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mojito.jpg


시음기라고 폼나게 적지만, 지금 글을 적으며 마시고 있습니다. 아, 안주는 없고 깡술(?)입니다.^^


원래 모히토라는 칵테일은 보드카 또는 화이트럼을 베이스로 하여 라임 또는 라임즙, 그리고 민트(박하)잎, 그리고 탄산수를 섞어 만드는 꽤 단순한 칵테일입니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서 설탕같은 감미료를 첨가합니다. 요즘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라임과 민트잎은 구하기 쉬워졌고, 최악의 경우에도 라임주스는 웬만한 수퍼마켓에서 팔 정도이기에 만들자고 하면 만들기 쉬운 술입니다. 맛은 적당한 단맛(설탕을 넣을 경우)에 상쾌한 청량감이 특징이기에 여름에 마시기 좋고, 당도를 높이면 레이디 킬러 칵테일이 될 수도 있는 잘 들어가는 술입니다.


그걸 칵테일로 매번 만들기 귀찮다는 분들을 위해 내놓은 것이 바카디 모히토 클래식이라는 칵테일 베이스와 이번에 캔 형태로 내놓은 바카디 수퍼리어 모히토입니다. 모히토 클래식은 국내에 공식적으로 팔지도 않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맛을 조금 더 내기 쉽게 한 것에 불과할 뿐 재료는 따로 다 갖춰야 하는 애매모호한 물건입니다. 그에 비해 캔으로 파는 바카디 모히토는 말 그대로 따서 속에 부으면 되는 물건입니다.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면 파는 물건이고, 수입 맥주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기네스보다는 싼 물건입니다.


그러면 이 넘의 맛은 어떨까요? 사실 이게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이 캔의 앞면을 보시면 바카디 물건답지 않게 일본어가 꽤 보입니다. 바카디 모히토라는 표현과 오른쪽 아래의 '알코올 음료'를 가리키는 '술' 표현이 바로 눈에 띄는데, 이것이 함정입니다. 바카디가 일본 한정용으로 내놓은 것을 국내에도 수입한 것일까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카디 모히토를 만든 것은 바카디 본사가 아닙니다. 바로 일본 삿포로 주류입니다. 에반게리온을 장식하는 고급 맥주, Ebitsu(실제 삿포로 주류 본사가 여기에 있고, 과거에 공장도 여기에 있긴 했습니다만.)로 유명한 그 동네에서 만든 술입니다. 럼 그 자체야 바카디 화이트럼을 썼을지는 모르겠으며, 일단 국내 수입은 바카디코리아가 한게 맞지만, 정작 이 술의 뿌리는 바카디 본사와 연관이 적습니다. 일본어로 적힌 내용에서도 이 술의 제조 및 현지 판매원이 삿포로 주류임이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 술은 바카디의 노하우와 전혀 상관 없는, 삿포로 주류의 노하우로 만든 술이 되고 맙니다.


그렇다면 성분은 어떨까요? 일본어로 적힌 성분표를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럼, 당류(무슨 당인지는 모르나, 국내 표기는 설탕으로 되어 있습니다.), 산미료(역시 표기가 없으나 국내 표기는 구연산입니다), 향료(한글 표기만 라임과 민트 천연향료로 되어 있습니다.), 산화방지제(로즈마리 추출물), 황색 4호 색소, 청색 1호 색소


정리하면 이 술은 바카디 럼에다 천연인지 합성인지도 불분명한 라임과 민트 향료를 넣고 설탕에 로즈마리 추출물까지 넣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술이 되고 말았습니다.


맛은 어떨까요? 사실 이 술에서 느껴지는 가장 강한 맛은 알코올과 설탕을 제외하면 바로 로즈마리 향입니다. 여기에 미미한 민트향과 역시 불분명한 라임향이 납니다. 이건 모히토라기보다는 무슨 로즈마리 허브티에 라임과 민트향을 좀 넣고 거기에 설탕을 탄 럼을 섞은 것에 불과합니다. 산뜻한 모히토의 향과 맛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매우 실망할만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이 술은 모히토로서는 NG입니다. 오히려 모히토에 대한 기대를 갖고 계신 분의 환상을 깨버릴 수 있는 대략 좋지 않은 알코올 음료입니다. 모히토 자체는 만들기 어렵지 않은 술인 만큼(민트잎을 사서 짓이겨 즙을 내고, 라임을 즙을 짜거나 라임주스를 섞은 뒤 시중에 파는 칵테일용 탄산수 또는 초정탄산수같은 것을 섞고 화이트럼을 나머지 재료의 1/6정도로 섞어주면 그만입니다. 5분이면 만들 수 있고 재료도 폼나는 바텐더의 것이 필요치 않습니다. 주말에 폼나는 술이 마시고 싶다면 차라리 직접 만들어 드실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건 정말로 NG입니다.


추신: 오랜만에 생활노하우에 연재를 하나 시작할까 합니다. 내용은 별로 삶에 도움이 안되는 제 취미에 대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4] KPUG 2023.08.05 1608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4] 맑은하늘 2018.03.30 24526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34596
29412 저도 질렀습니다. [7] file minkim 06.06 123
29411 오늘도 저는 또 또 또 또 또 이상한 걸 사옵니다 [9] file 바보준용군 06.03 154
29410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건 아니고, 지방 이전에 대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12] 수퍼소닉 06.02 159
29409 연휴 끝나고 북한은 불꽃쇼로, 대한민국 서울시는 재난문자로 놀라게 만드는군요. [9] 해색주 05.31 134
29408 키보드 질르고 싶습니다. [8] 해색주 05.31 107
29407 어쩌다 보니 강남 사모님 기분을 또 즐길것 같슺니다 [7] file 바보준용군 05.31 147
29406 강아지 사진 [7] file 아람이아빠 05.31 114
29405 일본 관련을 싫어해서리... [12] Alphonse 05.28 187
29404 왠만한 것은 다 있는 세상...txt [7] Alphonse 05.27 138
29403 요즘 정말 편하게 쓰는 잇템 입니다 [11] file 바보준용군 05.25 184
29402 특이한 클램프 [7] file Alphonse 05.24 138
29401 요즘은 Custom OS의 세계에 빠져살고 있습니다. [5] 수퍼소닉 05.23 175
29400 청소년 진로 탐색 행사/ 평택시 청소년 센터 / 26일 27일 이번주 입니다. [9] file 맑은하늘 05.23 112
29399 오늘도 저는 이상한걸 또 또 또 또 사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05.21 156
29398 오늘도 전 자꾸 또 또 이상한걸 사옵니다 [4] file 바보준용군 05.20 140
29397 오늘은 제가 멀쩡한걸 사옵니다 [10] file 바보준용군 05.16 207
29396 김동률 신곡 나왔습니다!!! [3] 박영민 05.12 141
29395 오늘도 저는 자꾸 또 이상한걸 사옵니다 [8] file 바보준용군 05.11 173
29394 삼청동 금융연수원 교육 받으러 왔습니다. [8] 해색주 05.11 151
29393 오늘도 저는 이상한걸 자꾸 사옵니다 [7] file 바보준용군 05.10 169

오늘:
157
어제:
579
전체:
15,21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