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없는 해색주
2013.02.25 23:16
해색주는 요즘 골든타임에 빠져 있습니다. 저도 이민우 인턴의 모습이 저와 많이 겹쳐서 감정이입이 많이 된 모양입니다. 저도 그 인턴이 최인혁 교수만 찾듯이, 제 사수에게 많은 의지를 했고 제가 어느 정도 업무를 익힐 무렵에는 사수가 회사를 떠났지요. 아직도 연락을 하고 몇 번 기회가 되었는데, 아직도 다시 일할 기회는 없더군요.
원래 이 드라마는 뉴하트처럼 두 명의 인턴들의 러브라인에서 최인혁 교수가 배경처럼 든든하게 있어주는 것이었다고 하는군요. 근데, 최인혁 교수의 역할을 맡은 이성민씨의 연기가 폭팔해서 스토리의 무게 자체가 최인혁 교수에게 쏠려 버렸다는 것이죠.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쪽대본으로 진행되자,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최인혁 교수와 신은아 간호사(송선미) 사이에 러브라인도 생겼다는군요. 이로 인해서 작가는 이성민씨를 아주 폄하하는 인터뷰를 해서 문제가 되었더군요.
문제는 이 드라마를 같이 보던 아내가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냥 동료간의 믿음이지.'라고 했다가, 눈치 없다고 구박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무리 보아도 서로 도와주고 빈자리를 메꿔주면서도 자리를 만들어주는 그런 관계였는데요. 과연 어느 면에서 그런 끈끈한 관계가 보였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신은아 간호사의 약혼자가 헤어지자고 하는 장면에서도, 저는 신은아 간호사가 외상센터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을 배려해서 그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약혼자가 신은아 간호사의 마음이 최인혁 교수에게 갔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네요.
아니, 내가 봐서는 둘 사이에는 그리 질투하는 모습처럼 보이지는 않더만요. 아놔~ 그렇게 따지면 이민우 인턴과 강재인 인턴과도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강재인은 이민우 인턴이 서울로 떠나는데도 아무런 모습을 보이지 않더군요. 으, 거봐 아니라니깐 해도 하나도 먹히지를 않네요.
이 드라마 시즌2가 나오면 제 이야기가 맞는다는 것이 증명될까요? 제가 알기로는 어떤 전문가 드라마도 연애이야기, 삼각관계로 만드는 식상한 한국 드라마 분위기에서 정말 깔끔하게 만든 드라마 같아요. 하얀거탑, 뉴하트, 브레인등은 모두 비현실적이고 다소 천재 캐릭터가 나와서 샤샤삭 수술 하는데, 여기서는 주인공 둘이 모두 약점도 보여주고 실패도 하고 자신 없는 모습도 보여주네요.
작가가 이성민씨를 무척이나 싫어한다는데, 잘 되어서 시즌2가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2편에서도 제발 멜로라인은 없었으면 그리고 최인혁 교수와 이민우 인턴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저도 골든타임 너무 좋아하는데 군대 있는동안 후임들은 골든타임을 안보느라...매일 다른채널(시간대도 그렇지만..)보느라 본방사수는 못하고 사지방에서 돌려봤지요.
정말 저도 시즌2가 꼭 나와줬으면 하는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