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문답


가정 폭력에 대해서

2013.06.27 04:26

노랑잠수함 조회:1649

오늘 외출을 했다가 저녁에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딸아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구가 아빠한테 폭력을 당하고 도망 나왔는데 집에서 하루 재우면 안 되겠느냐고...

조금 기다리라고 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같이 만났습니다.

종일 굶었다는 말을 듣고 아이에게 먹을 걸 사주고 이야길 들어보았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 부모님은 이혼을 하신지 몇 년 됨.

- 엄마와 헤어지고 아빠와 살고 있음.

- 아빠는 외국 여자와 재혼을 했음. (아기를 낳은지 며칠 되지 않음)

- 초등학교 때부터 아빠에게 자주 맞음.

- 폭력 횟수는 일주일 평균 4~5일.

- 벨트를 풀어 채찍 휘두르듯 방바닥을 치며 위협할 때도 있었음. (맞기도 했는지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네요.)

-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놀겠다고 하면 당연히 폭언을 행사함.

- 귀가 시간이 늦으면 폭력.

- 시험 성적이 떨어지면 폭력 등등...

 

- 게다가 학교에서는 몇 몇 학생들이 심하게 괴롭힘.

- 담임에게 이야기를 해서 해결되는 듯 했지만 점점 더 심해짐.

- 학교 문제를 아빠와 상의할 엄두도 내지 못함.

 

사실 하루 재우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내일 학교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문제가 계속 커질 것 같아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딸과 아이를 잠깐 기다리게 하고 경찰 지구대에 갔더니 야간에는 근무하지 않더라고요.

인터폰이 있길래 통화를 하면서 물어보니, 경찰로 접수하게 되면 정식 사건이 되는데,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1366 번을 알려주더군요.

1366을 거쳐서 여성 상담, 아동 상담 등등의 센터와 통화를 했습니다.

아이에게 "아빠 경찰서에 잡혀가는 것 아니니까 상담사에게 솔직하게 말하라"고 이야기하고 전화를 건네주었는데...

아이는 그래도 아빠가 잡혀간다는 게 무서웠는지 별로 맞지 않았다고, 학교 친구 문제로 아빠와 이야길 하려다가 의견충돌 나서 나왔다고 둘러대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니 애처롭기도 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 아빠에게 화가 나더라고요.)

 

그 와중에 아이 아빠는 빨리 들어오지 않으면 그냥 안 두겠다는 협박 문자를 계속 보내고...

아이가 친엄마와 통화를 하길래, 바꿔달라고 해서 제가 아이엄마와 이야기를 좀 나누었습니다.

아이엄마 말로는 아빠와 이야기를 해서 한 달 후에 데려갈테니 그때까지 때리지 말고 데리고 있으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러마고 약속을 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일단 집으로 돌려 보내달랍니다.

(아이를 왕따 시키는 학생 부모, 그 학생과도 통화를 했으니 내일 학교도 정상적으로 가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이가 무서워하기도 하고, 나도 안심이 안 되니 아이아빠와 내가 통화를 하겠다고 하고...

 

잠시 후, 아이아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재우고, 내일 학교도 보내겠다고 약속을 받고 아이를 들여보냈습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아이에게 "일단 집에 들어가고, 만일 들어가서 아빠가 때리거나 하면 빨리 뛰쳐 나와라. 아저씨가 여기 서있을테니, 들어가서 괜찮으면 문자나 전화를 해라. 네 연락 받고 나서 돌아가마"고 약속을 했습니다.

아이 들어가고 거의 십분이 넘도록 연락이 없길래, 혹시 잡혀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딸에게 연락해보라고 했습니다.

문자를 보내고, 잠시 후 "잘 들어왔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이아빠가 폭언은 좀 한 모양입니다. 약속한대로 손찌검은 하지 않았고...

 

딸아이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친한 친구여서 저도 잘 아는 아이인데...

 

이렇게 집으로 돌려 보낸 게 잘 한 결정인지 모르겠네요.

원래는 아동 긴급구호시설에 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정확한 상황도 모르고, 아이도 아빠의 폭력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약속을 받은 것도 있어서 들여보냈습니다만, 아무래도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중학교 1학년 계집아이를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제 자식을 패는지...

사실, 폭력은 초등학교 시절 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로도 우리 집에 종종 놀러 오던 아이가 안 오던 게 몇 년 된 것 같고, 딸에게 이야길 들어보니 대략 그 때쯤부터 아빠의 폭력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정폭력이 벌써 적어도 2~3년 이상 지속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심성이 착해서 몇 번 봤다고 저에게는 그나마 어느 정도 이야길 하고...

제가 이야길 들어주고 나름대로 같이 고민해주고, 이리저리 전화하고 부모와도 통화를 하고...

이런 모습을 보아서 그런지 어느 정도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더군요.

 

아이에게, 나중에라도 또 오늘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엉뚱한 선택하지 말고 연락해라, 아저씨가 이야기 들어주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마... 라고 이야길 했습니다.

 

아이엄마의 말이 진심이라면 어쨌든 한달 후에는 친엄마와 함께 살게 되겠지만, 오늘 통화하면서 제 느낌으로는 그것도 쉽지 않겠다 싶더군요.

아이엄마가 재혼을 한 건 아니지만, 생계 문제도 있고 해서 아이와 함께 사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얼 어떻게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위의 글을 읽으시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딸 가진 아빠 입장에서, 딸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의 일이니 쉽게 넘어가지지는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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