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나를 놀래킨 녀석...
2012.12.04 02:14
쓰레기 수거가 매주 월요일 오전이라, 보통 음식물 쓰레기를 잘 봉해서 차고에 넣어 두는데
하루는 깜빡하고 뒷마당에 쓰레기 봉투를 그냥 놔뒀습니다.
뒷마당에 쓰레기 봉투를 방치했던 걸 깨닫고 차고로 옮기려는데, 봉투 옆구리가 뜯겨져 있고
파인애플 껍질이 옆으로 나와있더군요. 우린 파인애플 사다먹고 버린적이 없는데...
이상해서 파인애플 껍질을 가까이 보니... 뜨악... 그건 다름 아닌 주먹만한 고슴도치...
야생 고슴도치가 쓰레기 봉투를 헤집고 먹을 걸 찾고 있었네요.
너무 놀래서 카메라를 찾으려고 집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니 이미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어제 저녁, 다시 뒷마당을 무심코 보는데 파인애플 껍질이 잔디밭 한 가운데 똭!!
아이폰들고 잽싸게 뛰어나가서 찍었습니다. 이틀전에 나타났던 놈보다 큰 것이 어미인 것 같은데,
추워지는 겨울에 먹을 걸 찾아서 또 마당 한가운데까지 나온듯 싶네요.
포도를 두세알 던져줬는데 플래쉬에 놀래서 그런지 종종 걸음으로 도망가버렸습니다.
아무래도 마당 한구석 땅속에 한 가족이 사는 것 같은데, 과일들 좀 놔줘야 될까봐요.
요 두번째 놈을 발견했을때 발로 툭툭 건드려봤는데, 전혀 가시를 세우지 않더라구요.
동물의 왕국 TV에서 봤을땐 고슴도치들이 가시를 어마어마하게 세우던데...
참고로 여긴 영국이고 주인없는 야생 고슴도치가 분명한데, 한국 애완동물 샾같은데서 파는 애완용 고슴도치랑 똑같이 생겼더군요.
가시를 안 세우는 것을 보면 애완용이었다가 도망간 넘이 아닌가 합니다. 데려다가 집안에서 키우지 않으면 이번 겨울을 못 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