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펀치를 맞다. 그리고 몇 대 더....
2012.12.17 08:42
지난 일요일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요.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이번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포항지역 노무현 재단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피곤한 상태였지만,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께서 홀로 경주까지 다녀 오실 수 없었기에 기사 노릇을 하며 모시고 다녀오게 되었었죠.) 경상도 지역에서 태어나 자라고 현재 거주하고 계신 친인척분들인지라 정치 얘기가 빠질 수 없었는데요. 그중에 저를 지목하여 거론된 이야기가 몇 가지 있어요.
첫번째 펀치 : 너 전화번호 지난번에 얘기 한 아가씨 집에 알려 주었으니 연락오면 만나서 결혼하도록 노력해라.
소개해 주는 여성분들이 너무 제 기준에 맞지 않아 만남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네요. 종교관이 너무 다르거나 정치관이 다르거나 속된말로 보슬아치에 속하는 여성분들.... 전혀 얼굴조차 알고 싶지 않는 조건들을 가진 그녀들을 소개하면서 제 눈이 높다고 야단이네요. 그런 여성을 상전으로 모시고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지금처럼 독신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네요.
두번째 펀치 : 딴 생각하지 말고 박근혜 찍어야지 누굴 찍겠다는 거냐. 무조건 박근혜 찍어라. 아니면 연을 끊어라.
이건 설명을 생략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요. 대통령 선거를 지역 통장이나 시장쯤 뽑는 건 줄 아나 봅니다. 다른 사람 뽑으면 이 지역의 발전은 없으니 무조건 이 지역의 발전을 계속 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거나... 박정희의 원수를 갚게 해 주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어떤 설명으로도 그들을 이해시키는 건 불가능하고 그들의 신뢰는 종교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세번째 펀치 : 사진 찍으러 다니고, 장애인들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봉사활동하는 거 당장 그만 둬라.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세상을 다시 보게 된 것이 장애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부터였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함께 장애 체험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처음엔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요리라던가 힘으로 하는 것들을 주로 했었지만 컴퓨터와 각종 기구들을 다루게 되면서 여러방면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중에 사진은 취미 활동이기도 하면서 봉사활동을 겸할 수 있어 최근들어 열심히 배우고 제가 필요한 곳에서 도움을 주고 있죠. 그런데 그 모든 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네요. 오직 결혼에만 전념하라는 명령이에요. 마치 결혼이 인생의 최종 목표이고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사명인 것 처럼...
그외에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 (제 차에 노무현 재단 스티커가 커다랗게 앞뒤로 붙어 있어요. 회원기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구요.) 연봉이 자신들의 아들보다 더 적다느니... 학력이 너무 짧다느니... 실업계를 나왔기 때문에 그 정도밖에 안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에휴...) 더 길게 적었으나 너무 구질구질 한 듯 싶어. 대폭 삭제하고 요점만 적어 봤어요. 참으로 답답하네요.
코멘트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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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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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2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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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12.17 09:04
힘내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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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23
견뎌야죠. 감사합니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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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12.17 09:14
친척들의 말씀을 다 귀담아 듣기는 어렵지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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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24
편향된 사고로 고정된 분들이라 어쩔 수 없네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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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바람소리
12.17 09:15
글쓴이님 주변 연로하신 분들도 마찬가지시군요..^^;; 하여간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애가 되고 꽁하고 아전인수격인 부분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저두 얼마전 시제에서 하도 이상한 분위기로 흐르기에 걍 포기하고 나왔더랬죠. 보탤것도 목소리 내서 얘기할 것도 없더라구요. 우리가 나이먹으면서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봅니다.. 기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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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26
이쪽 동네의 문제는 나이 드신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생각도 똑같다는 것이 문제더라구요.
부모세대로 부터 배운 것이 그러해서인지 젊은세대들도 변화를 두려워더군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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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완전 TK인데도 "빨갱이"라는 얘기 들어요
"빨갱이" "빨갱이" 참 재미있어요
대신 이번에 어머니는 거의 넘어오신거 같긴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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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27
저야 오래전부터 빨갱이였으니까요.
작장생활도... 친구들 모임에서도... 가족 모임에서도...
경상도에서 한나라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네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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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12.17 10:05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쉬운 길입니다. 그냥 생각없이 따라가면 됩니다.
친척분들이 뒤통수 치겠습니까?
그분들 눈과 생각의 울타리에서는 그게 가장 좋은 겁니다.
그 시선과 생각을 벗어나서 생활하는 게 힘드실 겁니다. 하지만 그 길에 보람이 있으시다면 꾸준히 가시도록 하십시요. 결국은 보람대로 가십시요. 그게 설령 잘못되었더라도 후회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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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0
가족과... 친지들과... 이곳의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진다고 해도 지금의 제 길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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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12.17 10:19
이럴때는 외국에 살고 있는 제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이쪽 시민권 취득 후 이번 투표 선거권이 없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어려운 역경 속에 고뇌하시지만 뜻을 굽히지 않으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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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1
차라리 이곳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멀리 떠나고 싶네요.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으로... 문명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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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12.17 10:26
^^ 저도 포항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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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1
네.. 포항이 좀 그런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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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12.17 10:26
아참....이번에 투표하셔야죠 ^^
(꽤 중의법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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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2
네.. 이번에 투표 할 꺼에요.
중의법 맞죠? 이번에... 투표...
항상 투표는 해 왔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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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예요. 이 난관을 뚫고 문재인 씨가 대통령 된다면 대단한 거죠...
맑은샛별님, 길을 아주 잘 가고 계십니다. 남을 도우며 사는 거 쉽지 않은 건데 폄하하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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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4
내 인생의 목표는 내가 세우는 것이고 그 방향으로 가는 것도 내 몫이니까요.
누가 뭐라해도 내 길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기에 굽히지는 않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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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12.17 12:11
힘내세요. 그게 이 쪽 경상도 지방 나이드신 분들에겐 거의 광신도적 사고이더군요. 전 부산입니다.
군사독재 정권의 지방색 나누기 폐해가 정말 심각하더군요. 새누리말고는 다 경상도에 해가 된다고 하는 게 근본적 사고입니다.
어머님은 겨우 설득하였는 데 공무원을 지낸 조선일보 30년 구독자이신 장인,장모님은 처가 말리더군요.
전체국민 교육수준이 여기만큼만 올라가면 지금 한창 문재인이냐 이정희냐로 뜨거울텐데요.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 기대합니다. -
맑은샛별
12.17 18:35
반드시 바꿔야죠. 그런날이 올꺼라 믿어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진정한 민주주의를 보고 싶은데...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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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집 식구들과는 정치의 '정' 자도 언급을 안합니다.
다들 좋은 분들이시지만, 정치색은 ㅎㄷㄷㄷㄷ
// 결혼 관련된 부분은 토닥 토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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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6
정치와 종교는 타협이 불가능한 부분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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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제일 큰 펀치는 무관심입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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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6
어쩌면 무관심이 더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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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배
12.17 17:38
다 자식 잘되길 바라는 부모님 맘이라서.....
암튼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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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7 18:37
그렇죠... 하지만 가끔은 답답해요.
무식이 죄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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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모나카
12.17 20:28
힘내십시오. 내 인생은 내가 사는건데요.. 즐겁게 사세요~
저도 어제 아버지께 "빨갱이"소리 들으면서 욕먹었습니다.
박정희가 남로당원이었다고.. 했더니 그건 너희들(?)이 날조한 이야기라고 하시더군요;;
어제 박정희가 만주에서 독립군 때려잡은 얘기했으면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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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8 08:18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는 듯 해요. 경상도에 살면서 정치 이야기를 한다는 건...
지금껏 이상한 놈... 빨갱이... 왠수... 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 왔으니 좀 더 듣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듯 싶네요.
그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닌 내 인생이니... 내 뜻대로 살아야죠.
살다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지언정... 그것도 내 인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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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2.17 23:52
그냥 한쪽 귀로 듣고 다른쪽 귀로 흘러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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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2.18 08:20
제가 청력이 조금 좋지 않아서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집중해서 듣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흘려 듣는 것을 잘 못해요. 들을 때 이미 집중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어도 무시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는 듯 싶네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