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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이 글의 내용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에게 매우 기분이 나쁜 표현을 가득 적고 있습니다. 그러한 글이 읽기 싫으신 분께서는 이 페이지를 닫아주시길 매우 강하게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이번 Ahn.cs의 사퇴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가 사퇴를 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매우 깨끗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퇴를 했기 때문입니다. 즉, 뒤 끝을 남기는 사퇴를 일부러 선택하여 정권교체에 초를 치고 떠났다고 봅니다. Ahn.cs를 좋아하시던 분들께는 매우 거북한 이야기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Ahn.cs의 사퇴 선언의 내용은 '내가 졌다~'가 아닙니다. '그냥 짜증나서 못해먹겠다' 수준의 어린 아이 땡깡에 불과한 것입니다. 도박으로 치면 할 데까지 하고나서 승패를 가른 것이 아닌 한 쪽에서 판을 뒤엎어버린 것입니다. 당연히 뒤엎은 사람이 패배이긴 합니다.


사퇴 내용의 뿌리는 '단일화 협상 내용에 대해 민주당이 내 말을 안들어줬고, 내가 질게 뻔한 방법을 강요하는 단일화 방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게 더러워서 그냥 내가 그만두고 만다'는 것입니다. '단일 후보는 문제인이다'라고 선언을 했지만 내용이 이러기에 '그래 니가 다 해먹어라' 수준의 내용이지 적극적으로 단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도 않고 뒤끝을 한참 남기고 때려 치웠습니다. 이건 X누리당에서 이재오 의원이 그네코 후보에게 태업을 하는 것과 같은 레벨의 '백의종군'에 불과합니다.


정말 단일 후보가 이기길 바란다면 그 과정이 어땠거나 후보 사퇴의 변에서는 '깨끗한 승복'과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Ahn.cs의 사퇴의 변에서는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사퇴'와 '상대방에 대한 애매모호한 지지'뿐입니다. 이것은 Ahn.cs 지지자들에게 매우 잘못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바로 'Ahn.cs는 더러운 음모와 떼쓰기에 진 것이기에 그렇게 더러운 넘에 대한 지지는 알아서 결정해라'는 것입니다. 단일화라는 것은 A라는 후보 지지자가 B라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인데, A 후보가 '제발 B 후보를 지지해주세요~'라고 굽혀도 이탈자가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없는데, 저런 식의 사퇴의 변은 '나는 졌으나 지지 않았다'는 식으로 비쳐 이탈을 하라고 부추기는 셈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사퇴의 변은 자신의 권토중래(다음 대선)를 위해서는 조금은 나을 수도 있습니다. Ahn.cs 입장에서는 패배했을 때 차기를 노린다면 '나는 몸을 뺐으나 지지는 않았다'라고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지지자 이탈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야권 단일 후보를 약화시키는 것이 자신에게는 개인적으로 더 유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정권 하에서 여권 후보로 나올 때보다 그네코 대통령 정권 하에서 야권 후보로 나오는 것이 훨씬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X누리당에 비해 과거부터 고정적인 지지층이 10%정도는 적을 뿐더러, 여당은 어떤 정권이라도 정권 말에는 심판론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문재인 정권하에서 X누리당 후보로 나오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굴러 들어온 돌이 X누리당이라는 굳건하고 자기 이익에 충실한 사람들의 조직을 장악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즉, Ahn.cs는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을 어떤 식으로든 약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차기 도전에 훨씬 유리합니다. 그러한 계산이 사퇴의 변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완패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와 애매모호한 지지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대선은 접전을 예상할 수 있지만, Ahn.cs가 지지자들에게 '나는 그만두지만 심정적으로 진건 아니니 알아서 판단하시오'라는 사인을 던져준 이상 적지 않은 사람들이 X누리당 지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남은 기간동안 X누리당이 뒤집힐만한 어떠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대선은 그네코 후보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Ahn.cs는 매우 더러운 방법(후보는 사퇴하되 깔끔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퇴)으로 사퇴하여 야권 후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그것을 활용해 차기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덤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은 그리 비난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선거에서 지면 그것은 문재인 진영(민주당) 잘못이지 자기 잘못은 아니니 말입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Ahn.cs가 후보가 된 뒤 표현한 것은 사실 엘리트주의를 비롯한 선민사상과 종전 정치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 그리고 타협에 대한 거부감뿐이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잘난 엘리트가 제멋대로 하기 위해 떼를 쓰는 모습'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패배 인정이 아닌 적진 후퇴 성격의 후보 사퇴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참으로 멋진 노블리스 오블리주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제가 Ahn.cs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적어봅니다. 앞에서도 적었지만 Ahn.cs의 정치적인 사고 방식은 일방적이며 타협을 모르며 정치인이 아닌 정치 시스템 그 자체를 혐오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는 일베에 가득한 극우 잉여(?)들과 '적대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합니다. 우리나라의 넷우익들의 마인드를 짧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왠지 모르지만 정치판은 썩었고, 어떠한 정권이 들어와도 내가 잉여인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잉여인 나는 세상에 불만이 너무나 많다. 나의 갈 곳이 없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증오의 정치로 대행해주는 X누리당을 지지한다.'


대충 네오 나치가 생각할법한 마인드(정치에 대한 혐오, 자신의 처지를 전부 사회탓으로 돌리는 일방적인 분노, 그러한 분노를 대행해주는 증오 정치에 대한 동경)가 우리나라 넷우익들의 사고 방식이자 X누리당을 지지하는 에너지입니다. 그들은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하며, 누군가를 편을 갈라 공격하고 남 탓으로 돌리는 데 매우 익숙한 X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Ahn.cs는 그러한 넷우익과 지금 정치적인 관계는 정 반대지만, 무언가 분노하고 혐오할 것을 찾는 사람들을 지지 세력으로 하는 점에서 적대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합니다. Ahn.cs는 종전 정치 시스템을 '더럽다' 한 마디로 무력화하며, 정치라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넷우익은 정치를 혐오하지만 자신의 화풀이를 대신하여 누군가를 공격하고 뜯어 물기 위해 그 대행자로 X누리당을 선택했습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Ahn.cs는 힌덴부르크 + 괴링처럼 엘리트 주의를 내세우며 정치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메시아로서 비쳐지길 바라고 있고, 넷우익들은 히틀러처럼 무조건적인 강함과 분노의 표출 대상을 찾아주는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에너지는 정치에 대한 혐오입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혐오해야 할 대상일까요? '정치인이 더럽다'와 '정치는 더럽다'라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치는 누군가는 이득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며, 그것을 가장 많은 사람이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설득하는 고도의 시스템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이 세상은 그야말로 힘 센 넘이 다른 진영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깡패들의 천국일 뿐입니다. X누리당은 그러한 시스템을 전부 부정하고 정치인들의 부정행위를 정치 그 자체의 부정으로 덧칠하여 정치 그 자체를 혐오하게 만들었습니다.(물론 그 과정에는 자신들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hn.cs는 그러한 정치 시스템의 붕괴 시도를 반사이익으로 삼아 지지자를 모았습니다. 이 세상의 최소한의 설득과 타협, 조정 시스템을 붕괴시킴으로서 서로 이득을 보려 합니다.


처음부터 엘리트로 시작하여 성공 이외에는 해본 적이 없는, 그래서 제대로 된 실패와 그에 대한 인정을 하기 싫어 '나 하기 싫어~'라고 훼방을 놓고 도망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까요? 해본 것도 없고 해볼 줄도 모르며 갖는 것은 자기 가족과 자기 세력에 대한 비판에 대해 갖는 증오심뿐인 어떤 여인이 대통령이 될 때만큼 위험합니다. 제 멋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으면 화를 내는 조선시대 왕을 다시 여기에 부활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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