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영화 다시 보기
2013.07.02 22:53
최근 들어, 젊은(?) 시절 인상 깊게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주로 15년 전쯤 봤던 영화들요.
보면서 느끼는건데,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속의 장면과 실제 장면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게 참 재미있네요.
'생각의 오류'라는 책을 쓴 Thomas Kida가 주장 하듯, 기억은 조금식 왜곡 된다는거죠. 자기가 원하는 대로(혹은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기억을 조금씩 변화 시킨다는겁니다. 이게 심리학적으로 꽤나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잠시 딴 길로 빠졌습니다만...각설하고..
최근 다시 본 영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 제목도 같이 쓸께요.
-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 이 영화는 20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최고의 걸작 이라고 생각 합니다. 스토리, 캐스팅, 캐릭터, 연기 등 모든 면에서요. 오죽 했음 원작인 Heart of Darkness (Joseph Conrad 저)랑 Joseph Conrad 자서전까지 구입 했다는...
-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 참으로 완벽한 영화네요. Anthony Hopkins의 미치광이 역할은 최강인 것 같아요.
-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 아카데미 촬영상 받을 만 하네요. 이 영화를 보고 저는 평생 낚시꾼으로 살기로 결심 했다는. 그 덕에 주말마다 아들 데리고 낚시 다닙니다 ㅋㅋㅋㅋ 조금 검색을 해 보니 영화가 나오기 전에 동일한 제목의 자서전이 꽤 유명했고,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실존 인물이네요. 덕분에 Norman Maclean의 원작 소설'A river runs through it'까지 구입 해서 보고 있어요. 그런데 위키를 좀 검색 해 보니, 주인공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Emily Lloyd가 최근까지 정신병으로 무척 고생을 한 모양이네요. 충격 입니다.
- 블루벨벳(Blue Velvet) : 20대 초반에 David Lynch감독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지금 보니 완전 싸이코 영화네요. 엉성하기 짝이 없는 플롯과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들(그렇다고 연기를 잘 한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는)... 어린 시절 왜 이 영화를 재밌게 봤었는지. 나도 미쳤던게 분명합니다.
-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 와..정말 잘 만든 영화 입니다. 정상적인 인물들을 하나도 없지만, 역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 되네요. 현대 미국인들의, 아니 현 시대 문명인들 내면의 병을 솔직하게 잘 그려 낸 것 같아요.
- 어바웃 슈미트(About Schmidt) : 제가 넘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요, 여러 캐릭터 중에서 주인공의 사돈 댁으로 나오는 Kathy Bates 연기가 정말 압권인 것 같아요.
- 그린마일(the Green Mile) : 다시 본 영화 중에 가장 여러번 반복해서 본 것 같아요. 사실 영화 자체가 훌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정말 재미있어요. 최고로 인상적인 사람은 컴플렉스 덩어리의 비겁한 루저로 나오는 Doug Hutchison 이었습니다. 완전 몰입해서 본 캐릭터 였습니다. 그밖에 싸이코 수감자로 나오는 Sam Rockwell이라는 사람도 최고 점수를 주고 싶군요.
코멘트 11
-
어 근데 어떻게 Jesus Christ를 의미할 수가 있죠?? 설명좀 부탁 드립니다. 아 그리고 저도 그 흑형 사망했다는 것은 위키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참 푸근한 인상이죠 정말...ㅎㅎ 저도 왠지 종교적인 모티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
이니셜이 둘다 J. C.죠...
자신이 누명(이든 아니든)을 쓴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기적과 같은 일들을 행하죠. 그리고 나중에는 결국 죽습니다. 박해를 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탐행크스 형이 전기의자의 스위치를 내린 의미는 롱기누스가 자신의 창으로 찌른 것을 의미한가고 들었습니다.
그러한 대가(벌)로 쉽게 죽지 않는 인생을 살게 되고, 영화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한 시간 순서에 그 인생에 대해서 참회를 하고
죽지 않는 인생에서 죽음이라는 또다른 자유를 맞게 되지요.
저도 그 종교를 믿는 상황이 아니기에 깊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한 10여년전쯤 라디오에서 들었던 내용을 적은 것입니다.
-
참고로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들... 고화질로 다시 보고 싶어서 받은 것중에
그린마일을 포함해서
엑설런트 어드벤처, 패스워드(Antitrust라는 원제의 영화), 빅, 고스트버스터즈, War Games가 있네요...
80~90년대 영화들입니다.
-
아 그 패스워드라는 영화... 저도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오죽 했으면 저는 그 영화에 대해 석사과정 때 학생들 대상으로 발표가지 했었다는...ㅋㅋ 수강과목은 digital economy 였어요 ^^
-
주인공이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를 연기했던 친구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보다 악역인 팀로빈스 형... 완전 빌게이츠 빙의!!!
-
하하 저도 그 사람의 그 미친듯한 눈빛이 기억 나는군요. 연기 넘 잘하죠!
-
해색주
07.03 00:03
실제로 빌게이츠는 그렇게 나쁜 사람도 이기적인 사람도 아닌데 말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재벌들이 모범으로 삼아야 할만큼 돈을 잘 벌고 그 돈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 사람이 만든 재단으로 살린 사람들의 숫자가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 재벌 사람들은 그저 자기들이 잘나서 돈 벌었다고 생각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횡령하고 정말 추하디 추하게 살지요. 자식들에게 헛된 특권 의식을 주면서 탈세를 할 생각이나 하고 말이지요.
영화에서는 주로 악역이지만, 아프리카에서 그는 구세주와 다름 없지요. 자기 이익과 하나도 관련이 없는데 그가 쏟아 붓는 돈이 장난이 아니죠. 그게 그저 라면 몇 박스 던져주고 사진 찍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본받아야 하는 거죠. 저는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빌의 사진을 걸어 놓고 그처럼 살려고 노력할겁니다.
가장 미국적이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부자의 모습이에요. 그런 면에서 스티브 잡스는 그와 비교조차 안된다고 봅니다.
-
왕초보
07.03 04:21
빌게이츠와 스티브 좝스의 삶이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인데, 가장 큰 차이는 누구랑 결혼했느냐에 있는 듯 합니다. 둘다 사기꾼이고 천재라는 공통점은 있지요. 돈 번 것으로 치면 둘이 비교가 안되기도 하고.
-
purity
07.03 15:54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를 좋아했었습니다. 비디오드롬, 크래시 같은... 역시 약간 돌아간 느낌의 영화인데 제게는 잘 맞더라구요;;;
-
하뷔
07.04 14:27
아... 최근에는 영화볼 시간도 거의 없네요.
오늘은 회사 일 째고 열 댓글 작성 중... ㅋㅋㅋ
그린마일의 주인공... 얼마전에 세상을 뜨셨죠.. 덩치는 산만하지만 순해보이는 인상의 푸근한 흑형이었는데...
John Coffee라는 이름이 Jesus Christ를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 전체적인 영화가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