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그리고 안정. (현실정치도 이렇게 될지..)
2012.12.09 00:04
왕십리 소재 모 남(男)대는 전통적으로 NL의 색이 강한 총학생회가 선출되어 왔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중반즈음 잠시 일반학생이 주축이 되는 총학생회가 몇 번 선출되었고요.
이 시기동안 일반학생들의 큰 노력으로 총학생회가 상당부분 개선됐습니다.
회계사 졸업선배님께 조언을 얻어, 회계시스템을 새로 구성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2011년에 슬그머니.. 수상한 총학이 들어옵니다.
총학선거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과 뉴라이트(당시에는 일반학생인줄 알았음)가 각기 후보를 낸 것입니다.
선거는 파행의 파행을 거듭해, 극적으로 뉴라이트 세력이 총학생회장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2011년 3월의 일입니다.
2012년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과 일반학생이 각기 후보를 냈습니다.
일반학생이 유리한 단과대의 투표함이 훼손되는 사태가 발발했고, 이미 민주노동당에 장악당한 대학선관위는 투표함 유효처리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장악한 의결권을 무기로, 학생회칙을 변경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승리로 이끕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네거티브로 인해 지난 2011년 총학이 뉴라이트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뉴라이트 학생회는 공약의 질, 공약이행률, 공약이행의 질, 학생복지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선 두 가지의 가치가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일 정말 잘 했는데" "그런데 뉴라이트라니"
하지만 이놈들.. 민주노동당놈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득만 취합니다.
그 많은 운영경비는 어디로 나갔는지.. 지난 1년간 학생회는 현수막만 걸었습니다. "앞으로 잘 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공약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되는 것"만 이행했습니다.
뉴라이트 총학은 운영비를 절감해서 저소득 계층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학교 전산을 통한 지급)
총학 운영비를 깎아서 저소득층 장학금을 지급한다.. 뉴라이트라도 일은 정말 잘 했습니다.
그것 외에도 학교에서 소소하게 진행하는 작은 이벤트가 여럿 있는데, 매번 아주 세심하게 잘 진행했습니다.
"역대 가장 일 잘한 총학"이라는 타이틀은 괜히 붙은게 아니니까요.
반면 민주노동당은 아주 개판이고요. 일 안합니다. 그냥 돈 지네들이 다 헤쳐먹는듯 해요.
물론 둘 다 정치색이 극단적이라는 이유로 마음에 안듭니다.
아무튼 작년에, 뉴라이트 총학의 총학생회장 핸드폰번호를 저장해 두고
프로필을 좀 장기적으로 관찰했습니다.
1년 조금 넘었을까요, 드디어 이놈이 본모습을 드러내더군요.
"뉴라이트 강연 포스터"를 카톡 프로필로 해 둔 것입니다.
그리고 이놈, 39대 총학생회장 정현호는 이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ㅗ
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안정"
극과 극으로 치닫다 보면, 언젠가는 (잠시라 할지라도) 안정기가 오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총학은 제가 소속된 학부에서 나왔습니다.
뉴라이트도 아니고, 민주노동도 아닙니다.
오래 보아온 선배인 만큼, 뉴라이트나 민주노동당인건 아니라 확신합니다.
다시 일반 학생으로 구성된 총학생회가 설립된 거죠.
제대로 된 총학생회를 선출해 주고 학교를 떠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ps. 이번엔 민주노동당이 돈을 많이 안 준것 같더군요. 그쪽 세력이 돈 없어서 빌빌거리는 모습 많이 보였습니다.
뉴라이트때도 그랬고, 민주노동당때도 그랬고, 결국 선거는 돈빨이 강하게 먹히는듯 하네요.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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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
12.0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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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12.09 01:36
학생회가 너무 더러우면 오히려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더 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총학이 너무 더러우면..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운동을 하려는 학생도, 결국 학내정치운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여럿 보았습니다.
이번 민주노동당원 총학은 의결권 확보를 위해 페이퍼 중앙동아리를 설립했고 자신에게 불리한 단과대의 투표함을 훼손했습니다.
또한 투표율이 50% 미만이라서 개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정상 투표일 경우 투표율은 훨씬 높으나, 투표 파행으로 치달으며 학생들이 투표를 거부해서 낮은 투표율이 나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거가 무효가 되는 것이 맞는데,
민주노동당원으로 장악된 대학선관위에서 학생회칙의 선거시행세칙을 변경했습니다.
투표율이 49% 정도가 나왔는데요, "유권자수 산정 규칙을 변경"해서 투표율을 50%로 높였습니다.
단과대 투표함이 훼손되었는데요, 상관없다며 다수결로 개표 진행했습니다.
모두 녹취록 남아 있고요.(음성녹음 및 문서 모두)
당시 난리가 정말 많이 났습니다. 하루하루가 무슨 판타지였어요;
그런데 결국엔 민주노동당원이 장악을 해버렸습니다.
이 시기에 정치 혐오증을 다들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식의 혐오증을요.
강력하게 저항했지만, 결국 힘에 눌렸거든요. 너무 비참하게 짓밟혔습니다. 일반학생들의 패배는 아주 처참했습니다.
일반학생들이 이러한 부조리를 알리고자 대자보를 붙이고 전단지를 돌리고 하면,
붙인 대자보는 곧 민주노동당원들(학교 학생이 아닌.. 당원들...)이 떼어갑니다.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학생은.. 폭력으로 제압합니다. 경찰도 왔었습니다.
그 후 민주노동당원은 학내에서 술파티를 했고요.
전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인 정치색을 갖는 총학은 앞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의 정치 혐오증을 증대시킬 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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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12.09 01:10
제가 에스비님 학교의 소속은 아니지만, NL 계열 학생회는 정말 너무 했습니다. 외부자인 제가 봐도 그 사람들은 학생의 대표가 아니라, NL 계열의 일꾼을 선발하고 NL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키우기 위한 스펙 쌓기 정도로만 일 했죠.
외대 학생커뮤니티가 NL 계열의 양성소라는 소문 못지 않게 에스비님 학교 학생회도 그런 쪽으로 많이 엮었는데... 이제는 부디 제대로 되길 빕니다.
Ps. 정현호 씨는 개인적으로 뵌 적이 있는데... 뉴라이트쪽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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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12.09 01:41
지난 민노당원이 유독 유별난 놈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요 일간지 기자도 알더군요. -_-;
뭐 진짜 지독한 놈이긴 했죠. 임기 내에 전국 NL 집회를 학교에서 안 한 것 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정현호씨는 그간 뉴라이트설이 근근히 돌긴 했는데, 밝혀진게 올해 초였습니다.
그래도 일을 너무 잘해서 설마..했는데, 카톡 프로필로 뉴라이트 강연회 홍보하는거 보고 확신하게 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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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12.09 01:46
흐흐... 대신 저희 학교에서 하려다가 학교 당국에서 금지를 시켰더랬지요.
이것 때문에 뭐 이래저래 말이 많았는데, 학교 커뮤니티가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보니 그쪽의 말은 그냥 흘러가버렸습니다.
정현호 씨는 그쪽으로 나가시려나봅니다. 확실히 뉴라이트쪽 라인에 총학생회장 출신 라인이 없긴 했네요.
NL은 유명했고, 민주당 쪽은 저희 학교서도 연줄이 있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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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12.09 07:44
ㅗ는 오타시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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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09 09:32
역사를 보면 훨씬 더 웃기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이정도를 가지고.
419때 하루전 고려대생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 중 하나인 이*끼씨는 이미 군부독재의 주구가 되어 원로가 되어 계시고. 629사기선언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씨가 목숨걸고 지켜주었던 박종*씨 역시 군부독재당에 투신하고 있고. 그 고문치사 축소은폐사건을 밝히는데 공헌했다고 거짓말치는 안상*씨가 군부독재당에 있는 것은 뭐 전혀 이상하지도 않지요. 고문 기술자 이근*은 또 어떻고요. 거기다 희대의 살인마 전*환이는 이제 단돈 29만원밖에 없는 재산이 곧 엄청나게 불어나도 아무도 뭐라할 수도 없다고 하고.
원수는 사랑해야 한다지만.. 귀신이 뭘 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듯. 엄한 사람만 잡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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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긋*
12.09 15:19
4.19 전날 고대생을 설득시켜서 해산시킨 인물이 당시 고대생들이 존경하지마지 않았던 사쿠라 이철*씨죠. ㅋㅋㅋ 이 인간이 유신말기 박정희와 나누었던 청와대 밀담이 아직도 공개가 안된걸로 압니다. -
냉소
12.09 11:13
그런데 게시물에 거론된 인물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
뉴라이트인데 일을 잘해서 ?
뉴라이트인 걸 밝히지 않고 학생회장 해서 ?
일 잘해서 호감 있었는데 알고보니 뉴라이트라서 ?
일 잘해서 이미지 좋았는데 새누리당 지지해서 ?
솔직히 저는 포인트를 잘 못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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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12.09 13:51
뉴라이트인데 뉴라이트가 아니라 일반학생이라 속인 점이 문제입니다.
수차례 학내언론 및 공청회(녹취 있음)를 통해 뉴라이트가 아니며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놓고 오세훈 초청하고 오세훈 지지하기도 했지만 사소한거니 넘어가고..
선거때 본인이 뉴라이트임을 밝혔으면 당선조차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총학이 정치색을 띌 수 있다고는 생각해도 NL이나 뉴라이트와 같이 극단적 정치계파는 원하지 않는게 일반적입니다.
요약하면 뉴라이트인데 아니라 속이고 뽑아놨더니 속인것이더라. 그런데 일은 아주 잘 했다. 입니다.
임종석이 총학생회장하던 시절을 보낸 사람입니다.
당시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운동하던 사람들이 많은 희생을 해서 임종석을 보호하고 대신 잡혀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임종석은 학생운동을 해서 이름을 알린 결과 국회의원도 되고 제 먹고 살 길 찾았지만 정말 임종석을 지키기 위해서 고생하던 다른 많은 사람들은 대학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얻은 것이 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0년대 중반 정치권과 상관없는 학생회가 가능했던 건 그 당시가 민주화가 많이 이루어진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 학생회가 정치권과 아무 상관없이 정말 학생을 위한 학생회가 되려면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어야죠.
지금처럼 사회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은 시기에 그런 불의를 보고도 젊은 혈기가 끓어오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학생운동을 이용해서 자기출세의 도구로 삼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건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 있을 겁니다.
다만 사회가 부조리한데도 젊은 학생들조차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학생운동이란 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