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대한 실망감
2012.10.28 12:06
안녕하세요. 정치 글이어서 신경쓰입니다만, 케이퍽의 자정력을 믿고 글 써봅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만, 혹시 선을 넘는다고 생각되면 기탄없이 지적해 주세요.)
저는 한국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조금 진보 쪽에 기운 사람입니다. 또 이 글을 쓴 후에도, 혹시 안철수 씨로 단일화가 된다면, 박근혜보다는 그쪽에 표를 던질 것입니다. 다만 최근 이 분이 발표한 정치쇄신안을 보고 평가가 급전직하했네요.
아시다시피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가 그 쇄신안의 핵심인데요. 발표 후 언론과 정치학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죠. 그 핵심은 현재 정치판이 썩었다고 해서 정치를 축소하거나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거였죠.
그런데 저는 다른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안철수 씨가 대통령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서, 특히 삼권분립에 대해 아무 개념이 없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그 쇄신안의 목표만 보면, 이뤄진다면 바람직한 측면도 있을 겁니다. 국회의원 정수가 축소되면 일단 세비는 좀 굳겠죠. 시골 살 때 지방토호정치의 실상을 보았기에, 중앙당폐지에는 회의적이지만요. 하지만 논의의 편의를 위해, 그게 이뤄지면 무조건 좋은 거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 가정 하에,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면, 이 쇄신안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하게 될까요?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한 명의 투표권자로서, 그 쇄신안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후보에게 조용히 투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 국민에게는 누구나 보장된 참정권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어렵죠. 즉 그 목표를 이루려면, 자연인으로서의 안철수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특수성을 이용해야겠죠.
그렇다면 그 자리가 어떻게 그걸 가능하게 해주나요? 일단 뽑힌다면 정당을 새로이 창립해서 의회에 일정한 세력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굳이 대통령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대통령이 급조한 정당은 바로 허수아비 정당이라는 것이고, 그런 정당을 통해서 의회를 장악하는 것은 박통, 전통 등 군사정권 때나 있었던 일이라는 거죠. 이것은 우리 정치를 반세기 이상 후퇴시키는 짓거리가 될 것입니다. 설마 이러리라고 생각은 안 합니다만...
따라서 그 쇄신안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결국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거나 연정을 하는 것이죠. 이건 사법부 내의 세력과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런데 이럴 거라면, 왜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기존의 썩은 정치판을 바깥에서 확 들어엎고, 완전히 물갈이를 할 수 있는 척 하나요? 결국은 문재인 씨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식이 될 거면서... 그런 식으로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기만해서 되는 것 아닌가요?
아마 본인이나 참모들은 일단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치쇄신안을 내세운 후, 그 구현방안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차차 논의하면 된다는 거겠죠. 그런데 첫째, 이거 참 아마추어리시합니다. 대한민국 지배계층이 어떤 인간들인데, 구체적인 복안도 미리 갖추지 않은 이런 쇄신안에 "응 그러자"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둘째, 보다 중요한 문제로서, 그렇게 사법부를 개혁하는 게 목표라면, 그걸 이루기 위한 수단이 왜 대통령이 되는 건가요? 물론 행정부의 수장이 되면 권력이 생기겠습니다만, 역으로 그 자리에서 사법부에 개입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는 피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크게 손상시키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정당을 만들어 의회에 먼저 뛰어들거나,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외부에서 작업하거나, 이런 게 시간은 들겠지만 정석입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안철수 씨에 대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이런 겁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 "나중에 뭐 될래?" 물으면 "응 대통령"하는 식으로 답하도록 교육받으면서 컸죠? 그러다 보니 대통령은 제일 높은 사람, 이런 식으로 부지불식 간에 생각하게 되었고, 박통, 전통은 그 힘을 나쁜데 써서 독재자가 되었지만 그 힘을 올바르게 쓰면 대한민국을 한 순간에 (좋은 쪽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거죠. 물론 이게 혹시 맞다면 대통령제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행정부의 수장이며, 입법부, 사법부에 개입하는 것은 한계도 있고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는 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결여하고 있다는 게 됩니다.
이 우려가 틀렸기를 바랍니다.
코멘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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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0.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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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10.28 14:04
그렇게 되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
꼬소
10.28 12:23
철저히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돌아가는 정치판에 '선'을 보여준다고 따라갈 바보가 어디 있을까요??
그렇다고 기존 정치판을 이용 하자는것도 너무 어렵고, 썩었다고 판단되는 정치인을 어떻게 가려 낼지도 의문입니다.
다들 어려운 일인 줄 알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고 대안을 통해
가장 실현 가능한 '선'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아주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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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10.28 12:33
안철수씨가 민주당으로 들어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정당을 만들지 않을까 싶고요..
그 정당이 과거 박정희 전두환과 질적으로 다르다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허수아비같이 보이더라도 아군은 필요하니까요. 최선은 아니겠습니다만..
저는 안철수에 대한 실망은 오히려 크지 않습니다. 제시하는 방안의 문제점을 안철수쪽에서도 인지를 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여러번 주니까요. 즉 안철수 또한 지금 논의중인 문제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문제는 문재인입니다. 안철수는 행동방향이 명확하지만, 문재인은 이리갔다 저리갔다 어지럽습니다. 당내 의견조율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친노는 그대로 남겨둘 생각인가 봅니다.
문재인으로 단일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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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0.28 12:44
저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정치판을 잘 모르는 안교수가 너무 급하게 나간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정치라는 것이 유명세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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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인포넷님과 비슷한 의견인데요...
비정치권인사가 정치권에서 만약에 대통령이된다면.. 아마도.. 그땐 노무현대통령때보다 더 적이 많아질껀 뻔한일 같습니다.
사촌이 땅을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듯이... 정치밥 수십년 먹던사람들이 새내기? 대통령을 잘 모실까요? 그게 걱정입니다.
차라리 문재인대표가 중심을 잡고 민심을 얻어가는게 맞는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현시점에서 안철수표는 표나눠먹기로 그네공주에게 + 요인이 될가능성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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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C
10.28 13:13
클리앙에서 자주 보던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다...
그 말에 너무 공감이 가더군요....
그래서 전 안철수씨가 제일 나아서...
박근혜랑 문재인은 싫더군요.....
안철수씨에게 실망해도 박근혜랑 문재인은 그 실망한 안철수 보다도 더 싫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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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주님이 되는 한 한국은 50년 정도 후퇴하리하 봅니다.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이 되기 위한 critical mass를 터뜨려줄 사람으로 저는 안후보를 보고 있어요(3만불은 단순 돈 이외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아마추어? 어짜피 실무 집행은 행정부가 해요. 대통령(혹은 후보)에게 장학퀴즈식 전문성 요구 테스트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 노무현의 향수(그리고 문재인)는 향수로 남았으면 해요. 시대 흐름상 반드시 나왔어야 할 인물이었고 그렇게 불꽃처럼 사라졌으니 그 역할 잘 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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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차기대통령은 불통의 슈퍼스타가아니라 국민과 행정조직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소통의 대통령을 원하고 있는것 아닙니까? 정책은 바꿀수 있지만 사람은 못바꾼다는걸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후보도 좋은 분이지만 소속된 민주당도 새누리처럼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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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매우 싫지만... 선거에서 진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쥐새끼는 영창에 꽤 오래 쳐박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쥐는 너무 싸구려라 본보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안 하면 나중에 또 어떤 싸구려가 나와서 깝쭉댈 지 모르는 일이지요...
잠깐 힘들더라도 강하게 무엇인가를 바꾸는 데에는 안철수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기 눈앞에 있는 일들을 잘 해 본 경험이 있지요. 그 것도 다 방면에서....
모든 상황을 단순화 시켜서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상당히 베스트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사람입니다.
그 것도 사심을 가지지 않고서 말입니다. 게다가 그 목적과 목표는 제법 합리적인 보수도 오케이 할 수 있는 것이 될 것이고
아는 게 없어서 그냥 따라오는 사람들도 결과적으로 오케이. 할 수 있는 것이 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숫자로 말하자면 실제 총량이 증가해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은 성장의 시대가 아니기에.. 그렇다면 결국 불합리,부조리하게 낭비되는 것부터 막아야 합니다.)
단, 모든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고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반작용은 노무현 전 대통령때의 그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것을 "피로"라고 표현했었는데.. 한 인간이란 개체가 80년을 산다고 가정할 때, 현재에 안주하려는 모멘텀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안철수는 나를(우리를) 피곤하게 만들 확률이 높겠지요. 그걸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은 결국 소명 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힘든 선택을 한 것이지요.
다만, 안철수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자기 눈 앞의 일도 똑바로 하지 않는 사람이 밥 먹고 사는 사회가 될 리는 없습니다.
솔직히 아침에 학교 가고 저녁 때 집에 와서 숙제하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던 양반이 사회에 나와서 멍 하니 있으면
누가 밥 주겠지.. 누가 잘 자리 주겠지... 아 TV에 나오는 저거 나도 하고 싶은데... 괜히 질투나 하는 인간을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 줄께. 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안철수님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향후 세대를 위한 선택이지 지금 세대를 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20대는 미친 듯이 투표해야죠. 쥐새끼는 향후 세대를 위한 선택으로는 최악의 선택이었구요.
위에서 언급했지만 성장의 시대가 아니기에 내부에서 새는 것을 잡아야 합니다. 솔직히 이야기 해서 돈 벌어본 사람이 돈 잘 빼먹죠. (쥐는 빼먹는 데 도사)... 마찬가지로 돈 벌어본 사람이 아끼기도 잘 아낍니다.
뭐.. 이렇든 저렇든.. "누가 된다해도 나는 잘 해나가리라." 라고 제가 좋아하는 분들은 생각하고 그렇게 되셨으면 좋겠네요.
p.s 본문에 대한 의견이 하나도 안 나온 덧글이 되어버려 좀 그렇습니다만...... 현 집권층의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현실적인 이유에서 어쩔 수 없이 민주당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민주당을 삼킨다면 선거에서도 이길만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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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10.28 14:03
안철수씨에 대한 여러 담론들 중에서 일명의 개인으로 의문 부호를 가지게 한 것은 정치쇄신 등의 거시적인 이슈가 아닌 '전문가 중용'과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 이었습니다(아직은 의문부호지 지지에 대한 정반이 아닙니다).
전문가 중용이란 얼핏 보면 매우 합리적이고 낙하산으로 상징되는 보은 인사라던가 등의 전근대적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면 수긍되나 반대로 '현명한 지배 계급이 다수의 피지배 계급을 바르게 인도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인가 싶어 움찔 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그의 전문가 중용이 이와 다름이 아니고 '현명한 전문가'라는 집단을 안철수씨 본인을 비롯해 일부의 '리더'가 골라내야 하는 체계라면 제 자신은 현 정권에 저항하는 것의 몇 배로 저항할 듯 합니다. 국회의 경우가 한 예가 될 듯 한데 '국회의원이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 = 국회의원 수가 줄어야 한다'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인데 안철수씨는 전혀 다르더군요. 대표성을 가진 이들이 많아야 민의가 정확히 반영될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원을 줄이는게 아니라 정원을 오히려 확대하면서 각각의 이들이 더욱 소수 혹은 그에 준하는 작은 이익들을 대변하게 해야하는게 아닌가 싶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은 일전의 부동산 정책에서 정점을 보았다는 느낌입니다. 시장에 맞기는 도태가 옳으냐 아니냐의 표피적인 것보다 근원적으로 매우 이중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느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중산층을 대표하는 것이 주택담보 대출자이기에 구제해야 한다'라는 적극적 시장 개입 의지를 표명한데 비하여 '지배 자본이 시장을 왜곡한다'라는 그간의 견해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자본 정상화'라는 기조의 재벌개혁 정책에서는 얼핏 앞서와 동일한 듯 보이나 실제로는 전혀 반대의'시장 경쟁을 가속화하기 위한 공정한 룰을 두겠다'라는 의미가 읽혀져 둘 간의 시점은 적잖이 상충하게 됩니다. 즉 안철수씨는 자기 자신 혹은 자신의 사업체에서 근무하던 동료들에게서 느꼈을 것이라 생각되는 '언젠가 고위직이 되거나 자기 사업을 하려는 성공을 꿈꾸는 대출금 낀 아파트를 가진 회사원'의 탈 이념적인 자기애를 대변하는 것일 뿐 근본적으로 진지한 경제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습니다.
아직은 조금더 두고 볼 일이지만... 음 그가 가진 진정한 생각이 무엇인지 꽤 궁금한 요즘임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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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10.28 14:03
글 잘 읽었습니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일이 많이있을겁니다.
그런데. 삼권의 분립이라는것. 우리 현실에서
보완 할 부분..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네요.
대통령이 대법관인지. 헌재 구성원을 추천? 하는것도 그렇구요.
비판을 통한..건전한 승화가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하는 것을 보고 나서...
정치나 행정을 해보지도 못한 사람이 정치 못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을 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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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10.28 15:16
안 전 교수는 정치적으로 중도 진보 또는 진보도 아닌 보수형 인간입니다. 굳이 다르다면 자본과 권력의 국민에 대한 무한 착취를 당연하게 여기는 뉴라이트, 그리고 그것에 바탕을 두는 박근혜 여사와 달리 전통적인 왕정처럼 '베푸는 것이 조금은 있어야 착취도 할 수 있다'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즉, 자본과 권력을 쥔 인간이 위에 서서 통치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국민을 착취를 한다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식이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전문가 위주의 인사 진용은 듣기에는 돋지만 '테크노크라트 독재'의 위험을 늘 안고 있습니다. 기술과 지식만 알 뿐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위에 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정권은 개인적인 욕망 실현의 도구로 권력을 이용하는 지금과 위험도가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과 달리 정권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그 부분이 아닌 영역에서의 지식과 파급 효과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분야만 죽어라 판 사람들이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비슷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실패한 '문국현'이라는 사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안철수는 안철수지만, 정치적으로 문국현 버전 2이기도 합니다.
덤으로... 안 전 교수에게 배운 학생들의 반응은 '말은 잘하고 폼은 나는데 정작 내용에서 핵심은 다 피해간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정책때문에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지만, 그것에 대해 무작정 피해가려고 하는 것은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닙니다. 안 전 교수의 주장에서는 두루뭉실함은 있지만 정확히 '이것을 해라'는 것은 없고,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자신의 대답으로 불리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은 최대한 피해가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점은 박근혜 여사와 정도만 다르지 거의 비슷합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안 전 교수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가 야권 대선 후보가 된다면 '정치적 득실을 고려하여' 그에게 투표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이유의 투표가 될 것입니다.
추신: 다른 분들은 자신의 판단과 선택대로 후보를 뽑고 투표를 하시면 됩니다. 결국 나라는 각 국민의 생각의 총집합인 선거에 의해 이뤄지며, 하나의 생각 = 정답은 아닙니다. 지금 이명박 총통이 나라를 이모양 이꼴로 박살을 내놓았지만, 그럴걸로 예상했던 사람들이 조금 더 똑똑했던 것이지 그에게 투표한 분들 대부분이 설마 이렇게까지 엉망으로 할걸로 믿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누구를 뽑건 예상을 뛰어 넘는 상황은 올 수 있습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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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10.28 15:49
정치에서는 답은 없지만 선택은 있을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인에는 실망하지 않아요
단지 잘못된 선택인줄 뻔히 알면서 다시 그 길을 가는 국민들에게 더 실망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이명박이 저한테는 피해를 주는게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고환율로 엄청난 이득을 얻은 사람인데요
그런데도 이명박같은 인간이 한번만 더 대통령 되면 나라가 망할거라 생각 합니다.
저는 안철수가 될지 문재인이 될지 이런건 걱정도 않됩니다. 단지 새누리당 쪽 인간이 대통령 된다면
이나라의 몰골은 뻔한데 일단 박근혜 놔두고 누가 걱정이니 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오히려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노통 같이는 안되었으면 좋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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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나 생각을 더하기보단...
뭐 이정도는 정치글 이라기도 좀 힘들지 않을까요?
이정도는 걱정 하실필요 없이 그냥 부담없이 올리셔도 상관 없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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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0.28 16:05
안철수씨의 진보/보수 성향에 관한 우려는 사실 사치입니다. 안철수씨는 정치기반이 국민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 최선의 경우가 청와대 가택연금 상태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법을 만들 수 있나요 ? 그건 국회에서 하는 것인데 정당 기반이 전혀 없는 대통령은 국회 연설 정도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법을 만들 수 없는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 국회에서 보내주는 가결된 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2/3 이상이면 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고요.
정치/행정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이런 황당한 상황에 대한 현명한 정치적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못해 웃기는 기대입니다.
안철수 씨에 대한 환상은 깨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는 또 한번의 실패 (당나라당집권)을 견딜 힘이 남아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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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 말씀에 완전한 동의를 합니다. 다만 위의 제 글에 조금 덧 붙이면...
지금까지 어떤 사람도 이렇게 하면 됩니다. 라는 식으로 정리(!)를 해서 국민에게 투명하게 뭔가를 보여준 정치인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누구나 자신의 권위와 기득권을 위해 어려운 말과 어려운 룰을 가지고 사람들을 제어하려고 했었지요.
그나마 노무현님 정도가 권위타파 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무엇을 구현하지는 못 했습니다. (시간이 더 길었다면 되었을까요?)
노무현님도 퇴임 후, 그의 정치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을 인터넷, 그리고 정보공유, 공개로 가져가면서
집권하지 않더라도 집권하는 것 이상의 힘을 보이는 뭔가를 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님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 것은 당나라당이 연속집권하지 않았습니다. 의 의의는 가질 지언정 뭔가 프레쉬한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솔직히 생각합니다. 안철수 님이 정치개혁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현재의 "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국민이 동의하고 협의하면 "룰"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의하고 협의하기 위한 정보라던가 등등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물경제의 수 백배의 크기를 가진 금융경제의 시대에서.. 그리고 그 유동성(유연함)이 없는 현재와 같은 때에는......지금 현재 빈곤층, 일반사람들까지 어느 정도 이상의 생활을 하는 사회가 되려면 정말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안철수가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 나올 패중에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짜증나는 것은.. 하필이면 당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독재자의 딸 박근혜라는 것이며... 야권에서 통합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5년중에는 초등학생들이 만드는 표어에 "우리 모두 수첩들고 받아쓰기 잘 합시다." 이런 것 쓰여서 벽에 걸릴까봐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님이 뭔가 구체적인 것을 들고 나오지 못 하는 것은 역시나 시간 부족. 그리고 이 선거판이 "선공 필승" 구도보다는 "선공 필역공 & 이후 역공 시간 없음"이 될 것처럼 보이니깐 그런 것이겠지요. 특히나 민주당같은 것들하고 힘합쳐서 뭐 하기는 좀 그러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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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10.28 23:20
민주당이 집권하느니 새누리당이 한번 더 하는게 낫습니다.
5년 더 죽어나봐야 민주당이 바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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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10.29 10:31
민주당은 안죽습니다. 게들도 배불려놔서 죽어나는것은 국민들이겟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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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절대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미워도 '새누리가 한번 더'라니요?
새누리가 제대로 된 정당입니까?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도 무시, 국민정서도 무시, 역사도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건 천박한 이익단체지 정당이라고 하기도 민망합니다.
바그네 주위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언행을 보시면서도 어찌 이리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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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10.29 18:29
민주당의 개혁없이는 이번 선거 야당이 이기기 힘들겁니다.
선거지면 당연히 새누리당으로 넘어가는거죠.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현재의 민주당은 새누리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문제인은 민주당이고, 안철수는 무소속이죠.
민주당이 안철수에게 양보하겠습니까?
개혁은 하지않으면서 또 숟가락 얻을려고 벌써부터 거들먹 거리고 있어요.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안철수로 단일화 안되면 날라갈표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저역시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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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0.29 02:22
이미 한국은 대통령이 그다지 할 역할이 없는 국가입니다.
과거 국가 개념이 현재 기업하나보다 작은 데요. 뭘...
이젠 스스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적당히 방해만 안해도 경제는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대통령에서도 봤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긍정적인건...없죠. -_-; 아우 내가 다 쪽 팔리네요.) 국가는 어쨌건 돌아갑니다.
독재/사기나 치는 대통령은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현재 대한 민국은 과거 경제 구조에서 신 개념 경제 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몇 십년내로 크게 망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비전이 없다는 얘기로 일축됩니다.
기존의 정치방식, 기존의 교육방식, 기존의 경제방식으로는 더 이상 먹고 살기 힘들어 질것이라는 판단인거죠.
그걸 지금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적어도 공주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히도 오늘 대구를 갔다오니 경상도는 여전히 공주님을 찍을 가능성이 작지 않더군요. TT
미래 30년 혹은 50년을 바라보고 개혁을 해줄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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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준예준아빠
10.29 05:51
저는 안철수씨를 응원하는 한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안철수씨가 정치판에 나오지않았으면 했던 사람입니다.
서울 시장 선거당시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한후에 눈물을 흘렸던 시골의사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 나왔을까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차라리 지금하시는일을 더열심히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죠
지금이라도 후보를 양보하시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저는 정치를 모르지만 노통이 유능한 정치꾼이라는것은 입니다. 좋은의미에서요. 엠비가 유능한 장사꾼이라는 것도 압니다.
만약에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가 정치가가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첫번째 시민이길 바랍니다. 잘난것이 아니라 똑똑한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네요. 안철수씨가 대통령의 길을 걸어가실 바라지 않지만 ... -
왕초보
10.31 01:07
미쿡 처럼 부시같은 등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나라가 비슷하게나마 돌아가는 나라라면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되어 대표하는 시민으로만 남아있어도 될 지도 모르죠. 그런 미쿡도, 부시가 8년동안 말아먹은 후유증으로 아직도 고생하고 있잖아요. 대통령이 아니라 대표시민으로라면 저도 안철수씨를 지지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안철수씨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저한테는 그분은 아직도 젊은 층에 호소하는 기회주의자일 뿐입니다)
추천.
저는 대안없이 표 갈라먹기에 뛰어들어서 그네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보며 안후보의 한계를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