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회사에 여직원 한명이 또 퇴직원을 제출했습니다.  여직원은 정말 어렵군요.


사유는 남편이 좋은 곳에 취직이 되어서, 본인은 굳이 월급이 많을 필요도 없고,

진급도 필요없고, 그저 적당한 월급에 나름 널럴한 곳에서 적당히 할 수 있을 때까지만

일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인데...


이 친구가 일을 꽤 잘했습니다. 급여도 높은 편이고, 내년 진급도 거의 확정이라...

(현재 연봉 4천수준, 진급시 연봉 5.8천 수준...) 사실 역량이 아까운 친구라 

조기 진급, 업무 축소 등을 조건으로 나름 말려보고 있습니다만.....완고합니다....

일은 앞으로도 당분간 할 것이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을,

그만둘 때 부담없이 그만둘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는 말에 더 섭섭함을 느꼈습니다.


차라리 대기업으로 잘되서 이직하는 것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죠..

(저희회사 사장님은 직원이 대기업으로 이직하게 되면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답니다.

 저놈 저거 내가 사람만들어서 저런 대기업에도 들어갈 수 있게 했구나...라는 성취감이 드신대나 어쨌대나...)


남직원의 경우에는 업무실적에 대한 공정한 인정과 이에 따른 진급, 급여 인상 등의

인정의 증거 제시 및 해외 주재원으로의 파견 등으로 상호간의 필요와 인정의 관계가

비교적 수월하게 형성되는데 반해, 여직원은 정말 어렵네요.


이로 인해 회사가 점점 커지는 와중에서, 이런 류의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 함에 따라

예전과 다르게 여직원의 비중과 대우가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원래 저희회사는 출산휴가가 유급 1년이었습니다. 창립초기 부터 일을 잘하는 여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지요.  고용 보험에서 지급되는

것과 별개로 기본급 100%가 1년간 옵션없이 지급되었죠.


하지만, 이 경우에 해당 되는 여직원은......1년 이후, 출근 시점에 100% 퇴직을 했습니다.

(물론 3개월 휴직후 복귀한 직원도 있습니다.)

이 이후, 6개월 기본급 지급에 6개월은 무급 휴직으로 바뀌었다가 .....

지금은 3개월 100% 지급에 3개월 50%, 6개월은 무급입니다.. 곧 노동부 최소 규정으로 바뀔지도 모르죠.


안타까운 것은 1년을 휴직한 여직원의 경우 최근 5년 간 해당자 5명이 1년 후 100% 전원 퇴직을 했습니다.


1년 동안 백업해주던 2~3명의 직원은 고과에서 상당한 플러스를 받기는 했지만, 1년이나 지난 다음에야 

그 일을 떨어 낼 수 있어서....스트레스가 있었지요...(저희회사는 비정규직이 없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회사에서는 3개월 이상의 출산휴가를 원할 경우, 즉시 신입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할일은 많고 계속 늘어가고 있으니, 사실 복귀해도 기존 신입이 할일은 많으니...

하지만 어쨋든 그렇게 복귀하지 않는 경우가 누적이 됩니다.


결국 회사는 지난 10년 간, 모수가 많지는 않지만, 어떤 '통계'를 갖게 됩니다.

"출산휴가를 3개월 신청하는 직원은 복귀하지만, 6개월 이상 신청하는 직원은 절대 복귀하지 않는다."


결국 출산 휴가를 1년 쉬고 오겠다는 직원이 생기면 주변에서도 '아, 그만 두는 구나, 

저 일은 내가 백업해 줄게 아니라 미리미리 신입 뽑자고 주장해서 그냥 인수인계를 

직접 시켜서 괜히 나만 힘들어 지지 않는게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단계에 이르는 거지요.


결혼을 하는 경우에도....결혼 후에도 잘 다니는 직원들이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남편이 회사에서 진급하여 급여가 늘어나는 경우, 남편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로 이직에

성공하는 경우......예외없이 100% 퇴직하더군요...


현재 저희회사에 남아 있는 여직원은....남편이 중소기업 다녀서 본인 보다 급여가 훨씬 작은 경우,

사내 결혼 부부인 경우, 미혼인 경우 이외에는 남아있는 여직원이 단 한명도 없지요...


역시 회사는 어떤 통계를 갖게 됩니다. '남편이 썩 괜찮으면, 혹은 괜찮아지면 곧 그만 두는 구나.'


저희 회사는 또한 연봉제라기 보다는 연공서열제에 가까운 급여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여직원들의 경우, 급여가 느는 것은 좋지만, 진급이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 경우가 의외로

굉장히 많더군요. 일의 전문성이 증가하고 숙련도가 증가되어 생산성이 높아졌으니 급여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의 능력치에 대한 인정으로 진급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의아한 상황이지요.  시키는 일을 잘 해낼 수는 있지만, 결정과 책임의 스트레스에서는 

한발짝 물러서고 싶다...는 것이 주장의 주된 요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래된 단순업무 여직원과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 관리직 직원과의 트러블도 생깁니다...


이제 서서히....편견아닌 편견이 점점 쌓여갑니다.

과연 여직원을 채용해야 하는가.....과연 여직원을 진급시킬 필요가 있는가...

여직원들에게는 어떤 종류의 업무만 부여해야 하는가.....


이제 저런 상황에서 그만 두는 여직원이 생기면, 주변 남직원들은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여직원들은....'하는 말이 나옵니다.


사장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회사가 아직 중소기업이라 그렇다. 우리회사가

누구나 알 만한 네임밸류가 있는 회사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과도기적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더 대우가 좋고 근무 여건이 좋은 회사가 되고 이름이 알려진 큰 회사가

된다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다...라고 하십니다만...의문 스럽습니다...


저 여직원의 일을......당분간 제가 직접 백업해야 되서 이러는 거 아닙니다 ^^





하여튼, 어렵습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남직원들은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을 어느정도 부여하고,

일의 성과를 정말 공정하게만 평가해주고, 그 평가에 따라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대우와 성의를 보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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