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래에 현이아버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한국에서 소아암환자를 가진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간략하게 느낀대로 쓰려고 합니다.

 

1. 아이가 암과 같은 난치성 질병을 가졌다는 것은,

    한가족이 재산을 축적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하는 것 입니다.

    대부분의 소아암환자는 1-5세사이에 발생하는데,

    이 시기의 한국의 보편적인 가정들은,

    가족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은행의 대출을 상환하기 바쁜 시기입니다.

 

    아이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다는 것은,

    한 가족이 재산을 축적할 기회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위험에 처하게 합니다. 

 

2. 맞벌이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픈것은 노부모가 아픈것과는 다릅니다.

   노부모가 아픈 것은 형제간에 돌아가면서 간병을 할 수도 있고,

   전문간병인에게 맡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결국 한사람이 전담해서 아이를 간병해야 합니다.

  결국 노동력의 상실이 발생하고 원하든 원하지 아니하던 두집 살림을 해야하는

  가족이 파괴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3. 특히 소아의 난치성 질환은 성인에 비해서 절대적인 수가 적어서,

   치료환경도 그리 좋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아암환자들이 서울의 유명병원에 몰리는 것은,

   부모들의 맹목적인 자식사랑에서 기인한 것도 있지만,

   인구 100만미만의 도시에서 적절한 치료기관이 운영되기 힘든,

   환자의 수와 환자가 낼 수 있는 수익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소아암 환자들을 가진 대부분의 가족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이산가족으로 살아갑니다.

 

4. 그러다 보면 치료비 뿐만 아니라 교통비, 주거비까지 지불하게 됩니다.

    치료비도 최근에 많이 경감이 되어서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만,

    월에 1000만원 들던 것이 200만원 드는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지,

    50만원 이하로 줄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50만원을 예로 든 것은 보통 정상적인 한국 가정이 월 50만원정도를

    순수하게 저축할 수 있다고 보고 이야기 한 것 입니다.

    (평균적인 사교육비의 두배 정도 되기도 합니다.

      다들 남들보다  사교육 두배정도 시킬 수는 있으니까요.)

 

5. 백혈병 소아암 환우회의 송년회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환우회의 장(뭐 대단한 이권협회는 아니던 시절이였습니다.)이  하시던 이야기가,

    서울의 대형병원 근처에 지방에서 온 아이와 부모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많은 성금으로 마련하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삼성서울, 아산, 세브란스, 강남성모, 서울대병원 인근의 아파트값은

    지난 10년간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하루종일 버스를 타고 와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당일날 바로 집으로 가는 것은 아이에게 병을 더 생기게 하는 일 입니다.

   그래서 이런 쉽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쉽터가 없다면 아이가 병원진료를 받는데 드는돈은,

   병원비 + 교통비 + 숙박비 입니다.

 

6. 소아암은 성인의 암과 달라서,

    염색체의 이상과 연관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장기간의 치료기간을 요하고,

    치료가 끝나더라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창 성장기 때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하기도 힘듭니다.

    (이야기를 해보면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아이가 어른스러워 보인다면 그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치료가 끝났다고, 돈도 더 이상 들지 않는다?

  

   아닙니다.

 

   대부분 수술이나 골수이식 후 몇년간 계속 비싼 약을 먹어야하고,

   끝난후에도 재발의 공포에 시달리게 됩니다.

 

 다른 질병도 많지만,

 우리가 소아암환자를 더 보살펴야 하는 이유는,

 

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한 가족을 파탄으로 이끌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7. 한국은 생각보다 넉넉한 사회가 아닙니다.

    미국처럼 입양을 많이 받으면 정부보조금이 나와서,

    그 돈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도 아니고,

 

   소아암의 경우  TV방송에 소개되어서 몇억의 성금을 받아도,

    아이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면 돈 1-2억 쓰기 쉬운 질환입니다.

 

8.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걱정하시지 말고 도와 주시라는 겁니다.

   할아버지가 재벌이 아닌이상,

   소아암환자가 가족의 구성원이 되면,

   그 가족은 대부분 사회의 계층에서 저기 아래쪽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경제적이나 삶의 질 측면에서 모두)

 

   그러니 도와주신다고 해서,

   도와주신 돈으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그 돈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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