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잡담] 반지 이야기

2010.03.23 11:28

산신령 조회:1329

어제인지 미토님이 커플링 관련된 글을 올리고 나서 나도 반지 관련 이야기를 한 번 써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다보니 쓰잘떼기 없이 길어집니다.

 

긴 글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 ^^

 

그냥 가시는 분을 위한 세줄 요약...

 

1. 산신령은 반지를 좋아한다.

 

2. 그냥 저냥 반지 바뀐 변천사다.

 

3. 재미없는 글이다.

 

 

================================================================================

 

 

 

 

 

 

 

전 1991년 대학 입학 당시부터 2돈짜리 금반지를 끼고 다녔습니다.

 

평생 염색 한 번 안하고, 악세사리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재수 끝나자 마자 한 아르바이트에서 번돈으로 2돈짜리 반지를 맞춘거지요.

 

당시에는 남자들의 반지도 흔치 않았거니와, 2돈이라 함은 '현금'을 손에 끼고 다니는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91년 신입생 시절에는 춘천의 전당포에도 가끔 맞겨지곤 했습니다.

 

주중에 돈이 없으면, 당시 신용카드가 없던 주당 일당은 당연하다는듯이 제 손을 쳐다봤고, 전당포에 맞겨진 반지를 찾기 위해선 주말에 또 노가다 등의 알바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 했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반지를 집에 빼놓고 군대를 갔고, 제 복무 시절 형님의 큰 (생사의 갈림길에 선...)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제대를 하고 나서 집에 있는 반지의 행방을 물으니, 어머님이 말씀을 해 주시는데...

 

당시 집에 왔던 형이 제 반지를 보고는 그냥 끼고 갔답니다.

 

몇달 지나서 사고가 나긴 했지만, 혼수상태로 며칠째 응급실에 누워 있던 형님의 손을 어루만지다가 문득 반지가 보이더래요.

 

이거 땜에 사고가 났나?

(끼고 간지 얼마 안되었으니...)

 

이 반지가 있어서 혹시 살아 난건가?

(승용차 3명 탑승자 중 1인은 사망, 1인은 영구장애, 제 형님은 고관절 장애와 안면부에 심한 타박을 입었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는 정도로 천운이었던 사고였습니다. )

 

온갖 잡생각에 마음이 심란 하셔서, 반지를 빼서는 응급실 쓰레기통에 버리셨답니다.

 

그리고는 평생 간직하시던 금붙이중에서 가락지를 빼서는 다시 2돈짜리 반지를 맞춰주셨지요.

 

당시 지역난방공사에서 노가다 알바로 당시엔 꽤 큰돈을 벌었던 저라, 굳이 어머니한테 받을 필요가 없었지만 주시는 마음이 감사해 받고 2001년 결혼때까지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잘 끼고 다녔습니다.

 

결혼할 때 맞춘 반지가 바로 이놈입니다.

 

 

반지_100320.jpg

 

 

어머님은 아이엄마에게 팔찌와 또 다른 가락지를 선물(패물이라고 하기엔... 하여간 패물과는 다른 성격의 선물로...) 주셨고,  당시 끼던 금반지에 대한 애착이 심했던 저는 결혼 반지를 뭐할까? 라는 고민에... 마눌에게 하고싶은데로 해 준다 했습니다.

 

뭐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마눌님은 악세사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다수의 시계... (그중에는 소위 말하는 명품도 있네요. ) 와 반지, 팔찌, 귀걸이 등...

 

그런데 의외로 보관하게 되는 결혼반지는 별로라고, 예쁜 커플링을 맞추자 합니다.

 

뭐 결혼 직전이라 돈은 제가 지불했습니다.

 

디자인과 세공은 처갓집 형님의 지인(남대문에서 직접 세공하시는... )분께 의뢰해서 가장 심플하게 해 달라 했구요.

 

이 반지를 계속 끼도 다니다가, 08년에 몇번 야구를 했더니 반지가 끊어지기 일보 직전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빼 놓고 한동안 반지를 끼지 않게 되었었고, 고치면 금방일것을 귀차니즘에 빠져 고치지는 않고, 허전함을 핑계로 금목걸이를 하나 이쁘게 맞췄습니다.

 

이때 어머님이 주신 반지 2돈짜리가 들어갔고, 아들놈 돌잔치 때 들어온 반지의 일부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2주전에 수리를 의뢰했고 지난 주 일요일에 다시 찾아와 오랫만에 반지를 끼게 되었습니다.

 

// 이때 마눌님은 순금을 여기저기서 꺼내더니, 자기 팔찌, 이니셜 목걸이, 백금반지셋트 등을 사더군요... 나쁜. ㅡ.ㅡ;;

 

 

 

 

반지...

 

애정의 징표일 수도 있고, 연인끼리 헤어지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거나 팔거나, 자기 필요한것으로 바꾸기도 하는 악세사리의 하나 일 수도 있습니다.

 

전... 제 첫 반지가 비록 중간에 버려지고, 95년에 어머님에게 선물받은것으로 바뀐 반지는 목걸이로 변해 제 목에 걸려 있고...

 

지금 끼는 반지는 결혼 때 맞춘 커플링 입니다만...

 

 

 

 

 

중년의 나이에 맞지 않게 이 두개의 악세사리를 참 사랑합니다.

 

옛일을 기억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구요.

 

 

 

 

// 역시 오늘도 쓰다보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결과가...ㅡㅜ

 

 

// 억지로 결말을 내자면, 한 2년 안차던 반지를 지난주에 찾아왔고, 내 목에는 7돈의(요즘 시세로 100만원)  순금 목걸이가 있다~  입니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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