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소아암환자를 아이로 가진 다는 것
2010.03.22 12:46
아래에 현이아버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한국에서 소아암환자를 가진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간략하게 느낀대로 쓰려고 합니다.
1. 아이가 암과 같은 난치성 질병을 가졌다는 것은,
한가족이 재산을 축적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하는 것 입니다.
대부분의 소아암환자는 1-5세사이에 발생하는데,
이 시기의 한국의 보편적인 가정들은,
가족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은행의 대출을 상환하기 바쁜 시기입니다.
아이가 심각한 질병에 걸린다는 것은,
한 가족이 재산을 축적할 기회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위험에 처하게 합니다.
2. 맞벌이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픈것은 노부모가 아픈것과는 다릅니다.
노부모가 아픈 것은 형제간에 돌아가면서 간병을 할 수도 있고,
전문간병인에게 맡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결국 한사람이 전담해서 아이를 간병해야 합니다.
결국 노동력의 상실이 발생하고 원하든 원하지 아니하던 두집 살림을 해야하는
가족이 파괴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3. 특히 소아의 난치성 질환은 성인에 비해서 절대적인 수가 적어서,
치료환경도 그리 좋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아암환자들이 서울의 유명병원에 몰리는 것은,
부모들의 맹목적인 자식사랑에서 기인한 것도 있지만,
인구 100만미만의 도시에서 적절한 치료기관이 운영되기 힘든,
환자의 수와 환자가 낼 수 있는 수익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소아암 환자들을 가진 대부분의 가족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이산가족으로 살아갑니다.
4. 그러다 보면 치료비 뿐만 아니라 교통비, 주거비까지 지불하게 됩니다.
치료비도 최근에 많이 경감이 되어서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만,
월에 1000만원 들던 것이 200만원 드는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지,
50만원 이하로 줄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50만원을 예로 든 것은 보통 정상적인 한국 가정이 월 50만원정도를
순수하게 저축할 수 있다고 보고 이야기 한 것 입니다.
(평균적인 사교육비의 두배 정도 되기도 합니다.
다들 남들보다 사교육 두배정도 시킬 수는 있으니까요.)
5. 백혈병 소아암 환우회의 송년회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환우회의 장(뭐 대단한 이권협회는 아니던 시절이였습니다.)이 하시던 이야기가,
서울의 대형병원 근처에 지방에서 온 아이와 부모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많은 성금으로 마련하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삼성서울, 아산, 세브란스, 강남성모, 서울대병원 인근의 아파트값은
지난 10년간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하루종일 버스를 타고 와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당일날 바로 집으로 가는 것은 아이에게 병을 더 생기게 하는 일 입니다.
그래서 이런 쉽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쉽터가 없다면 아이가 병원진료를 받는데 드는돈은,
병원비 + 교통비 + 숙박비 입니다.
6. 소아암은 성인의 암과 달라서,
염색체의 이상과 연관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장기간의 치료기간을 요하고,
치료가 끝나더라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창 성장기 때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하기도 힘듭니다.
(이야기를 해보면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아이가 어른스러워 보인다면 그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치료가 끝났다고, 돈도 더 이상 들지 않는다?
아닙니다.
대부분 수술이나 골수이식 후 몇년간 계속 비싼 약을 먹어야하고,
끝난후에도 재발의 공포에 시달리게 됩니다.
다른 질병도 많지만,
우리가 소아암환자를 더 보살펴야 하는 이유는,
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한 가족을 파탄으로 이끌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7. 한국은 생각보다 넉넉한 사회가 아닙니다.
미국처럼 입양을 많이 받으면 정부보조금이 나와서,
그 돈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도 아니고,
소아암의 경우 TV방송에 소개되어서 몇억의 성금을 받아도,
아이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면 돈 1-2억 쓰기 쉬운 질환입니다.
8.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걱정하시지 말고 도와 주시라는 겁니다.
할아버지가 재벌이 아닌이상,
소아암환자가 가족의 구성원이 되면,
그 가족은 대부분 사회의 계층에서 저기 아래쪽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경제적이나 삶의 질 측면에서 모두)
그러니 도와주신다고 해서,
도와주신 돈으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그 돈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요.
코멘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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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3.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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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3.22 22:53
분쟁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해 일깨워주는 글이라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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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석
03.22 12:56
분쟁때문에 올린글은 아닙니다.
아직도 도움에 대해서 따가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올린 글 입니다.
우리가 남을 도우는 것에 있어서 얼마나 경직되게 생각하는지 생각이 나서 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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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X
03.22 13:07
상당히 공감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가슴아픈현실이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세상의소통이 되기도하며 그누군가에게는 슬픔을 나눌수있기도하겠죠
그리 눈따겁게 보지않았으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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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롱크롱
03.22 13:16
저도 가족 중에 암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분이 있어서 얼마나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인 지 조금은 압니다.
다른 KPUG분들도 암이 특히 소아암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들 도와주셨겠죠.
" 지금 포커스는 소아암이 힘드냐 안 힘드냐가 아니고, 현이아빠님의 태도입니다."
거의 매일 힘들다는 글은 쓰시면서, 왜 현이가 학교 입학한 얘기는 안 쓰셨을까요? 얼마나 좋은 일인데요...
혹시 현이가 학교에 입학했다 는 것을 KPUG회원들이 알게 되면 "아, 이제 현이가 학교 다닐만큼 나았구나..."라고 생각해서
도움이 끊어질까봐 그러셨나요?
그리고 칼날님이 사업적으로 좋은 일이 생겨서,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는 반갑고 좋은 얘기 쓰려고 하는데
KPUG에서의 영업에 방해가 되니 쓰지 말라고 현이아빠님이 말씀 하셨다고 하시던데, 어떤 방해인가요?
계속 힘들다 죽겠다 그래야 하는데 뭐가 잘 풀린다고 하면 "아.. 이제 할 만하겠네?" 하며 역시 도움이 줄어들까봐 그러셨나요?
예전 얘기 한 번만 더 하겠습니다.
KPUG.NET 시절에 현이사랑 중단될 때 고맙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런 얘기 하신 적 있나요?
당시에 제가 본 글이라고는
"나는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중단해버리는 대장이랑, 중단하라고 건의한 사람들 원망스럽다. 니들이 내 삶을 아느냐"
뭐 그런 거 밖에 없어서요.
저라면 항문이 찢어지게 힘들어도, 그리고 내 앞길을 막는 대장이 죽이고 싶게 미워도 게시판에는 깔끔하게 인사했을껍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인터넷 동호회 활동 해 왔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동호회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3천만원 넘게 도와주는 곳 보다보다 첨 봤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좋아하구요.
현이아빠님, 감사하다고 생각하시면 이제 그만 하시죠. 푸념 하소연은 얼마든지 좋습니다만,
KPUG에서 돈벌이를 하기 위해...아니면 뭘 얻기 위해, 가면쓰고 연기는 하지 말자구요. 네?
그냥 서로 다 한 사람의 평범한 동호회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 아빠는 아니지만 같은 남자로서...
추천:4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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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냅시다
03.22 13:35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도움을 드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랬다고 해서,
타인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해도 된다는 자격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이러한데, 듣는 당사자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이아빠님께 물적으로 더 이상 도움을 드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심적으로도 도움받을 생각하지 말라 라는 뜻은 아니죠. 외롭고 힘이 들 때,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케이퍽이 아닌가요?
추천:3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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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울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꼭 받아 챙겨야 할까요?
도움 받았다고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어디 증명서라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남에게 도움을 준 일은 모래사장에 새기고 ,남에게 도움을 받은 일은 바위에 새겨라 하는 말이 있습디다.
이제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이러시는 거 보기에 안좋군요.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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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03.22 15:28
최소한 공지에 올라온 의견은 존중해야 생각합니다.
남자로서 끝내자고 하는 이야기에 토다는건 보기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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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람
03.22 16:59
아 진짜 난 끝내자고 하는 거 계속 꼬투리 무는 게 제일 짜증나..
(제가 받은 것 만큼만 돌려 드리죠..)
이제 그만 하세요..
공지에도 나온 걸 왜 자꾸 꺼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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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아빠
03.22 22:31
크롱크롱님// 그 말씀 책임 지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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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칼날님이 사업적으로 좋은 일이 생겨서,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는 반갑고 좋은 얘기 쓰려고 하는데
KPUG에서의 영업에 방해가 되니 쓰지 말라고 현이아빠님이 말씀 하셨다고 하시던데, 어떤 방해인가요?
계속 힘들다 죽겠다 그래야 하는데 뭐가 잘 풀린다고 하면 "아.. 이제 할 만하겠네?" 하며 역시 도움이 줄어들까봐 그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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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지실 수 있다면..
그 책임 같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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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3.22 22:39
가급적이면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댓글도 안달려고 했는데 짜증이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적어도 저는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줄때 그 이후에 대해 묻지 않습니다. 감사의 인사도 안받으려 하구요 그래서 무기명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받으면 부끄럽습니다. 그건 사람으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왜 받아야 할지 모르겠기에 그렇습니다.
만일 한번이라도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셨다면 절대 위와 같은 말씀을 쓰지 않으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도 만일 제 딸이나 아들이 그렇다면 현이아빠님처럼 무슨 일이든 했을 것입니다. 남들이 손가락질해도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말이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주는 말, 이제 그만 하시죠. 이해와 사랑이 배제된 논리와 이성을 가장한 서슬퍼런 말 한마디가 감정의 동물인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즉 인격살인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과거의 태도보다는 현재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했는지, 자기자신을 돌아보는게 더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힐난할 힘이, 다른 어려운 분께 도움을 줄 수 있는 힘으로 거듭 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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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2 13:18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기념촬영을 하고 언론에 발표하고 생색을 내는 짓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런 짓을 하는 넘들은 이미 세상에 너무나도 많거든요.
그냥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고...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더 많은 도움을 받게 하는 정도가 좋을 듯 싶네요.
물론 아래에 올라왔던 게시물과는 연관이 없는 댓글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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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석
03.22 13:24
결국 현이아빠님 이야기로 흐르는 군요.
우리가 얼마나 도움에 인색한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커뮤니티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려면 서로간의 하소연이나 괴로움도 받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커뮤니티는 아니겠지요.
집이나 사회에서 하소연 하지 못하는 것을 어느정도는 익명성이 보장된 이런 공간에서는 받아 줄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크롱크롱님과 같은 리플이 한번 더 달리면 이글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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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3.22 15:24
글삭제는 안해주셨으면 합니다.
특정 회원분과 관련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글은 전반적인 소아암환자및 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잘 정리되어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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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3.22 15:30
좋은 의미로 쓴 글인데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대체로 현이아빠를 몰아가시는 분들은 "비슷한 처지의 고통"을 어느정도 느끼신 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나도 힘드니, 너도 참아라. 뭐 이런식일 듯.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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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람
03.22 17:00
글 삭제 안 하셨으면 합니다.
삭제하시면 자기 덧글 삭제 되었다고 또 누가 난리 칠것이 분명하니까요.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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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3.22 18:47
새사람님 9분만에 회복하고 돌아오셨군요! 반갑습니다~ ^O^
공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글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글은 참 좋은 얘기지요.
겪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런 글을 다른 경우에 만났으면 생각할 것이 굉장히 많았을 것입니다.
지금 분쟁의 핵심은 '소아암'이 아니랍니다.
두 분 사이의 사적인 '사업 관련'이 분쟁점이 된 것이고
그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공론화한 것이 잘못이라고 다들 느끼시는 것이겠죠.
이 글의 내용을 다들 모르셔서 반응하시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런 상황을 전혀 못 느꼈다면, 현이사랑이라는 메뉴가 예전 KPUG에서 그렇게 유지되지도 못했겠지요.
비단 소아암 뿐만 아니라 모든 병이 다 힘든 감정을 줍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는 도움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사업 분쟁은 사적인 일이므로 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