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시각장애인의 인지상태에 대해서..
2013.04.08 13:04
갑자기 선천성 시각장애인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선천성 시각장애인이란 태어날때부터 완전히 실명이 되어 일생동안 시각적 정보란 것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사람을 말합니다. 어렸을때는 눈이 보였다가 나중에 실명이 된 사람은 제외합니다.
1. 선천성 시각장애인도 "이쁘다", "못생겼다", "아름답다"같은 개념들을 알수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 길다, 짧다같은건 만져보고 알수 있을듯 싶은데, 저런 개념은 뭔가 기준이 되는(ex. 이쁜사람, 아름다운 풍경) 모습을 본적이 없으니 판단이 불가능하거나 뭔가 다른개념으로 이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선천성 시각장애인도 색깔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나요? 위와 비슷한 이유로 제생각에는 불가능하거나 뭔가 다른 관념으로 이해할꺼 같군요.
3. 선천성 시각장애인도 영상으로된 꿈을 꾸나요? 꾼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군요. 제 생각에는 영상으로 꿈을 꾸되, 일반인이 꾸는 영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모습일꺼 같습니다.
4. 제 생각에 선천성 시각장애인 중 일부는 사고구조 내지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 일반인과 비교하여 특별히 다른 부분이 있을꺼 같습니다.(ex. 굉장히 창의적이거나 하는등) 혹시 유명한 선천성 시각장애인 철학자나, 소설가, 예술가, 디자이너등이 있나요? 일단 제가 찾아본 결과로는 없는거 같군요.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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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사랑
04.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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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4.08 19:14
답변감사합니다.
그런데, 제 질문에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거 같군요. 아마 특수 교육현장에 계셔서, 장애인을 차별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셔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기 제 질문의 본래 의도는 장애인에 대해 어떠한 가치가 개입된 것이 아니라, "선천성 시각 장애인은 사고방식이 일반인과는 다를 것이라 추측이 되고 -> 그 생각이 굉장히 창의적이지 않을까? -> 그생각을 접해보고싶다. 유명한 사상가나 예술가가 없을까?"를 무미건조하게 일련의 질문으로 풀어쓴 것입니다. 그냥 그뿐입니다.
질문과는 상관이 없지만,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제가 생각하는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대우 내지는 차별없는 대우는 "그냥 장애가 없는 일반인과 완전히 동일한 인간으로서 대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신체적인 문제로 발생되는 불리함을 최대한 제거해준다."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놓고 하는 차별도 문제지만, 반대로 장애인을 위한답시고, 과도한(over) 친절을 배푸는 것, 예컨대 "장애우"라는 괴상한 용어를 사용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는것, 쓸대없는 도움을 주는 것, 아얘 장애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을 지나치게 미안해하거나 조심스러워 하는 태도등도 많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장애인을 일반인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적하신 "일반인"이라는 표현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별문제가 안된다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수정없이 그대로 유지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몇개 있긴 하군요. 언론등에선 대부분 일반인이란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저는 일반인을 "일반적인 사람"이란 의미로 사용한 것입니다. 수적으로 장애인보다는 비장애인의 숫자가 훨씬 많습니다. 즉 비장애인이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반면 장애인은 수적으로 작으니 특수한 경우이구요. 일반인이란 단어가 차별적인 의미를 내포한 단어라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터키사랑님께서도 답변의 서두에 "특수"교육을 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수교육 역시 차별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가 아니지요. 일반인이란 단어가 차별적인 단어라면 특수교육이란 단어도 장애인교육이라고 바꿔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위에서 제가 언급한 "오버하는 친절"중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싶군요. 제가 만약 선천적 시각장애인이라면, "난 일반인이라고 하든 비장애인이라고 하든 그딴거 관심없으니, 보도블록이나 똑바로 고쳐놓으쇼!"라고 할꺼 같습니다.
1번질문에서, "이쁘다등의 개념을 판단한다"라는 것의 의미는 일반인과 같은 관념으로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하면 다시 "일반인의 이쁘다에 대한 관념도 상대적이지 않는가?"란 의문이 들수 있는데, 1번질문의 주된 의도는 선천성 시각 장애인이 갖는 "이쁘다"에 대한 관념이므로 위의 의문은 생략해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답변에서 "다름", "차별", "틀림"등에 대한 약간의 혼동을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전 다름을 인정하지 차별이나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쁘다"등의 개념을 설사 장애인이 판단불가능하다거나 다른개념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그들이 열등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다른개념으로 판단하면 그냥 다른거 뿐이요, 만약 아얘 판단이 불가능해도 그냥 그뿐 입니다. 무슨 죄지은것도 아닌데 우리들이 애써 판단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감추거나 할 필요도 없습니다.(이런것 역시 오버하는 친절로 보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판단이 아얘 불가능하진 않을것이고 뭔가 특별한 다른방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번질문에 대한 답변중, 명암으로 색깔까지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뭔가 색깔에 대한 관념을 갖긴 할꺼 같은데 저로서는 잘 상상이 안되는군요.
3번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다름", "차별", "틀림"등에 대해 약간의 혼동을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선천적 시각장애인의 꿈의 영상은 일반인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게 틀리거나 잘못된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3번질문은 불필요한질문인것 같습니다. 꿈의 영상에 대해 묘사한다는것이 많이 어려울꺼 같군요.
4번질문은 제 질문의 최종적인 목적으로, 선천적 시각장애인중 일부는 자신이 본 것에 대한 편견이나 한계를 초월하여 일반인들이 만들어내는것과 다른 뭔가 위대한 창작물을 내놓지 않았을까? 그런 창작물을 접해보고 싶다. 하여 드린질문입니다.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적은 없습니다. 단지 인터넷검색에서 검색되지 않았다고 한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선천적 시각장애인중에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강원도 만능군 문답리도 워낙 촌구석이라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지만, 그 동네 사람들이 무얼 잘못한건 아니니 창피해하거나 억울해할꺼 없듯이 말입니다.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무언가 유익한 일을 하여 유명한 분들은 물론 많이 있겠지요. 제가 궁금한것은 "일반인과 뭔가 다른 특별한 창작물(사상, 이론, 예술품)을 만들어낸 유명인사"가 있는가? 입니다. 어떻게 특별히 다른지는 제가 판단해 보고 싶으니, 그냥 그럴 가능성이 있는 유명인사만 추천해 주셔도 됩니다. 물론 당연히 없어도 됩니다. 없다고 하여 전체 선천적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슨 흠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요. 저도 그런 창작물은 만들어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못만들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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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사랑
04.08 19:40
쿠후^^님 댓글을 읽으니 어떤 의미의 질문인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쿠후^^님의 원글에서는 저는 저런의도로 질문을 하셨구나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원글의 질문 자체로만 보면 저처럼 오해해서 답할것 같습디다.
질문의 본래 의도는 장애인에 대해 어떠한 가치가 개입된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질문으로만 볼때는 가치가 개입이 된 느낌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자문자답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답 때문에 어느정도 선입견이 생기게 된것이지요!
저에게 단 댓글에서도 쿠후^^님의 생각이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 댓글에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드립니다.
다만 전 질문을 볼때 느껴진것에 답을 했고, 쿠후^^님의 의도를 잘 모르고 답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쿠후^^님이 알고 싶은것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시각장애인 분들을 만나서 물어보시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
남은시간도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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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아빠
04.09 06:54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몇가지 책을(두뇌에 관한 -- 개인적 관심이 그쪽이라...)읽고 몇가지 기사들 읽은 기억으론 태어나면서 부터 시각장애인은 (완전한 시각장애, 즉 아주 조금이라도, 또는 약간의 밝기도 구분 안되는) 시각적 감각이나 경험이 전무 하기에 시각적 꿈을 꾸지 않고 소리나 감정적 꿈을 꾼다고 봤어요. 그리고 두뇌 시각을 담당하는 회로가 다른 용도로 쓰인다고... 그리고 색에 대한것을 전혀 알수 없고요. (후천적 장애인은 많이 다릅니다.)
-- 여기서 부턴 제 생각 --
그러기에 *아마도* 시각적 판단의 예쁘다 안예쁘다의 판단은 다르겠다 생각듭니다. 간단히 케비어를 먹어 보지 못한 사람에게 맛있다 안맛있다를 판단하라는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캐비어가 무엇인지도 전혀 설명 없는 상태에서 "캐비어가 맛있느냐?" 뭇는것 자체가 말이 안될것 같아요.
궁금해 하시는게 저도 궁금한데요, 제 기억으론 이런자료들은 영어로 구글링해도 극히 소수였던듯해요.
반대로 평생 시작장애를 가졌다가 극적으로 어느정도의 시각능력을 가졌을때, 눈에서 보이는게 너무나 혼란스럽다고 머 그런 뉴스도 본적은 있어요,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아주 어렸을때 시각을 다시 찾으면 괜찮다고 봤어요.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세로/가로 줄무니 실험도 있고, 최근에 인터넷에 떠 돌았던 컬러 테스트 (언어적, 시각적 어떤 계통의 색깔을 얼마나 구분할수 있나)... 많은것들이 어렸을때 형성 되고 굳어져서 성인이 되었을때는 돌이키기에 너무 늦는다는 케이스를 많이들 읽고 보셨을테고요.
여튼, 이건 두뇌/싸이콜로지 쪽의 의학자료를 검색하셔야할듯해요. 두뇌에 관한 쉬운책들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볼수 있는 책들)은 많아요. 의학쪽에 계신 분들이 보시면 웃으시겠지만... ^^ 비프로그래머가 "베이직첫걸음" 봤다고 개발에 대해 아는척 하는것 같아 무척 뻘쭘 합니다... ㅎㅎ
저는 이책이 신기한 케이스도 많고, 그림도 많고, 설명도 자세히 되어 좋았어요:
http://www.amazon.com/Mapping-Mind-Revised-Rita-Carter/dp/0520266285
지금 간단히 찾아보니 이런게 보이는군요:
시각장애였더가 시각을 갖게된 케이스, http://en.wikipedia.org/wiki/Recovery_from_blindness
2살짜리 애가 시각을 갖게된 케이스, http://www.telegraph.co.uk/health/healthnews/4938179/Two-year-old-girl-can-see-for-the-first-time-following-stem-cell-treatment.html
그외에 찾아보시면 믿을 만한정보인지는 잘 살펴보셔야겠지만 궁금해 하시는것,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몇가지를 찾을수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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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아빠
04.0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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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아빠
04.09 07:06
찾아보니 유명한 사람들 -- 아무래도 장애가 있으니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비교할때 사회적으로도 쉽지 않겠으니 많지 않곘다 싶어요:
http://www.disabled-world.com/artman/publish/famous-blind.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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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4.09 19:26
역시 어려운 문제였군요. 링크들 모두 잘 봤습니다. 이미 이런 주제와 연관지어 의문을 가졌던 철학자들도 있었군요.
소개해주신 책도 흥미로와 보이는군요. 나중에 주문하여 살펴봐야 겠습니다. 큰도움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특수교육을 한 사람의 입장으로서 첨언을 좀 드리자면
지극히 제 생각입니다. 질문에서 이미 판단해버린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글을 씁니다.
3번에서 일반인이 아니고 비장애인이란 표현이 더 좋을 듯합니다.
4번 같은 경우 얼마나 찾아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있습니다. 우리한테 알려지지 않았다고 유명하지 않은것 아닐테지요!
본적이 없다고 판단이 불가능 하다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개념 또한 상대적인 개념인듯 합니다. 내가 이쁘다고 느끼는 사람이 다른 사람은 안이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판단의 기준이 모호한것 같습니다. 더불어 다른 개념은 어떤 개념인지! 내가 생각하는 개념과 같으면 같은 개념이고 다르면 다른 개념이란 뜻인건지요!
그냥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 색깔에 대한 감각역시 보지 않았다고 인식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각 장애인이라 하더라도 명암은 구분 되기에 밝고 어두움으로 색을 이야기 할 수 있겠고, 이야기 하는 것들이 쌓이고 정립이되면 그것이 색이 되겠지요
3. 와전히 다른 세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이미 다르다고 판단하고 계신듯 합니다.
4. 내가 모른다고 유명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유명하고 훌룡한 분들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