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전각 놀이...
2013.02.26 03:41
이번 겨울동안...
열심히 돌을 주물러서 지인들께 선물을 드렸습니다.
대략 열 분 남짓 되는 것 같아요.^^
한 면에는 얼굴을 새기고, 반대편에는 좋은 문구 새기고...
그렇게 열 개쯤 새기고 나니 만만해지네요. ㅎㅎ
그러던 중, 시인 한 분께 도장을 하나 파드리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지난 달 말에 다 새겼는데 뭔가 미진한 것 같아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더 이상 손 댔다가는 망칠 것 같아서 멈추고 끝냈습니다.
왼쪽 도장은 성명인, 가운데는 별호인, 오른쪽 것은 한자 귀(歸)를 적당히 그림같아 보이게 새긴 겁니다.
제 생각은 소나무처럼 보였으면 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지는 않네요. ㅠㅠ
이런 걸 두인이라고 부른다고는 하는데 저처럼 달랑 한 글자만 새기는 경우는 또 별로 없는 것 같아요. ㅋ
참고로 이 돌은 몽고석이라는 돌입니다.
물론 전각용 돌로 볼 때 비싼 건 아닙니다만, 제가 지금까지 샀던 것 중에는 가장 비싼 겁니다.^^
어쨌든 이렇게 도장까지 하나 새기고 나니 문득 새해 들어 나를 위해 새긴 게 없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부터 꼭 새겨보고 싶었던 게 달마도입니다.
집에 있는 돌을 찾아보니 그나마 크기가 조금 큰 게 사방 12cm짜리 흑요석이 있군요.
흑요석은 원래 벼루를 만들 때 사용되는 돌입니다. 검은색에 한 방향으로 결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각용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돌이기는 합니다.
별 생각없이 이돌을 붙들고 새기다가 손가락에 쥐나는 줄 알았습니다.
얼추 된 것 같고, 종이에 찍어보고 수정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별 생각없이 찍은 사진인데, 그동안 새긴 돌이 꽤 되는군요.
여기 보이지 않는 돌이 더 많으니...^^
지난 주 전각 수업 때 이걸 새기고 있는데, 함께 공부하는 분께서 그러시네요.
달마도를 집에 두면 금전운이 좋아진다고...
직접 새겨서 한지에 예쁘게 찍어서 두면 효과가 좀 빨리, 좀 크게 나타나려나요? ㅎㅎ
위의 달마도 보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엔 금전운이 팍팍!! 솟아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근데, 전각 공부를 일 년 조금 넘게 하다 보니...
요즘엔 서예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집 근처에 마땅한 서예 학원이 없어서 지르지 못할 뿐...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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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2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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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님의 글을 읽고 검색해보니...
오래 전, 일본에 계신 누님 뵈러 갔을 때 집안에 걸려있던 인형장식이더군요.
그게 그런 뜻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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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배
02.26 07:24
도전의 한 끝에 성취의 매력이 있었네요..ㅎ
거기에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니 많이 좋아보입니다....
저도 뭔가 도전의 자극을 받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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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 도전 일 년만에...
책상 위에는 이처럼 삿된 짓거리만 쌓이고 있습니다. ㅎㅎ
요즘엔 길거리에서 발에 채는 돌도 그냥 보고 넘어가지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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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2.26 09:34
아래 사진에서 위에 있는 전각에서 붉은하늘을 맑은하늘로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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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맑은하늘...^^
붉은 하늘이라고 새긴 건 봉니라고 부릅니다.
중요 서류를 진흙으로 봉하고 그 위에 찍는...
일종의 씰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건데...
이젠 그냥 저렇게 주변 부위를 자유롭게 새기는 형태의 전각으로 변해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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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2.26 10:36
더 나이 먹어서 전각한번 배우고 싶습니다.
도 닦으면서 시간보내기 딱이겠네요.
제가 쓴 글에다 전각을 만들면 의미도 있을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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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닦으면서 시간 보내기... 정말 딱 좋습니다.
閒良낭구선생님... 별명과도 완잔 잘 어울리겠는데요?
전 조만간 서예에 도전해보려고요.
제가 쓴 글을 직접 새기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서요.
일본에 다루마가 있지요. 소원을 빌때 한쪽 눈을 그리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면 다른 한쪽 눈을 마저 그린대나. 그냥 보기에 동글동글 귀여워서 하나 만들어볼까도 싶은데 무슨 주술같아 보일까봐 시작도 못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