부감도 없는데 서울 오니까 바퀴벌레 한마리에 난리가 나는 걸 자주 보게 되더군요. 이것도 일종의 문화격차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