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 때문에 과수원의 나무들이 걱정됩니다.
2010.03.10 10:47
오늘도 빙판길 때문에 출근하시는데 고생들 하셨습니까?
다들 별일없으셨기를 바랍니다.
저는 출근은 하지 않지만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꽃샘추위 때문입니다. 그냥 따뜻했다가 잠깐 추웠다가 다시 따뜻해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요즘 저는 과수원에서 정지전정(주1)이라고 하여 수형(나무모양)을 잡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나무를 살펴보니, 날이 따뜻하고 비도 내리서 제법 꽃눈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시기의 꽃샘추위입니다.
꽃눈이 올라오고 나무가 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는 때에 추위가 오면,
나무의 水관을 통해 올라온 물이 얼어버려 冬害(동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얼어버린 가지/나무는 죽거나 또는 나쁜상태로 몇년을 버티다가 썩어서 죽습니다. 결국은 일찍 / 늦게 죽습니다.
계속 추운 겨울에는 나무가 쉬고 있기 때문에 추운 날씨라도 아무 문제 없지만,
봄이 되어 나무가 활동을 하려는 때에 추위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지켜보는 수 밖에 없지만, 지금 추위를 잘 버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올해 가을에는 이벤트도 추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___^ ?
주1) 정지: 나무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주지(主枝-주된가지)를 모양 잡는 것을 말함,
전정: 나무가 결실을 잘 할 수 있도록 가지(주지보다 작은 가지)를 배치하는 것을 말함.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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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강
03.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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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3.10 11:00
음.... 농사 종류는 정말 숭고하고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땅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있어요....
근데 글 내용에 보면....
'....정지전정(주1)이라고 하여 수형(주2)....'
이런 부분이 있는데
이건 무슨 뜻인가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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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
03.10 11:06
주석 달아 드렸습니다. 글만 올리고 주석다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수형은 나무의 형태를 말하는데 상세하게 설명하려면 그림이 필요할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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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3.10 11:04
주1, 주2 를 달아놓으시고 아래에 주석을 다는걸 깜빡하셨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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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
03.10 11:07
보험전화가 오는 통에 저도 모르게 그냥 올려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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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3.10 11:44
고생많으십니다.
여기도 요새 복숭아 과수원들은 정지작을 많이 하더군요.
몇일전에 50그루쯤 되는데 생각보다 빡세서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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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
03.10 12:20
과수원이 대략 10,000평쯤 되다보니 일이 많은데, 올해는 춥고, 비도 자주와서 일이 많이 밀렸습니다.
정지전정을 기술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나(인부)썼다가는 과수원을 망치게 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고,
기술가진 정지전정사들은 한참 바쁠 때라 구하기도 어렵고....당분간 맑은 날이 계속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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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10 12:40
고생이 많으시네요.
시골에 외삼촌이 과수원을 할 때 일을 도와드린적이 많은데 쉽지 않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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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
03.10 18:02
누님/매형/조카들 와서 한 번씩 도와주는데 그것도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아마 시골에 계신 맑은샛별님의 외삼촌도 고마워하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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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entdy
03.10 13:38
정말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예산에 있을때...예산이 사과로 유명하자나요...환자분 한분이 과수원을 하셨는데...
일일이 사과 한알씩 햇빛이 고루 받게 조금씩 돌리신다는 말씀 듣고서...
그분이 주신 사과 1박스 먹기가 정말 미안하고...또 그만큼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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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
03.10 18:00
명품과일을 만드시는 분들은 정말 박사급 지식에 상머슴의 노동력을 들이십니다. 저는 아직 미천하지만 조금씩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저희 처갓집에도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시는데... 눈이 많이 와서 걱정이네요. 무너지지나 않았으려나..
이 봄에 무슨 눈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