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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양보와 사퇴는 종이 한장 차이죠.

안철수가 사퇴한 이유는 누가봐도 여론이 안좋아지는 것과 단일화자살로 인한 부담감이라고 봅니다.

이 와중에 안철수가 기분나쁜 상태에서 사퇴했다는 것은 그의 사퇴연설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 이라는 대목이죠.

연설문에서 단일화 방법으로 의견을 좁히지 못해서 양보하는 의미로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결국 내가 사퇴하고 나서 남은 민주당과 문재인이 하는 정치는 새정치는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왜 이랬을까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의원정족수 줄이는 것에 대해서 선택한 단어인 '조정'의 문제.

2. 가상대결 방식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와 거짓말.

 

이 2가지가 그 여러가지 중에서 제일 큽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SNS및 다음에서 명박철수니 안명박이니 하면서 공격한 것은

깜냥도 안되는 것이고요. 이 2가지가 제일 큽니다.

 

우선 1번의 경우 안철수의 정치적 경험이 부족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단일화토론을 봤는데 보는 내내 안철수는 너무 정치를 순수하게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비례대표 및 지역구, 의원정족수 조정" 이라는 문구에 대해서 안철수는

 

조정은 현상유지는 아니니 + 나 -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고

본인은 계속해서 의원정족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을 해왔으니 + 는 아니지 않느냐?

 

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조정이라는 단어를 본인이 지시한 것이라고 하면서

 

조정은 현상유지만 아니면 되는 것이니 의원수는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 지역구만 바꿔도 조정아니냐?

 

라고 말을 했죠. 게다가 하나 더 붙여서 이 문제에 대해서

 

누가 되든 단일화 되는 사람 맘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식으로 너무 본심까지 꺼내버렸습니다.

한마디로 공동선언문 작성시 조정이라고 단어를 잡으라고 지시한 것은

법조인의 경험과 정치인의 경험을 모두 꺼내서 일단 선언문은 작성시 민감한 문제를 겉보기에는 안철수가 원하는 대로 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내 맘대로도 할 수 있는 식으로 노련함을 발휘했음을 밝혀버린 것이죠.

안철수 입장에선 기만을 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2번째 문제는 바로 단일화 방식이 합의가 안되고 사퇴까지 가는 과정입니다.

안철수의 순진함이 뭍어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해 질수록 조정조정을 거듭하다고 최종적으로

안측은 문측에 가상대결 방식을 포함한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문측에 의해서 거부되고 칵테일 조사방식이 시민사회단체라는 이름이 붙은 쪽에서 튀어나왔죠.

문제는 이 가상대결방식을 민주당이 거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안측에서는 이 가상대결방식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민주당의 김진표와 유시민의 선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당에서 유시민과 이 방식으로 단일화를 했었으니 본인과도 당연히 해줄거라고 믿었던 것이죠.

그런데 민주당 측은 이 안을 거절합니다. 그러면서 1가지 거짓말을 합니다.

유시민이 이 방식을 제시해서 자기들이 받아들여줬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에는 우리도 이 방식못하겠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 게 거짓입니다.

무슨 얘긴가 하면 이 가상대결방식은 아시다시피 단일화에서 지지하는 후보의 승리를 위해서

단일화에서 배제되는 적후보(김진표vs유시민 시절에는 김문수고요, 이번에는 박근혜죠)에게 2표를 줘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유시민 후보는 당시 이 문제에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민주당과 김진표 측에서 가상대결을 끝까지 주장해서 받아준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뻔뻔하고 태연작약하게 거짓말을 해버린 것이죠.

재밌는 것은 이런 부분을 민주당 지지자들도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인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가상대결을 제시한 안철수는

민주당 지지자들과 민주층이 두터운 커뮤니티에서 대차게 까였습니다.

하지만 정치판이 얼마나 좁은데, 이런 거짓말은 오래 못갑니다.

실제로 유시민은 안철수 사퇴 후 이런 민주당의 거짓을 꼬집는 글을 기재했습니다.

뭐 민주당같은 거대정당이 유시민의 말에 눈이나 깜짝 하겠습니까만 유시민은 할 말은 하는 사람이니까요.

안철수 측도 사퇴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고 봅니다. 실제로 22일 11시가 바로 그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안철수씨가 사퇴하려고

했는데 안캠에서 나서서 만류한 시점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럼 안철수는 기분나쁘더라도 대의가 있는데 왜 이런 방식으로 사퇴를 하였을까요?

우선 안철수는 누누희 밝혔지만 이번 대선에서 지더라도, 또는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빠지더라도 본인의 정치생명이 끝이 아님을

강조해왔습니다. 정치계속하겠다 이말이죠.

이것을 베이스로 삼아서 스토리라인을 잡아보겠습니다. 개인적 추측이 많지만 현실정치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이런 방식의 사퇴를 가는데 이정도 생각은 있었다고 봅니다.

 

우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안철수의 이런 사퇴는 그 후에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로부터 계속 대차게 까일겁니다.

안된다면? 기회가 되죠.

대한민국 정치사상 대선에 나갔다가 떨어진 후보가 바로 정치일선에 복귀하는 경우는 이제껏 한 번도 없었습니다.

별 핑계를 다 대던가 아니면 아예 해외유학이라는 명분까지 달아가면서 정치판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해당 후보의 직계라인도 마찬가지죠.

현재 재밌는 점은 직계라인 뿐 아니라 이해찬, 박지원, 김한길 및 수장급들도 대한민국 현정치에서 배제되었다는 겁니다.

그럼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떨어지면 민주당 포함한 야권 전체에서는 어떤 바람이 불까요?

정치일선에서 이해찬, 박지원, 김한길 등등 네임벨류되는 사람들과 대선에서 떨어진 문재인은 배제가 되겠죠.

그럼 그정도의 이름값을 가지고 남아있을 사람이 누굴까요?

바로 안철수가 됩니다.

안철수는 그 때 이제 야권의 큰 등불, 희망 중 하나가 되는 것이죠. 거의 유일무이하게요.

게다가 새정치도 미뤄졌다고 주장했고 문재인이 떨어지면 역시 구태는 안된다면서 치고 나오기도 좋죠.

사퇴는 사퇴지만 단일화는 해줬다는 명분도 있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는 니가 그런 방식으로 사퇴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거야라면서 까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 바닥의 생리상 그 명분때문에 시민사회단체와 야권 일부로부터 지지세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전 그래서 사퇴를 통한 단일화와 새정치가 미뤄졌다는 표현등은

문재인이 졌을 경우에 정치적으로 크게 살아나기 위한 한가지 포석이라고 봅니다.

 

결국 이번 게임은 정치인 문재인과 거대정당 민주당이 조직이 없는 안철수를 어르고 빰쳐서 이겼다고 봅니다.

너무 쉽게 보도자료, 관계자기사, SNS및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통큰형님 이미지를 구축했고

안철수는 그에 반해서 그런 쪽에서 너무 서툴렀죠.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도 배운바가 크기에 자신이 원하는 새정치(이게 도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를 하기 위해서

2발 나아갈 포석도 깔아뒀다고 봅니다.

 

이상 하도 심심해서 분석해본 안철수 사퇴 이유와 향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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