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이렇게 굴고 저렇게 구는가
2013.09.21 05:43
안녕하세요. 추석 연휴 동안 부모님 댁에서 딩굴딩굴하다 보니 쓰잘데기 없는 공상과 나와 관련없는 세상사에 대한 분석만 한 가득 했네요.
(제목에 쓴 대로) 주제는 구글인데요. 첫째, 왜 구글은 초히트한 안드로이드를 놔두고 뜬금없이 크롬오에스를 피씨용 오에스로 밀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느껴지죠. 방금 "초히트"라고 쓴 건 과장이 아닙니다. ios와 경쟁하고 있지만 사실 애플을 제외한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진입하려면 안드로이드 이외의 어떤 대안도 없죠.
이 사실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노키아를 보면 됩니다. 그토록 강고했던 노키아가 몰락한 이유는, 다들 쓰는 안드로이드를 마다하고 엠에스 운영체제를 썼다, 이 사실 하나로 요약됩니다. 지금 시점에선 오래 전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노키아가 심비안 운영체제를 가지고 유럽은 물론이고 전세계 모바일 시장을 호령하던 게 불과 몇 년전입니다. 그러다가 차세대 운영체제로 넘어갈 때 차별화한답시고 엠에스 쪽으로 간 게 제가 보기에는 결정적인 패인이예요. 물론 엠에스로 가기 직전에도 몰락의 기미가 있긴 했지만, 최소한 남들처럼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었으면 자사의 하드웨어 역량을 가지고 충분히 삼위 안까지는 다시 치고올라왔을 거라고 봅니다.
이처럼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시장에서는 막강한 플랫폼이고 애플 이외의 하드웨어 벤더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선택이죠. 그럼 드는 의문이, 구글 입장에서는 즉각 피씨 시장을 침공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손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왜 안하는 것일까요?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하드웨어 스펙을 줄여가는 건 어려워도 늘여가는 건 쉬운 법입니다. 일례로 스마트폰 오에스이던 안드로이드가 뻘짓 좀 하다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태블릿 시장에 안착하는데 이삼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화면 좀 늘이고, 앱스토어 란에 안드로이드북(가칭)카테고리 만들고, 그래도 안 되면 몇 년 밀고 당겨보면, 각종 앱들이 포팅되고 울트라북 또는 넷북 카테고리를 낼름 잡숴버리시는 것은 시간 문제죠. 그럼 왜 안 할까요?
돈이 안 되서 그럴 겁니다.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구글은 검색을 기반으로 한 광고회사란 거죠. 그럼 이 시장에서 구글에게 효자인 플랫폼은 뭐냐... 피씨>ios>안드로이드 순입니다.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둬주는 건 역시 광대한 화면에 광고를 뿌려줄 수 있는 피씨 플랫폼인 건 당연한데, 약간 놀라운 건 ios가 안드로이드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줍니다. 구글이 뭘 내놓을 때마다 꼬박꼬박 ios용도 챙겨주는 건 착해서가 아니라, 사실 안드로이드보다 더 돈을 잘 벌어주는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아니, ios고 안드로이드고 간에 가장 효자는 피씨고, 모바일로 전환하면 할 수록 돈은 덜 벌립니다.
둘째, 그러면 애초에 왜 안드로이드는 만들었냐... 그냥 예전처럼 피씨가 꽉 잡고 있는 세상이 구글에게는 좋았던 거 아니냐... 당연히 나오는 지적이겠죠. 답: 어쩔 수 없어서. 구글, 똑똑한 사람들만 들어가는 회사라죠? 수익이 지금 피씨에서 나고 있다고 그 플랫폼만 붙잡고 있으면 망하는 겁니다. 코닥도 그랬고, 위에 거론한 노키아도 그랬으며, 블랙베리도 그랬죠.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을 당시, 모바일로의 이행은 거역할 수 없는 대세였고, 지금 시점에서 보면 잘 판단한 겁니다. 물론 귀찮게시리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이럴 게 아니라 애플이 독식하면 구글에겐 수익 면에서야 더 좋을 수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애플이 언제 빙이나 자체검색엔진으로 바꾸고 구글을 팽할지 모른다는 사실이었겠죠.
세째, 요건 약간 다른 얘긴데, 넥서스 시리즈 하드웨어는 왜 내놓은 거냐... 돈이 많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 검색과 광고라는 초점에서 멀어지기만 하는 건데. 그런데 요것도 위의 논리대로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구글 입장에서는 사실 하드웨어 장사는 삼성이나 소니한테 맡기고 가끔씩 안드로이드 버전업만 해가면서 광고수익을 늘일 궁리를 하고 싶겠지만, 그 당시 똻하고 나왔던 게 아마존 킨들이었고, 이 놈들이 감히 검색엔진을 딴 걸로 바꿀 것이 빤히 보였으니, 저가기기를 확 풀어서 저지할 수 밖에 없는 거였죠.
결국 구글의 모든 행동들은 두 단어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광고 그리고 주도권.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끊임없이 부딪힙니다. 광고 수익만 생각한다면 운영체제니 하드웨어니 하는 건 딴 회사들에게 맡기는 게 장땡인데, 이 딴 회사들이 딴 마음을 자꾸 먹거나, 혹은 그럴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그래서 눈치를 막 보다가 광고장사 잘되는 플랫폼이 구글을 팽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도권을 내놓지 않기 위해서 고유 플랫폼을 내놓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면서 수익이 감소하거나 협력사와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건데, 구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네들 플랫폼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드로이드가 그랬고, 태블릿으로 옮겨간 게 그랬고, 모토롤라를 인수한 게 그랬고, 넥서스 기기들을 내놓은 게 그랬습니다. 어떤 면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이래온 거죠.
자 그럼 여기까지는 과거 얘기고, 미래를 생각해 볼까요? 위에 몇 가지 얘기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문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피씨용으로 안 내어놨다는 얘기죠. 그런데 전 구글이 결국 안드로이드북(아니면 무슨 이름이 되든)을 내놓게 되리라고 봅니다. 이유는 엠에스의 책동 때문입니다. 윈도우즈 8.x로 넘어가면서 윈도우즈는 상당히 많이 폐쇄적인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일단 밑으로는 우분투 등의 다른 운영체제와 더블부팅이 되는 걸 상당부분 막았고, 위로는 메트로유아이를 가지고 지네들 앱과 브라우저가 제일 먼저 보이도록 바꿨죠. 최근 들어서 크롬브라우저의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데, 이건 아무래도 엠에스의 이런 정책들 때문일 겁니다. 그나마 x86용 윈도우즈는 과거 응용프로그램들과의 호환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알티가 히트라도 치는 날이면, 애플처럼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지네들 앱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하고 타사 웹브라우저를 어떤 식으로든 덜 노출되게 만들 겁니다. (완전히 블로킹은 못하죠. 당장 독점방지법에 걸릴 테니까...) 그러다가 어떻게든 익스플로러+빙 환경으로 넘어가게 되면 구글의 광고사업은 종치는 거죠. 물론 이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게 전개되겠지만, 대략적으로는 충분히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구글 입장에서 피씨는 최대의 수익원이지만, 결국 또 울며 겨자먹기로 안드로이드를 이쪽 시장에도 포팅하게 되겠죠.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을 무릅쓰고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아온 게 구글의 역사니까요. 사실 그런다고 해서 꼭 돈이 덜 벌릴다고 할 수도 없겠죠. 모바일 플랫폼에서 광고수익이 상대적으로 뜸한 건 코딱지만한 화면 탓이 크니까요. 똑같은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피씨에 포팅되고 검색내용을 가리지 않고도 광고를 뿌려줄 수 있게 되면 수익이 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동안 피씨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이 났던 걸 생각할 때, 불안하겠죠. 아마 구글은 내부적으로 arm과 x86 양쪽으로 이미 피씨형 안드로이드, 아마 레퍼런스 하드웨어까지 개발해놓고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롭게 생각해봐야 할 사실이, 퀵오피스를 구글이 인수해서 무료로 풀었단 겁니다. 이것도 사실 여러 오피스수트가 나와있는 상황에서 부작용을 무릅쓰고 앱 시장에 개입한 건데 (팜이 써드파티와 경쟁할 수 있는 sw를 내놓는데 얼마나 조심스러워했는지 기억해 보세요), 왜 그랬을까요? 퀵오피스는 사실 스맛폰이나 태블릿 고유의 목적인 소비자용 소프트웨어가 아닌, 생산자용 소프트웨어입니다. 피씨와 충돌하죠. 제가 보기에는, 물론 응수타진하고 있겠지만, 만일 엠에스가 수틀리게 굴면 안드로이드북을 확 풀고 피씨와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구글 고위직들의 머리 속에서는 떠돌고 있을 겁니다.
앞으로 이삼년이 흥미진진할 것 같네요.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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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9.22 11:44
그쵸. 우리는 저 큰 회사들이 서로 경쟁하며 내놓는 기술들을 사서 지름신님께 바치면서 종교생활 (또는 취미생활)을 만끽하면 됩니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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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09.21 09:21
즐거운 명절에 별생각을 다하시는 군요.^^
저도 아는건 별로 없지만 사족을 달고 싶군요.ㅋ
김군님 말씀대로 구글이 그냥 검색시장에 남아 있고 싶었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그럴 수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M$는 그야말로 하드웨어만 빼고 다하는 공룡회사니까요.
구글 검색엔진이 뜨니까 뒤따라서 빙을 내놓고 검색시장에 뛰어드는 거만 봐도 양보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기업인겁니다. 결국 IT 쪽 무슨 사업을 해도 M$와 부딪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살아남으려면 검색시장만 해가지고는 구멍가게만한 회사를 하던지 생사를 건 혈투를 하던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바일 쪽에서는 안드로이드로 시장접수 했죠.
하지만 pc 시장은 M$가 여전히 강력해서 무시할 수 없죠.
반세기가 다돼가는 윈도우즈랑 10여년도 않된 크롬이랑은 레벨이 틀리죠.
아무리 좋은 운영체제를 구글이 개발해도 기존 사용자가 탄탄한 M$ 윈도우즈를 몰아내기는 pc가 없어지지 않는한 불가능할 겁니다.
서로 사이좋게 분야를 나눠서 키워나가면 중복투자도 줄이고 기술 발전도 빠르고 좋을 텐데 그건 불가능 할 겁니다. 마치 인류의 역사 같아요. 끝없는 투쟁과 전쟁...
언젠가 모바일에서의 인지도와 시장장악력으로 구글이 pc를 없애 버릴지도 모르죠.
그러면 M$ 윈도우즈는 세상에서 작별을 고하는 건가요? 가능하려나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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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09.21 09:45
한편... 10년전에 운영체제 공부나 할걸 잘못했습니다.
괜히 돈도 않되는 분야해서 고생만하네요....
10년 동안 운영체제 개발했으면 지금쯤 뭐라도 개발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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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9.22 11:42
그러셨으면 모바일 운영체제 하나 개발하셔놓고 g모 사에다가 팔아치운 후 토토사랑님께서는 매일 바하마 군도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휴일 기분을 만끽하셨을지도 모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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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09.23 00:55
그러게 말입니다. 10년전에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리 늦은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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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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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9.22 11:42
즐겁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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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9.21 22:20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용자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웹이 살아 있는 한 구글은 망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구글은 웹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요구를 다 충족 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광고로 돈을 벌기 보다는 사용자가 얼마나 큰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기업도 구글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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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09.21 23:11
구글 검색엔진 만으로도 영원히 지지 않는 해가 될것같습니다.
M$ 빙은 바보검색만해서 쓰기 싫러요.
엄청난 개발인력을 가지 M$도 못따라가는 구글 만의 기술력과 알고리즘은 쉽게 깨기 어려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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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9.22 11:47
뭐 구글이 지금까지 내놓은 기술들을 보면 정말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기술들이기는 한데... 반면 뻘짓도 자주 하고 있어서 꼭 승승장구하리라고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대표적으로 sns를 경시하다가 facebook에게 주도권을 내준 것과, 그걸 만회하겠다고 구글플러스를 내놓으면서 구글리더를 폐쇄한 것 등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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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09.22 00:34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안드로이드는 점점 사라질거라 생각됩니다. 이유는 안드로이드와 맥을 제외한 PC와의 연동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누구든지 생각하고 있을 텐데요. 크롬OS쪽에서 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1. 최근에 파이어폭스OS가 채용된 핸드폰으로 나온례가 있지만, 하나의 브라우저 같은 기기가 모든 앱을 내포하고 관리하는 하나의 OS와 같은 형태입니다. 크롬OS라고 한다면 크롬내에서 내장되어 있는 어플이나 확장프로그램을 모바일이든 PC의 웹브라우저든 동일한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클라우드 시스템이 아직은 웹하드나 스트리밍 정도로 제공하지만, 작업을 하는데 사용되는 도구의 차이가 거의 없게 하는 환경이 되었을때 게다가 그런 환경이 이미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합화 시키기 위해서 크롬OS가 더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3. 지금은 안드로이드 앱에 대한 통제권이 애플과 달리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중국핸폰에 잇는 앱을 국내핸폰에 airdroid를 이용해서 .apk파일로 이식을 시킬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슨 제약이 없다면 아주잘돌아갑니다. 근데 이렇게 하면 앞으로 더 심각해질 보안문제에 대한 통제권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크롬OS같은 것으로 묶어서 통제권을 가지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때맞춰 MS와의 관계도 아직은 돈독히 해야 되서 몇년사이에 추이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몇가지 변수도 있기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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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9.22 11:58
1. 사실 웹 기술을 이용해서 앱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구글이나 파이어폭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Palm WebOS가 제가 기억하는 한 그런 기술로는 처음이었죠. 아이폰도 처음에는 그런 식이었고요. 하지만 앱도 웹사이트 만들듯이 하면 된다는 아이디어는 왜인지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여건이 되고 기술이 성숙하기까지는 당분간 주도권 싸움에서 큰 역할을 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2. 이미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기능들은 구글닥스나 조호 오피스의 기능들이 전혀 모자람 없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엠에스 오피스와의 호환성이라는 벽을 깨기 전까지는 죽었다 깨도 안 될 겁니다. 일례로 학술지 논문 작성부터가 라텍으로 치면 안 받아주는 곳들이 부지기수죠.
3. 앱에 대한 통제권이라... 구글 쪽에서는 장악하면 좋은 거일 수도 있는데, 타사와의 경쟁에 있어서 고객한테 어필하는 특징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한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롬오에스와 안드로이드를 합치는 거죠. 실제로 얼마 전에 구글이 회사 구조 개편할 때 양쪽 플랫폼 담당부서를 통합하면서 두 운영체제를 합칠 거란 거란 소문도 나왔습니다. 그 경우 안드로이드 앱호환성을 무기로 시장을 거머쥔 후 슬슬 현재 크롬오에스처럼 웹온리로 바꿔나갈 수도 있겠죠. 구글 입장에선 최선의 시나리오.
하지만 이랬거나 저랬거나 구글 맘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개싸움이 어떻게 끝날지는 암도 모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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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9.23 10:39
흥미로운 말씀 잘 읽었습니다.
조금은 다른 뷰 포인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B to C 시장으로만 보자면 말씀하시는 바에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B to B로 보자면 안드로이드나 크롬 같은 건 아직 한참이라고 봅니다.
이제 겨우 구글 메일 같은게 기업에 도입되는 실정이니까요.
제 생각에 사실 MS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그냥 써비스한다고 봅니다.
라이센스 강화한다고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아직도 그냥 쓰게 내버려두는 수준 아닌가요?
(윈도 플랫폼을 많이 사용할수록 이득인 점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개인 사용자 라이센스 거 몇 푼이나 한다고...' 이런 마인드아닐까요?)
사실 MS가 OS와 Office를 제외하면 기업에 그리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툴, 패키지... 없는게 없는
업체입니다. (뭐 대부분 인수합병을 통한것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구글도 역시나 PC 방면에서는 Target이 MS인 것이죠.
단, 기술이 발달하여 어프로치하는 방식이 다를 뿐인것.
(하지만, 기업대 기업으로 일을 해보면 구글보다는 MS가 더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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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당장 내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이미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으니까요.
크롬을 주요 OS로 삼으려는 시도는 몇차례 있었지만, 아직은 PC 시장(노트북 포함)을 잠식할 정도는 아니며, 이 시장을 오히려 iOS를 가진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패블릿이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났기에 주춤한 상태라서, 당장 안드로이드를 팽시키고 크롬으로 대동단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언젠가는 통합되겠지만, 당분간은 시장 반응을 봐가면서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가늠하겠죠.
이미 말씀들 하셨지만, MS Office를 대신할 킬러S/W가 등장하고, 기존의 모든 문서를 100% 읽고 쓸 수 있게 되면 달라지겠지만, 그 전까지는 Office 모바일처럼 플랫폼에 맞는 MS Office를 발빠르게 포팅해서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문서작성환경을 마련해 버리는 MS의 움직임을 견제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구글이 퀵 오피스를 무료로 뿌리는 거겠죠. 시장을 선점해서 더 많은 사용자를 만드는게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이 시도가 성공할지는 의문입니다. (MS가 PC 시장에서 OS와 Office를 함께 내밀었던 것처럼 구글도 MS를 따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다 아시다시피 PC에서도 Open Office가 무료이고 기능도 비슷하지만, 대부분 MS Office를 쓰는 이유는 손에 익은 프로그램을 바꾼다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만약 모바일 시장에서도 쓸만한 MS Office가 등장한다면, 퀵 오피스로 선점한 시장은 깨져나갈 겁니다.
PC시장은 이미 저무는 해이기 때문에 사실 구글이 노리는 시장은 PC를 대체하는 모바일 시장이겠죠.
제가 구글의 정책입안자라면 크롬+퀵오피스 형태로 교육시장을 무섭게 점령해나갈 것입니다. 점차 OLD members는 줄어들고 Newbie가 늘어갈 테니 장기적으로 보면 답이 나올테니까요. (기존시장을 점령하기 힘들면, 신규사용자시장을 만들어가면 되니까요.)
재미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이름이 많이 희미해진 건 사실입니다.
컴퓨터용 운영체제는 여전히 독식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결국 모바일로의 이행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어요.
결국 세상은 애플, 마소, 구글 이 세 회사에 의해 정보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엊그제 친구와 영화 잡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든 생각...
생각해보니 결국 지금의 컴퓨터, 아니 정보화 시대는 결국 스티브잡스라는 한 사람에 의해 이렇게 만들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애플이라는 이름으로 8비트 개인용 컴퓨터를 선보이면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열렸고...
매킨토시가 나오면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로 대변되는 사용자 환경을 만들었고...
뉴튼이 나오면서 PDA라는 이름으로 휴대용 기기가 탄생했고...
지금의 스마트폰 열풍 역시 아이폰이 그 시발점이니 말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전부 애플에서 최초로 만든 건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제대로 상품화해서 일반 사용자의 선택을 받게 만드는 데에는 가장 탁월했던 것 같다 싶네요.
댓글이 약간 산으로 갔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의 흐름 전체를 보면 복잡하고 흥미롭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합니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폐쇄성 때문에 한동안 많이 힘들어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윈8을 내놓으면서 상당부분 폐쇄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있고, 구글 역시 어느 정도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한 2~3년 정도만 지나면 정말 확연하게 갈리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 때 보면 진정한 승자가 누군지 알 수 있겠죠.
어쩌면 아직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는 누군가가 나타나서 싹쓸이를 할지도 모른다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