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차 구정 이브 대란.... 다이나믹했던 오늘 하루의 기록....
2013.02.09 20:18
안녕하세요. 장손에 종손 크리를 보유한 백군입니다.
명절이면 명절마다 1등으로 가서 꼴찌로 올라오는 삶을 산지 어언 30여년
며칠전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복사뼈복합골절 사고를 당하셔서 시골에 못내려 가시고
맞며느리이신 어머니는 아버지 병수발로 서울에 남으셔야 하는 관계로
저와 와이프만 둘이 내려가게 되는 알홈다운 상황이 발발 했습니다.
오늘 새벽 1시 출발 하기로 하고 선물셋트부터 먹을거, 기타 짐등 많은걸 모닝에 꽉꽉 채워넣고 스탠바이!
그리고 야간운전에 앞서 다소간의 취침을 취하고자 자리에 누워 한 30분 지났는데
아버지께 전화가 오더라구요.....
둘째고모네 아들이 BlackStone동 Central대에 다니니 그 애를 데리고 가라.....
모닝은 만차 입니다 -_-
아닌밤에 아버지차로 짐 다 옮겨싣고 네비 바꿔달고 하이패스 옮기고........
근데 하이패스를 옮기다가 문득 생각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모닝전용 하이패스라 경차금액 적용된거 경차가 아닌 차에 달면 안되잖아 -_- ?
고속도로 카드만 챙겼습니다.
제 차 키 어머니 드리고 아버지차 몰고 집으로 재빨리 돌아와서 고모 아들 영접
집에서 커피 한잔!! 그럭저럭 12시 30분이 되더라구요
어차피 길 막힐건 감안했으니 지금 출발해서 슬렁슬렁 가면 5~6시쯤이면 도착하겠거니 라는 생각으로
와이프는 컵라면 3개와 김밥 2줄, 치킨 반마리, 던킨도넛 먼치킨 30개 및 오징어와 뜨거운물을 보온병에 준비했습니다.
전 -ㅂ- 장가를 참 잘 간거 같아요 ㅋㅋㅋㅋ
농담이구요 -_-
12시 30분 출발!
대충 보니 경부도 안성부근 막히고 서해안은 서평택까지 헬게이트인거 같아서 좀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영동타다 중부로 갈아타 호남으로 올라 서논산IC로 나가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평소 버릇처럼 하이패스 게이트 지나며 하이패스가 달려있지 않다는걸 깨닫죠
도로공사홈피 접속해서 돈 보내줄 일 발생 --;;
영동고속도로 하면 또 오금이 저리는 지명들이 즐비하지 않습니까
군포IC , 용인휴게소 , 마성터널 기타 등등... 물론 공사 끝나고 많이 나아졌지만...
고속도로에 올라 슬렁슬렁 달리다 주변을 보니.... 덕평휴게소 입니다..
커피 각 일잔 섭취 후 다시 고고씽...
슬렁슬렁 가다보니 회덕분기점이 눈앞이네요
좀 더 가니 서논산IC 랍니다....
서울서 논산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_-;;;;;
사람이 가장 깊게 잠들 수 있는 새벽 3시 경.....
고모 아들을 집에 내려줬지만.. 잠긴문은 열리지 않고 고모는 전화를 받지 않으십니다.....
저희 둘째 고모네 집 바로 뒤에는 KPUG 대표 용사인 ㄱㅈㅇ용사님과 관련된 주유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육군훈련소가 있죠 -_- ㅋㅋㅋ
어쨋든 시골집 답게 -_- 뒤꼍에 쪽문을 잡아당기니 어서옵쑈 오픈!
동생을 잘 내려주고 시골 본가로 향했습니다.
싸온 간식이 무안했는지 와이프님은 제 입에 억지로 김밥과 치킨을 밀어넣네요.
약 15분 달려 본가 도착해서 차 대고 짐 내리고 할머니를 꺠웠으나 할머니꼐서는 딥슬리핑 모드....
슬립모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해킨토시PC 처럼 곤히 주무십니다.
적절히 이불 아무거나 꺼내 일단 잠을 청했습니다. .이 때가 한 4시 된거 같더라구요
잠깐 잠이 든거 같았는데 할머니가 언제 왔냐며 깨우십니다.. 아침 먹으라구요
시계는 6시....
좀 더 잘거라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 : "아츰믁고 장보러 가야 햐! 느 샥시 깨워어!"
'-';;
할머니 : "느들 올께미 붜케 상 차려놨는데 못봤냐아?"
못봤사옵니다 ㅜ.ㅡ
저와 와이프 1차 맨붕.....
아침먹고 논산쪽 나가서 이것저것 미친듯이 사와서
와이프와 둘이 전을 부치기 시작합니다.
이번 설은 시작부터 좀 고생이 예상 되었어요
아버지의 부상으로 맞며느리 불참
노로바이러스 작렬로 인한 첫째 작은어머니와 사촌동생으로 인해 첫째작은아버지만 오실 예정이고
3며느리 + 1손자 며느리 체제로 돌아가야 할 쿼드코어 설시스템이
1며느리 + 1손자며느리 듀얼코어 시스템으로 다운그레이드!!!!!!
와이프 맨붕 강화!
큰고모 , 저희 집 , 둘째고모 , 셋째고모 , 작은아버지 1 , 작은아버지2 , 막내고모
7가구에 분배될 전과 부침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전화가 옵니다
스레드 식으로 쭉 나열해 볼께요 -_-
작은아버지1 - 어머니, 나 와이프랑 애 떄문에 못갈거 같은데
할머니 - 어쩔 수 없지
작은아버지2 - 우리집도 와이프가 아퍼서 못갈거 같어. 미안해 엄마
할머니 - 슬인디 못오면 으쨔냐아...
와이프 - 맨붕작렬
- 듀얼코어도 힘든데... 손자며느리1 단독 싱글코어 시스템으로 다운그레이드.....
작은아버지1 - 내친김에 엄마 서울로 오셔. 서울 오시면 그래도 갈 수 있으니까
아버지 - 어머니 그렇게 하시죠. 아들! 할머니 모시고 집으로 올라와.
[ 전 부친다고 준비 다 해놓고 난리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
[ 일단 주섬주섬 짐 챙깁니다 ]
----------------------[ 엄마한테 전화 ]-----------------------
-------------------[ 엄마가 열폭하셨습니다 ]------------------
엄마 - 뭐? 둘째 작은엄마가 아파서 못온데? 아파서? 아프데?
엄마 - 지금 아버지 병간호 때문에 집 개판인데 우리집으로 와?
엄마 - 시골에 며느리가 아무도 없어? 그럼 내가 가마!
엄마 -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아무 상의도 없이 우리집에서 하면
엄마 - 준비해야 하는 나는 뭔데? 난 아무것도 아닌가?
엄마 - 내가 며느리 생활 30년 하며 그 고생하고 했는데 왜 이런 대접을 받아
엄마 - 아퍼서 못온다고 작은아버지까지 안간데? 그럼 나라도 가마!
-------[ 엄마가 아버지를 버리고 KTX 광명역으로 출발하셨습니다]-----
할머니 - 환자를 두고 어딜 와?오지 말어!
----------------[ 어머니가 2차 열폭 하셨습니다 ]-----------------
엄마 - 그럼 어쩌라고! 뭘 어쩌라고!
-------[ 작은아버지1이 중재 합니다 ]--------
작은아버지1 - 큰형집에서 하기 그러면 저희 집으로 오셔요
작은아버지2 - 작은형은 와이프도 아픈데 으리집으로 오셔
막내고모 - 아녀, 우리집으로 오셔
-------[ 어머니 3차 열폭 ]----------
엄마 - 내가 하기 싫다고 언제 그랬어요 삼촌? 그리고 첫째네 놔두고 둘째네 가면 내 입장은 뭐가 되?
엄마 - 뭐? 딸네 집으로 가? 맞며느리는 뭔데!
-------[ 할머니가 열폭 하셨습니다 ]---------
할머니 - 서울 안가!!!!
----------[ 막내 고모가 중재에 나섭니다 ]----------
막내고모 - 언니가 좀 그렇다고 하니까 그랬죠.
--------[ 어머니가 고모와 듀얼을 신청하십니다 ]-----
엄마 - 집이 난장판이라 청소하고 준비 할라면 바쁘다는거지! 내가 안할 사람이에요 아가씨?
고모 - 언니, 제가 나쁜 의도 가지고 그런게 아니잖아요
-----[ 할머니가 사자후를 날리십니다 ]-----
할머니 - 그냥 다 내려왓!!
--------[ 손자와 손자며느리가 멘붕상태에 빠집니다 ]---------
백군 - 어버버
와이프 - 어버버
-------[ 다행히 어머니와 고모가 극적 타결을 이룹니다 ]-----
고모 - 승대야 할머니 모시고 서울 니네 집으로 가라. 엄마랑 이야기 잘 되었다
엄마 - 아들 운전 조심해서 와라. 그래도 내 기분은 썩 좋지 않다
----[ 그 사이 손자와 손자며느리는 전부치기 퀘스트를 완료합니다 ]--
----[ 퀘스트 보상 - 굽다가 실패한 전 ]------
전 부친거 , 김치 , 쌀 , 딸기 , 사과 , 배 , 떡국떡 , 기타 등등....
할머니 인벤을 차로 옮기고 나니 저희 인벤이 넘칩니다.....
결국 한복은 시골에 두고 서울로 상경
-----[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역시 2시간 반만에 서울집으로 입성합니다 ]---
여기서 문제 발생!
집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려고 보니 물김치 그릇이 깨져있어 트렁크가 김치국물 바다 입니다
----[ 물김치 향 트렁크를 획득하였습니다 ]----
----[ 물김치 향 식혜병을 획득하였습니다 ]----
----[ 물김치 향 떡국떡을 획득하였습니다 ]----
----[ 물김치 향 들깨를 획득하였습니다 ]----
-----[ 손자 멘붕..... 어머니 및 아버지 열폭 오토캐스팅 ]-----
엄마 - 짐을 어떻게 실어놨길래!
아빠 - 내 찬데!!!!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걸레와 휴지를 들고 짐을 내린 후 차를 싹 닦아 냅니다.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그래도 와이프가 잘 도와줘서 정리 잘 하고 제 차를 대놓은 자리에 아머지 차 넣고 제 차를 끌고 집앞으로 갑니다
근데 '-' 아프신 작은어머니와 작은아버지가 저희 집에 오시네요
신기한건 작은어머니가 상당히 말짱하신 상태로 보인다는 점.............
---------[ 손자가 2차 열폭으로 식사를 거부 합니다 ]--------
---------[ 손자가 아버지한테 성질을 냅니다 ]--------------
---------[ 손자가 KPUG에 울분을 토하며 글을 올립니다 ]---
그런데.... 막내고모한테 전화가 오네요
고모부가 차 가지고 시골 가셔서 오기 힘드니 픽업좀........
근데 큰 아들이 알바 11시에 끝나서 11시에 데리러 와줬음 한다....
아버지가 오늘의 마지막 퀘스트를 주십니다
아버지 - 아들, 11시쯤 부천가서 고모 모시고 와.
그러합니다........
내일 그냥 본가에 오지말까 생각 중이에요 -_-;
요약---
오늘 새벽 시골 출발
별로 안친한 고모 아들 기사
두시간 정도 자다 강제기상
마켓셔틀 및 명절음식 제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긴장
설 음식 및 기타 짐들 셔틀 모드 가동
아프다던 작은어머니 상태 정상
아버지 차 청소
식사를 거부
고모 픽업 대기
화가납니다 -_-;;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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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초짜
02.09 21:11
-
즐거운하루
02.09 21:26
토닥토닥 힘내세요 -
purity
02.09 21:41
와우! 대단하시네요. 무엇보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닌데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해주시는 점에 놀랬습니다. 화가 나셨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모든 청을 다 들어주셨다는게;;; 고생하셨습니다. -
그래도 두분다 성인군저이신거 같아요 ㅎㅎ 저는 오늘 하루종일 어머니랑 할머니랑 전이랑 튀김햇내요 ㅠㅠ 허리가
-
나는야용사
02.09 22:12
-_- -
1년 액땜 오늘 다 치르신 겁니다ㅠㅜ
덕분에 이번 1년은 평안할거에요ㅋ
형님과 형수님 두분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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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뭔가요.. 이건..?
결혼 후 첫 명절(맞죠?)이라 많이 참은 거 같은데.. 에휴. 장난 아니군요. 정말..
그리고.
열폭은 열등감 폭발이랍니다; 저도 잘못 써서 지적당했던 적이 있어요;
또 하나. 맏며느리 랍니다.^^
여하튼,
종손 며느리가 된 신부에게 잘해주세요 (말 안해도 잘해주겠지만)
힘들고 다사다난한 일이 많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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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2.09 23:57
뭐 읽는 입장에서는 드라마 보는 것 같아서 재밌었는데;; 직접 겪으셨으니 힘드셨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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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시계
02.10 08:51
고생이 많으셨네요..
올 구정은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편안합니다. 부모님 성화가 없으니 조금 허전하네요.^^.
약간은 의도됀 외유?입니다.. -
~찡긋*
02.10 15:27
고생하셨는데.....
웃으면 안되는데.......
웃음을 참으려해도......
참을 수가 없어요........
백군님. 죄송합니다..... -
맏이네가 그렇죠, 뭐.
복 받으실 거예요. -
하뷔
02.12 12:43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근데 웃긴건 어쩔수 없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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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2.12 23:41
이미 지나가셨겠지만...
토닥토닥 입니다.....
ps) 장가 갈 가신 거 맞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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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02.13 23:14
상황은 정말로 안 좋으신 것 같은데 너무 글을 재미있게(?) 쓰셔서 저도 읽다가 웃었습니다(죄송!!).
저도 장남에 장손인지라 어머님 마음이 충분히 와 닿네요.^^
P.S
1. 장가 잘 가신 것 맞습니다.^^
2. Dell XT 잘 쓰고 있습니다. ^^
부디 명절의 의미가 퇴색 되지 않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