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배운지 한 달 된 실력...^^
2013.05.15 00:06
4월부터 동네 문화원에서 서예를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엔 서예를 배울 때 배우고 싶은 서체를 먼저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원래는 전서체부터 배우는 게 맞다고 하네요.
저는 전각을 하다 보니 정석대로 전서체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전서체를 배우다 보니 무척 재미있네요.
한자가 상형문자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건 보고 연습하라고 선생님께서 써주신 겁니다.
체본이라고 부르더군요.
이건 제가 연습한 것.
아직 멀었죠. ㅠㅠ
이게 무슨 글자인고 하니...
오른쪽 위, 아래 순서로...
아들 자(子), 갈 지(之)
구할 구(求), 붉은 소 성(骍 - 이건 왼쪽 글자가 다릅니다. 책에서는 소 牛변인데 아마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글자인 것 같네요.)
뿔 각(角), 활 궁(弓)
이 자(玆), 써 이(以)
제가 전서체 배우면서 감탄한 글자는 이겁니다.
무슨 글자인지 아시겠습니까?
윗 글자는 암사슴 우(麀) / 아랫글자는 숫사슴 록(鹿) 입니다.
지금의 한자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전서체로 쓴 저 글자는 딱 보는 순간 암사슴, 숫사슴인지 알아보겠더군요.
암사슴 우 자는 머리에 뿔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리 사이에 사람 인 자처럼 보이는 게 새끼랍니다. 임신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해서 암컷인 걸 강조한 거겠죠.
숫사람 록 자는 다리 사이에 아무 것도 없는 대신, 머리에는 화려하게 뿔을 달고 있습니다.
전각 공부한지 일 년 반만에 배우기 시작한 서예...
이것도 정말 재미있네요.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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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
05.1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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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을 눈 앞에 두신 제 아버님을 보면...
날이 갈수록 사그라드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가능한 한 드라이브라도 함께 다니려 하고, 같이 시간 보내려 하는데 맘같지 않네요.
사로님도 아버님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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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5.15 01:17
한달 배우신 실력이라고 믿기 어려운 실력인데요???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부럽네요... -
과찬이십니다.
이십여장 써서 그나마 가장 나은 거 한 장 겨우 건진 겁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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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5.15 02:59
몃지네요.. ^^
그리고 암 사슴 우의 아래 새끼는 ... 암 사슴이 새끼늘 밴 것이 아니고, 암 사슴이 서 있고, 그 아래에서 새끼가 젖을 빠는 모습으로 여겨집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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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항! 새끼가 젖을 빠는 모습... 그것도 말이 되는데요?
어쨌든 암컷의 임신, 육아에 대한 표현이라는 건 참 대단한 발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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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5.15 06:46
이야 한달만에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엄청난 연습의 결과라고 바로 느껴지며, 특히나...
작업 하실 대상을 워낙이 많이 보아 오셨으니 그러신 것 같습니다.
더욱더 정진하여 멋진 작품 사진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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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냥 재미있어서 짬짬이 연습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잘 쓰게 되면 정말 그땐 자랑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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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5.15 07:39
정말 한달 배우신 건가요?????
힘을 좀 더 빼시면 더 좋아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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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힘을 빼라는 말을 선생님께도 자주 듣습니다.
아직 안 빠지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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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주부용사
05.15 19:26
.......나중에 한수 부탁드려유 ㄷㄷㄷ -
ㅎㅎ...
멋지게 한 수...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게 문제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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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5.16 09:35
오우~
실력좀 되시네요.
전각과 서예는 셋트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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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네. 맞습니다. 전각과 서예는 원래 세트더군요.
보통 서예를 십 년 이상 하신 분들이 전각에 입문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코스라고 하네요.
역사적으로도 글을 쓰고 수결하기 위해 직접 각을 떠서 만들었다더군요.
멋집니다.
퇴직 후 젊은 사람들도 힘들 택배일을 하고계시는 제 아버지께서는 학생 때부터 서예를 즐기셨는데,
어느날 문득 아버지와 함께 즐겼으면 더 많은 시간 같이하면서 보낼 수 있겠다 생각고 얼마 못되어 전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뒤늦게 아버지와 함께 바둑도 두고 서예도 배워보고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몇 달 뒤 유학을 마치고 돌아가면 아버지와 찜질방도 함께 가보고 바둑도 같이 즐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