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버스에서 언짢아지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2012.11.14 21:51
아침 출근길에 많아봐야 5,6살 짜리 꼬마여자아이가 올라오더군요.
아역배우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정말 귀엽게 생긴 아이였습니다.
살짝 웃으며 버스 안쪽으로 걸어들어오는데 저도 모르게 흐믓한 아빠미소를 보이게 되더군요.
아이는 버스 가운데까지 들어와 이리저리 둘러보다 다시 입구쪽으로 가서 차에 올라타는 사람을 계속 보고 있었는데,
(사람이 크게 많은편은 아니였습니다)
여름에 입어도 민망할 정도의 심하게 짧은 치마와 같이 블랙으로 멋스럽게 입고, 머리는 땋아 예쁜 꽃핀으로 한껏 멋을 낸
모델포스의 아름다운 여성분이 한쪽 팔에 유치원가방을 메고 오르시더군요.
순간, 버스안에는 그분의 향기로 가득차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진한 향수냄새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제겐 좋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만, 이건 개인차가 있겠지요)
그 귀여운 여자아이는 그 여성분을 계속 바라보며 서있었는데, 그 여성분은 아이에겐 눈길한번 주지않고
이어폰 꽂은채 버스 앞쪽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서 계시기만 하더군요.
아이의 보호자(어머니이건 아니건간에 말이죠)일건 뻔해보이는데,
아이가 버스에서 자리 양보도 받지 못한 상황에 손이라도 잡아주고 있어야지 위험해보였습니다.
다행히 버스기사님께서 센스가 넘치셔서 정말 스무스하게 출발을 해주시더군요.
보다못한 한분이 아이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아이를 앉히게 되었는데,
그 순간에도 보호자로 보이는 여성분은 흘낏 잠깐 쳐다만 본 후, 다신 아이에겐 눈길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곧 아이의 앞에 자리가 나니 냉큼 앉아버리더군요.
아이에게 자리를 양보하신분이 바로 아이옆에 계속 서 계셨었는데 말이죠.
얼마후, 제가 내리는 곳에서 그 들도 같이 내리더군요.
개인적으로 5,6살 짜리 꼬마아이에겐 버스 계단은 결코 쉬운 높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나 그 여성분은 아이가 따라내리는지 한번 보기만 할뿐, 그대로 내려버리더군요.
아침부터 욱 해서 소리한번 지르고 싶은걸, 아이가 계속 똘망똘망하게 그 여성분을 바라보며 따라다니기에
그랬다간 아이가 아침부터 울것 같아 그냥 묵묵히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을듯해 보였으나 미씨이건 미쓰건,
자신에게 그렇게 치장에 신경 쓸 정도라면,
아이의 머리라도 한번 빗겨주면 어떨까 싶고, 아이의 손이라도 조금 잡아주거나
바라보며 살핀다는 제스처라도 해주는게 그렇게도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아이의 머리는 감기만 하고 드라이를 하거나 빗질을 하지 않은건지 마구엉킨채 있었거든요.
옷차림뿐 아니라 자신의 머리는 예쁘게 말아 핀까지 했으면서 말이죠.
아침부터 참 귀여운 아이를 보게되서 흐믓해했다가, 바로 기분이 훅 상하게 되버린 하루였었네요.
전 아직 미혼입니다만, 아무리 예쁘다한들 이런 마인드의 여자와는 결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을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말 못할 사정으로 인한 오해일 수도 있을 가능성은 있겠습니다만,
불쾌감이 들었던건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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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kit
11.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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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오카
11.14 22:32
맞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요.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도 부모도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그럴수도 있기도 합니다만,
그런식의 대응에 대해서도 결코 옳다라고 여겨지진 않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그러면 안되지 않냐라는 생각이랄까요?
남성이긴 하나, 부전공이 유아교육이고 유치원,어린이집 근무도 몇년간 했었다보니
요즘 몇몇 부모상에 대해서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근무경력이 있어다해도 자기 애 키우는거와는 또 다른건 당연한거겠죠.
아직 미혼이라 이렇게 서슴없이 얘기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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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11.15 11:39
공감이 어느정도 갑니다만, 위의 글로 볼때, 아이의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좀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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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도덕적으로 언짢아지는건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기에....... 그냥 미파솔친분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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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걸 안보려고 저는 자가운전을 하고 다니는건가요? ^^; 버스를 안타본지도 꽤 되었네요.. 15년이 넘어가는것 같네요..
저는 버스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릅니다..
텍스트적인 상황만 보기엔 애가좀 그런데... 불평불만안하고.. 잘 따라다닌다니.. 그꼬맹이는 그런 상황에 벌써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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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1.15 05:46
만날땐 이 여자가 저런 여자가 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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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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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1.15 08:13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엄마가 아니었다거나.... -
엄마가 아닐껍니다. 엄마라면 절대 그렇게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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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11.15 08:14
혹시 아이 통학 도우미나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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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1.15 22:16
잘 크기만 바래야 겠군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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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1.16 02:56
진짜 엄마가 아닐겁니다...
혹시 계모???
아침부터 유치원 갈 준비를 해야하는데 아이가 떼를 쓰며 준비하지 않으려고 하니 머리도 제대로 못말려주고, 엄마가 아이를 된통 혼내다 보니 모르는 척까지 할 수도 있죠.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참 속상하고도 화가 나는 일 중에 하나가 사람 많은 곳에서 아이가 떼를 쓸때 달래주지 않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며 두고보는게 명백히 교육상 좋은 일임에도, 주변 사람들을 부모를 볼때 '왜 저렇게 애를 울려? 애를 잡네 잡아.' 라는 반응들이 참 많다는 겁니다.
글쓰신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엄마되시는 분이 참 나빠보일 수 있겠지만, 섣불리 예단하여 비난하는 것은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요즘 5-6살 정도면 충분히 자기 스스로 어느 정도는 해나갈 수 있는 나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