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겪은 가장 큰 고통
2012.12.03 22:09
지난 토요일 여유롭게 아들 책상 사러 가구점에서 어슬렁 거렸지요.
살살 배가 아프네요.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게? 아프더군요. 아랫배 저 깊숙한 곳,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는 아픔.
화장실에 갔습니다. 좀 있으면 없어지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그런데 다시 또 아프네요. 다시 화장실행.. 그러나 분명 장과는 상관 없는 심연의 고통 입니다.
아내에게 말 하고 다같이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점점 심해지는 고통. 나는 잠시 차에서 쉬겠다고 하고 아내랑 아이만 다른 가구점에
들여 보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쓰나미 처럼 고통이 밀려오는군요. 차 안에서 으악으악 소리 지르며 아내에게 전화... 5번을 전화 해도
받질 않습니다. 문자를 남겼더니 잠시 후 전화가 오네요. 아내와 아들이 달려왔습니다. 5분이 한시간 처럼 느껴지더군요.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생각에 맹장이 터진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속으로는 '아싸 맹장 터지면 며칠 직장 안 가도 되겠다' 였습니다. ㅎ
응급실에 눕는 순간부터 평생 잊지 못할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더군요. 거의 쇼크 직전까지 간 것 같습니다. ㅡㅡ
엉덩이에 진통제 맞고, 링겔에 다시 진통제를 놓더군요. 그래도 전혀 사라지지 않는 고통..
거의 혼수상태로 CT와 엑스레이를 찍은 것 같습니다. 침도 질질 흘리며..ㅡㅡ
진통제 때문인지 점점 고통이 사그라 들 즈음..의사 왈 요로결석이라는군요. 다른 병원을 소개 해 줄테니 시술을 받으라고..
쇄석술이라는 시술을 받고(신장에 있는 돌에 충격을 가해 요로로 나오게 하는..) 귀가.
의사 왈 인간이 겪는 3대 자연 고통 중 하나라는 군요. 아줌마 환자들도 가끔 오는데 산고보다 더 심하다고들 말한다는....ㅎ
신기한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그냥 아프기만 하답니다. 발생 원인은 너무 다양해 정확히 규명할 수는 없다는군요.
비뇨기 계통에서는 제일 흔한 증상이라는것도 알았네요.
덕분에 난생 첨으로 응급실, 비뇨기과 두 군데를 가봤네요. 거기다 죽어도 잊지 못할 기분 나쁜 고통까지. 아쉬운건 쇄석술 하고
하루 이틀 있으면 몸이 괜찮아 진다는 아쉬움.....ㅎ
정리 해 보면,
- 아랫배 깊숙한 곳에 마치 누군가로부터 온 힘을 다해 걷어 차인 것 같은 고통이 밀려 온다면(주로 왼 or 오른 한 쪽 배가 아픔)
-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로 가서 진통제를 맞은 후 CT or 엑스레이를 찍고
- 쇄석술을 받은 후
- 일주일 이내의 진통제+위장약을 처방 받고
-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시며 돌 가루가 빠지길 기다리라.
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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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밀리언
12.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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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무
12.03 22:23
고생하셨네요, 저도 겪어보았기에 그 고통 잘알아요~ ^^ 저는 새벽2시에 통증이와서 몇일 고생했지요..
제가 느꼈던 통증의 표현은 양손을 등쪽에서 집어넣어서 콩팥을 쥐어 터뜨리는 것 같았어요~ ^^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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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12.03 22:37
고생 하셨습니다... 그 요로결석 치료 하는거 보면 진동으로 돌을 부수던데... ㅜ.ㅜ 빨리 회복하셔서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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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ertolee
12.03 23:28
저도 태어나서 그런 고통은 처음이었습니다. 치통도 참았었는데 요로결석은 참을 수 없더군요. 데굴데굴 구르게 됩니다. 응급실에서도 일종의 마약주사를 놓아주는데 효과가 없어 보통 처방의 2배를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결석 크기가 작아서 그저 맥주나 마시라는 치료법(?)을 듣고 퇴원했습니다. 말씀대로 주변에서 흔히 겪게 되는 증상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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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들으면 괜히 무섭습니다. 언젠가 저도 겪을 고통인 것 같아서.
예방법은 없나요? 아무나 다 걸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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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왈, 원인이 불문명하니(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원인이 너무 다양해서 일반화 할 수 없음) 평소 육류섭취 줄이고, 운동하고, 오렌지 같은 과일 많이 먹으면 된다는데 사실 별다른 방법은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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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2.04 00:50
큰 병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
왕초보
12.04 03:12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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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12.04 10:18
요로결석..... 엄청나게 아픈 질환이죠.
이거 응급입니다.
누가 척추 접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전에 응급실 당직할때면 한주에 한분씩은 오십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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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12.04 10:51
흐미~ 무셔~
담낭 염증 고통과는 비교가 안되겠구만요.
(뭐... 응급실 실려가는건 마찬가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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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2.04 11:42
역시 맥주를 마셔야 하는 군요.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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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12.04 11:45
아프긴 합니다..만.. 그래도 끝이 있는 통증이라. 어느 한순간 씻은듯 사라지는 통증. 희안하지요.
고생하셨네요.. 물 많이 마시는게 도움이 된다라고 하더군요.
요로결석이 저...................................................엉말 아프다고 하더군요...
빠른시간에 나으셔서 다행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