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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가 휴가라서 포크레인 불렀습니다 

< 후기 >

 

 

 

 

 올해 첫 캠핑을 양평에서 

낭구와 호파더, 꼬소 이렇게 셋이서 했습니다.

작년 한해동안 캠핑 한 일수를 

대충 계산해보니 두달 정도를 밖에서 보냈는데요.

집 캠핑 한달, 오토캠핑 한달 정도

 

올해는 작년보다는 좀더 안락한 캠핑을 해보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집에서 살면서 캠핑 느낌을 이어가는....

쉬운것 같지만 쉽지 않겠지요.

 

이렇게 캠핑과 집과의 연관성을 이어가려는 이유가 뭘까요?

집에만 있으면 편안하기는 하지만, 지루하기도 하고요,

또 변화가 없다보니 창의성도 떨어지고, 삶이 무료 해 집니다.

그래서 다들 시간만 나면 밖으로 캠핑을 떠나죠. 그러나,

아무리 좋은 캠핑을 해보아도 집의 안락함이 늘 아쉽구요.

 

바리바리 산더미처럼 차에다 쑤셔넣고,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우리네 인생하고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마 올해도 이 숙제는 끙끙거리면서 더 기가막힌 방법이

나올때까지 짊어지고 가야할것 같습니다.

그나마 기가막힌 방법이란게 집같은 캠핑인데요.

하는데까지 한번 해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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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골때렸습니다.

차가 뻘에 빠져서 짐을 다 옮겨 실어야하는....

큰차에 있던 짐을 작은차(작은차아님?)에 다시 실고,

언덕을 못 올라가면 캠핑 포기 상황인데 시행까지 해보고 

간신히 넘어갔습니다. 

식은땀이 벌써 줄줄 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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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캠핑을 싫어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텐트를 치는겁니다. 

요새는 그나마 좋은 텐트들이 많아서 쉽게 치긴 하는데요.

그래도 쓸만한 텐트 한번 치면 녹초가 되지요.

왜 떠나가지고...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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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아랫 사람들만 시켜 먹던 

대기업 부장님까지 하신분이

손수 저렇게 폴대를 맞추고 계시네요.

인생이 그렇치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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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크기에 맞춰서 산을 포크레인으로 깠다는

그 유명한 장소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네요.

아무래도 더 큰 텐트를 가지고 온다는 분이 계시면

포크레인을 또 불러야 할판;;;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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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보니 1m정도가 아쉽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냥 캠핑을 해야죠.

밑에서 나는 개울 물소리가 너무 크네요.

(그런데, 이 개울 물소리 때문에 장점이 있었슴)

 

개울 건너편 언덕에 발전기를 놓았거든요.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시죠?

다행히 개울 물소리랑 섞여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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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결정된 캠핑이라 준비가 엉성합니다.

거위털 침낭이 두개 밖에 없네요. 

맨 땅바닥, 그위에 방수천, 그위에 압축패드,

 그위에 전기담요,

 

제가 걸릴 확률은 0%에 가깝죠.

연식이 많다는게 이럴때 좋은거 아니겠습니꺼. 허허

누군가 한명?은 개떨듯이 떨지 않을까요?

그분을 위해서 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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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근사해지고 있잖습니까?

 캠핑용 의자도 몇개 놓고,

그래도 몇달만에 떠난건데 접이식 탁자 만들어서

블루투스 키보드 켜서 

여행기라도 몇줄 적어야하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산으로 나무하러 가야겠습니다.

얼떨결에 휴가낸 녀석은 언제올지? 

노땅 둘이서 나무하러 갔습니다.

땅이 얼다가 녹아서 그런지 자빠지고 난리가 아니네요.

산에 나무는 넘쳐나는데 나무꾼이 션찮네요.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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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어두워지는군요.

둘 다 배가 고파서 불을 지피기로 했ㅎ습니다.

등갈비라도 몇점 뜯어야 살것 같아서요.

먹을것을 곁에두고 참는다는 것은 수행에 가깝습니다.

아~ 등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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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등갈비.

저렇게 갈비를 썰어줘야 합니다.

저건 일종의 기술이죠.

살점을 잔뜩 남기고 써는 저 기술이 진정 기술자입니다.

어떤 푸주간 선수는 갈비가 보여야 한다면서 

뼈만 남긴 등갈비를 썰어놓고 자랑이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자는 다시 기술을 배워야죠.

 

일단, 이번 캠핑을 위해서

이틀 전 저세상으로 가신 돈사마 2마리에게 묵념!!

캄사히 먹겠습니다~

자~ 언능 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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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눈뜨고 볼수 없는 광경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애타게 기다리는 男心 둘

대화가 단절된 수도의 시간.

작렬하는 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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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사진을 찍을수 없는 떨림입니다.

다 참아도 등갈비가 풍기는 냄새는 참기 힘드네요.

그냥 죽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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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갈비 한대씩 뜯었을 뿐인데...

이슬이 한병이 죽고, 

모든 시름이 죽고, 

이 밤이 죽고, 

 

 

 


 







등갈비 몇대가 더 오가고 나서야 

잊어버린 굵은 소금을 뿌렸습니다.

저 멀리 어두움을 뚫고, 택시 한대가 오늘의 

주인공을 태우고 올라 오네요.

 

 

 



 






등갈비는 인연을 이어주는 끈입니다.

이렇게 고마운 등갈비가 있으므로 만남이 이어지는것 같습니다.

등갈비가 없으면 우리들 인연이 그렇게 깊을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등갈비보다 못한 인연들입니다.

으하하

 

 

 


 







늦은밤까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다음에 또 만나도 못다할 이야기들이 있겠지요.

돈과 친해지려면? 

사랑하는 사람과 친해지려면?


밤이 깊을수록 쓰러진 나무들이 높이 올라갑니다.

생명을 다하고 또 인간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몸을 불사르면서

매서운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군요.

 

 




 사진  사진

(으악!! 포스팅 정말 노가다네요)

 





그러고보니 저녁을 안먹었네요.

등갈비 먹는 배가 밥배와 틀리다면서요?

햇반도 사왔지만, 끓이기도 귀찮고해서 라면을 끓였습니다.

묵은지는 준비해 왔어요.

묵은지는 일년이 되어도 이년이 되어도 

늘 사랑 받는군요.

저도 저런 묵은지 같은 사람이 되고파요.

 

 

 

 








이젠 아무도 등갈비를 뜯지 않는군요.

인간은 그렇습니다.

필요하거나 좋아할 때는 미친듯이 사랑을 주다가도

필요없으면 저렇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등갈비를 헌신짝 처럼 버린다"는 옛말이 있지요 

(그랴?)

 

 

 


 







좋은 카메라군요.

간만에 보는 별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캠핑의 꽃은 별바라기입니다.

막 찍었는데도 별이 보이네요.

주변에 불빛이 없으니 별이 더 초롱초롱합니다.

 

 

 


 







엊그제 전기없는 캠핑을 한다고

알파카 석유난로 하나 장만 했습니다.

이 녀석이 오늘 밤을 불 태우겠네요.

내일 아침까지 버틸수 있을까요?

수고 좀 해주시게. 충성!!

 

 


 

 

 

 

 

 

 

 

이번 캠핑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겠네요.

아마도 지금까지 한 캠핑중에서 최고로 고생한 캠핑이었네요.

기름을 가득 채우고 발전기를 돌렸는데 밤에 꺼진겁니다.

겨우 전기장판을 돌렸을 뿐인데 기름을 다 먹었네요. 헐

 

바닥이 차니 아무리 좋은 거위털 침낭을 덮어도 헛개비죠.

바위위에서 거위털 침낭을 덮고있는 상황인거에요.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새벽에 비가 내린겁니다.

아~ 닝기리

 

개 떨듯이 일어나보니 요놈 둘이서

거위털 침낭을 하나씩 좌우로 덮고 있는거에요.

세상에는 믿을 놈 하나도 없는겁니다.

아~ 닝기리

 

얼굴 안 돌아간게 기적입니다.

텐트 그자리에 그대로 두고 아침에 토꼈습니다.

해장국 한그릇씩 뚝딱 했는데 뭔 맛인지....

일단, 찜질방으로 튀엇!!

(제가 태어나서 찜질방에서 그렇게 깊게 잔적이 처음입니다)

 

목욕재개 하고 나왔으나, 그옷에 그 신발이 그대로니

세놈이 꼭 산에서 내려온 간첩같은 형색입니다.

쳐다보고 한바탕 배꼽잡고 웃어보고,,,

다시는 내쇼날지오그래픽에 다큐찍지 말자고

다짐하고 헤어졌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수건 쥐어 짠 물처럼 흥건이 이불밑이 젖어있네요.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첫 캠핑 짜릿하네요.

역동적인 삶이에요.

으하하

으하하

그냥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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