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155 -오늘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70억분의 1이 가려졌습니다.
2012.12.30 21:08
UFC는 아시는 분은 이제 다 아시는 전세계 에서 가장 큰,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격투 단체입니다.
오늘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경기로 전 해비급 챔피온이었던 케인 벨라스케즈와 현 챔피온인 주니어 도스 산토스 와의 대결이 있었습니다.
---이후 부터 스포이니 원하지 않으시면 읽지 말아주세요---
스포츠 분야 에는 두종류의 천재가 있습니다. 호나우두(브라질) 같이 신에게 부여받은 천부적인 신체능력으로 상대방의 후천적 노력따위 비웃어주는 스타일. 하지만 그런 호나우두도 큰 대회에서는 또다른 종류의 천재 지단을 넘지 못했습니다. 아트사커를 지휘하는 사령관 지단은 신체 능력 보다는 축구의 본질을 꽤뚫어 보며 결정적인 순간에 신의 한 수를 둘 줄 아는 선수였죠.
마찬가지로, 케인벨라스케즈와 산토스도 상반된 천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산토스는 현 종합격투기의 흐름에 역행하는 선수입니다. 킥과 그라운드 기술 없이 양 주먹으로 싸우는 선수이죠. 어찌 보면 동내 막싸움을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바디블로우와 카운터 어퍼를 즐겨 쓰는데, 그때마다 안면이 노출되는 위험이 있지만 눈하나 깜빡 안합니다. 간발의 차이로 본인이 쓰러질 지도 모르는 그러한 경기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즐기는 듯 합니다. 그런 식으로 케인마져 꺾고 챔피언이 되었죠. 강력한 맷집과 체력, 뛰어난 동체시력. 육체적으로는 누구에게 질 것 같지 않은 그런 선수.
더군다나 1차전에서 케인을 1분만에 격침시킨 핵주먹을 가진 선수입니다. 일반적인 선수는 충분히 트라우마가 생길 상황입니다. 팬들과 심지어 전문가들도 산토스가 지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고 했습니다. 그정도로 1차전은 인상은 강렬했고, 케인이 스치기만 해도 KO 당할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 _ -;;
탱크처럼 25분을 밀어부친 케인의 압승이었습니다. 케인은 축구선수 지단 처럼 자기 분야의 본질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인에게는 공포가 없습니다. 증오도 없습니다. 흥분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이 선수가 두려운 겁니다. 어떻게 이기는지 알고 있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듯이 차분하게 자신만의 플레이를 해 나갑니다. 피가 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그런 상황속에서요.
한 분야의 정점에 도달한 자들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과 확신. 저는 그것을 케인의 플레이에서 봅니다.
코멘트 5
-
최강산왕
12.30 22:52
사실 이번 게임에서 케인은 대놓고 태클을 했죠. 지나치게 체려을 소모하는 전략이라서 일반 선수들이 할수있는 시도가 아닌데, 케인은 5라운드 계속 화물차 테클을 시도하더군요. - _ -;;
당연히 지칠수 밖에요.... 이기긴 했는데, 무한테클 보다 로우킥을 섞어주고 더티복싱으로 괴롭혀 줬으면 본인 체력도 세이브할 수 있었들 텐데 말이죠. 그리고 1라운드에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해서 케인의 펀치에 힘이 실리지 못하더군요. 그라운드에서 포지셔닝을 하지못한 것도 지나친 테클시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심폐기능과 바디벨런스로 시종일관 압도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케인의 신체능력 자체가 뛰어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특히 팔의 근력 자체는 산토스보다 밀리는 듯 해요.
PS. 여담이지만, 저는 이번에도 1차전과 같은 전략으로 나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원거리에서 하체 방어에 약하며, 킥이 없은 산토스의 약점을 이용하여, 로우킥으로 산토스의 발을 노리는 방식이요. 1차전의 펀치를 러키펀치라고 봤거든요. 하지만 케인이 쉽고 편한 길 보다는 정석으로 묵지하게 정면 돌파를 하더군요. 뭐 이런 것도 다 자신감의 표현이겠죠.닥돌 테클. 정말 징하더군요. - _ -
-
케퍼거
12.31 02:04
산토스를 응원했는데... ㅠㅠ
-
PointP
12.31 09:56
ㅎㅎ 1+ ㅎㅎ ㅜ.ㅜ
-
김강욱
12.31 11:20
전 윗분들이 더 ㄷ ㄷ ㄷ
저걸 다 분석하고 있엌
오늘 경기 라이브로 봤어요. 헤비급 챔피언전 임에도 라이트헤비급 경기 같은 질긴 스타일의 경기였네요. 다이나믹 하지는 않았지만 경기가 좀 더 진행됐다면 산토스가 살아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벨라스케즈가 지난 1년간 칼을 갈며 많이 산토스를 많이 연구한 것 같습니다. 1라운드 부터 날리는 하반신 태클이 허접 태클인줄 알았는데(벨라스케즈는 대학때부터 유명한 아마 레슬러 출신임), 끊임없이 산토스를 위 아래로 괴롭히니 결국 일방적으로 무너지네요. 산토스를 이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하체 공략=>그라운딩에서 파운딩으로 전환 (이것을 수차례 반복하며 체력을 고갈시키며 판정으로 유도) 인데 이걸 잘 활용한 완벽한 승리였어요.
말씀하신대로 산토스는 특이한 형태의 파이터지요. 타격도 궤적이 큰 편인데다 어깨가 활짝 열려있고, 그리고 보폭도 넓은데 적중률이 굉장히 높고 파괴력도 높은, UFC에 최적화 된 특이한 형태인 것 같습니다. 과거 라이트 헤비급의 척리델 스타일을 헤비급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한 것 같은.. (조금 다른 예이긴 하지만 MMA에서 특이한 형태의 타격가로 이고르 보브찬친 이라는 선수가 있었죠. 효도르가 보브찬친에게 타격 기술을 전수 받은걸로 유명함)
사실 산토스VS벨라의 1차전은 다소간의 럭키펀치성의 승리라는 의견도 있었죠. 다운 후 파운딩에 의한 레프리 스탑도 조금 일찍 선언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하지만 규정상 정확한 펀치가 연속으로 3대 들어갔으니 확실한 패배임). 그러나 이번 경기로 승패가 제대로 갈린 것 같군요. 이번 결과로 UFC CEO인 화이트는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경기를 다음 카드로 성사 시키겠군요. 양자간 경기에 좀더 정당성이 부여된 것 같습니다. 어짜피 오브레임은 도핑테스트에 걸렸기 때문에 이미지도 구겼고, 그 상태에서 챔피언인 산토스와 붙이기엔 너무 좋은 흥행 카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