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후배들이지만... 학부생들의 상식수준이 너무 떨어지는 듯 ㅠ.ㅠ
2013.03.27 13:56
안녕하세요. 모교에서 논리학 가르치고 있는데, 제 후배들이지만 상식에 속하는 걸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요기 지난 주에 낸 퀴즈문제입니다.
문제 "x는 y의 아버지이다"로 나타내어지는 이항관계를 만족하는 순서쌍은?
(a) <박근혜, 박정희>
(b) <다스베이더, 루크 스카이워커>
(c) <태조, 세종>
그런데 퀴즈 성적 공지하고 나서 뭐가 틀렸나고 물어보러온 학생들이 있네요:
학생 1: 선생님 제가 뭐 틀렸나요?
나: 학생의 답을 봅시다... 아 (c)를 고르셨네요. 오답입니다.
학생 1: 네? 태조가 세종의 아버지 아닌가요?
나: -_-;;; 세종의 아버지는 태종이죠... (테이크홈 퀴즈인데 검색도 안했구나...)
학생 2: 선생님 정답이 뭔가요?
나: 네 당연히 (b)죠.
학생 2: 네? 루크는 착한 주인공이고 다스베이더는 악당이잖아요?
나: -_-;;;; 영화를 안 보셨군요. (스타워즈 정도면 지식인이면 한번쯤 봤어야 하는 인류의 문화유산 아닐까...)
좀 서글프네요. 모교라서 더욱 -_-
코멘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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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3.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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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3.27 14:08
하긴 학생 하나는 스카이워커들이 허구인물들이기 때문에 그런 순서쌍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더군요. 똑똑한 후배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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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7 14:19
그 학생 말은 정답이네요. 그렇지만 출제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는게 퀴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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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문제가되겠지만..c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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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스타워즈는 안봤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영화에 그닥 관심이 없다면... 제 주위에도 "내가 니 애비다" 라는 스타워즈의 대사를 "뭔 소리?"하는 친구들이 있더라구요. 야구가 최고 국민스포츠지만 유명선수들 나열하고 팀끼리 구분하라고 하면 대부분 모르잖아요. 제 후배는 류현진이 누군지도 몰라요.
써놓고보니 집에서 하는 숙제였군요... 이건 성의 부족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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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7 14:20
말씀은 맞지만
아임유어파더 못알아들으면 같이 술 못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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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3군 선수들까지도 다 알기에 술마시는데엔 문제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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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3.27 14:34
네 그게 포인트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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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27 14:13
b 문제는 영화 안보는 사람은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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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더라도.. 숙제니까 검색정도는 해줘야 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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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도사
03.27 14:41
차라리 정답이 없습니다. 하면 나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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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7 14:42
뭐 Banned 언어 인지는 모르겠으나
애들은 애들이죠.
그렇게 생각하시는게 편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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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03.27 14:48
논점에서 좀 벗어난 이야기지만, 스타워즈 안 본 사람 많습니다. 어벤져스가 요란하기만 요란했지, 실제로 걔네들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과거에는 향유할만한 한국문화가 적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면, 지금은 한국문화만 향유하더라도 즐길거 다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저 어벤저스 볼라고 미리 1주일간 예습해야 했어요. ;;; 인크레더블 헐크라는게 그냥 "짱센 헐크" 라는 표현이 아니라는것도 그때 처음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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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3.27 14:53
하긴 우리 때는 스타워즈 같은 고전영화는,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해 주기도 했고, 명절날 부침개 먹으면서 보게도 됐었죠.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은 티비를 대신할 오락거리가 많아서인지 잘 안 보기도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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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7 15:08
맞는 말씀입니다.
근데 그런걸 절대 부정하는건 아니고요....
저는 그냥 맘 맞는 사람들하고 계속 보고싶다는 이야기죠 뭐 ... 별거 없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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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27 15:32
이게 순간적으로 하는 Quiz였다면 모르겠지만 Take home이였다면 저런 답이 나오는건 이상한겁니다. 차라리 '아, 답안을 잘못봤다!'하면 이해를 충분히 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저는 1, 3번을 실수가 아닌(적어도 머리 속에서는 진짜 답을 알고 있는) 정말로 답인줄 알고 골랐다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1번을 골랐다는 것은 이 세상사에 대해 아예 상식조차 없음을 의미하고, 3번을 고르는 것은 국사에서도 비중있게 다루는 조선사의 기본조차 잘못 배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고 세상의 상식도 모르는 지식인과 지도층은 사회에 해를 준다는 것이 제 지론이기에 제 개인적으로는 저걸 틀리는걸 이해하지 못합니다. 스타워즈를 봤네, 안봤네를 넘어 그냥 소거법으로 해도 2번이 답이라는게 나옵니다.(스타워즈를 안봐도 워낙 많은 매체와 언론에서 직접 인용 또는 비유법 형태로 베이더와 루크의 관계를 설명했기에 이걸 모른다는 것도 대학생쯤 되면 이해가 안갈 일로 봅니다.)
덤으로... 저같으면 1번의 지문은 조금 더 함정을 걸어 육영수, 박근혜를 했을겁니다. 아니면 박지만, 박근혜로 했든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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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경리 아가씨 면접 보는데, 6.25전쟁이 언제 일어난지를 물어 봤는데
4명의 아가씨들이 모두 몰랐답니다. 20대 초반의 아가씨들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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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아빠
03.27 22:00
심하네요. 그것도 모르고 고등학교를 졸업시켜주는것에 문제가 있는듯 -
Take Home Test면 적어도 검색이라도 하면 나올답은 다 나올텐데 말입니다.
저도 객관식, 단답형 문제 내면 점수가 정말 처절하게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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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03.27 16:45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는 학생에게 (a) (b) (c) 를 제시하게 하고 절더러 맞추라고 하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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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를 안 봐서 B 에 선뜻 답을 못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A와 C에 대해 답을 못했다는 건 문제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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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아빠
03.28 00:11
(a)와 (c)는 역사이기 때문에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b)는 좀...
제가 만일 학생이었고 포키만 몬스터의 관계를 예로 들어 했다면 무척 짜증 났을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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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3.28 06:45
많은 분들의 댓글을 보니 B는 좀 재고해야할 것 같네요. 다만 그래도 변명을 해본다면, 스타워즈와 포케몬은 위상이 좀 다르지 않을까요? 원래 글에도 썼지만 스타워즈 정도면 문화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스베이더가 루크의 아버지임을 모른다는 건, 로미오와 줄리엣이 연인이라는 걸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느끼는데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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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스타워즈를 모른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a와 c 가 맞지 않기 때문에 b 선택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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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를 모르는것에 광분하시는 분들 모두 영화 Fanboy를 꼭 보세요. ^^ 스타워즈 팬이시라면 필수!!!
영화 문제는 좀 애매하긴 하지만, 홈웍이라면 검색 정도는 하는 노력도 안한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