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까지는 사실 아닙니다만, 그 탓을 '나베르 즐'에 둡니다. 정확히는 '작은 지식의 상품화'를 가장 앞장선 것이 나베르 즐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인터넷이나 PC통신에서 글을 올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그 답을 하는 사람들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선의로 한다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또한 선의로 하는 일이기에 선의를 일으킬 수 없는 무례함은 답변을 받을 수 없는 요인이 된다는 점 역시 충분히 이성적으로 깨닫고 있었습니다. 물론 청소년이나 어린이층이 상대적으로 적어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세대가 많았다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 시절의 질문 글은 최대한 답해줄 사람들이 적은 에너지로,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도록 나름대로 질문자들이 노력하였고,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을지라도 답변이 없음 또는 냉정한 반응을 겪으며 각 커뮤니티의 특성에 맞게 어떻게 질문을 올려야 하는지 경험을 쌓아 그에 맞는 질문 형식을 몸에 익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즐은 지식을 무료 봉사가 아닌 보상을 받는 댓가로 해야 하는 서비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내공'과 '해피빈'이라는 물건입니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그 돈에 상응하는 서비스와 친절을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질문이 소설에서 스승을 찾아 나선 사람이 가르침을 얻을 때 하던 자세와 비슷하다면 네이버 즐 이후에는 '나는 네개 내공을 줄테니 너는 내가 바라는 것을 반드시 내놓아라'는 거래 형식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내공을 주면 땡이라는 생각은 질문자의 예의를 밥말아먹게 만들었고, 그것은 네이버 즐같은 지식 거래 사이트가 아닌 전통적인 무료 봉사 형식의 커뮤니티에서도 질문자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의를 밥말아먹는 사례는 늘 이레귤러 형식으로 나오는 법이지만, 질문하는 사람이 뻔뻔해진 세상이 이렇게까지 널리 퍼진 것은 네이버 즐같은 지식에 대한 보상을 내세우는 사이트가 크게 유행하면서부터라고 봅니다.


그러한 사이트들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이 KPUG처럼 지식에 대해 어떠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 커뮤니티, 그리고 리눅스 진영처럼 'RTFM'과 'DIY'를 강조하는 곳입니다. KPUG가 입는 피해는 아래에 많은 분들이 적어주셨기에,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알 것이기에 또 적는 것이 자원 낭비이고, 리눅스 진영의 경우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해보지도 않은 사람의 무례한 질문에 대해 무시하거나 '설명서부터 읽어'라는 답에 '이런 쓰레기같은 OS가 다있어~'라는 침뱉기가 이어집니다.


KPUG에 NHN에 근무하는 분이 계실지 안계실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저 회사를 매우 싫어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의 질적 저하를 스스로 앞장서거나 방치하는 일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여 자신들은 돈을 벌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모델을 따르지 않는 진영까지 피해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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