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하다보면 휴일은 금방 갑니다
2013.10.28 13:56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사실 일요일 기상 시간으로는 늦은건 아닙니다.) 눈비비고 있으니 '마실 물 없음'이라는 경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저희집은 물을 끓여먹을 때도 있지만 한겨울을 빼면 가까운 아차산에서 약수(를 가장한 지하수)를 떠다 마십니다. 대신 제리캔을 들고 갔다올 거리는 아니라서(세블럭정도라 짐 없이 걸어가도 40분은 걸립니다.) 똥개를 모시고 물 한통을 뜨고 약수터에서 몸풀기 체조를 하며 물 한잔을 들이키고 왔습니다. 이때가 대충 8시 30분입니다.
아침에는 똥개 목욕시키기 계획이 있었습니다. 다른 분께서 똥개를 좀 쓰셔야 한다고 하여 목욕재계를 시켜야 했는데 히터를 켰더니 그리 좋은 냄새는 안나서 연막탄까지 터트릴 생각이었습니다. 자주 가는 셀프세차장이 두 군데인데 가까운 곳은 가깝긴 한데 좁고 값도 좀 비싸서 조금 멀지만 공간이 넓고 하체 세차까지 되는 성수동을 갔습니다. 하체도 물을 좀 뿌리고 겉도 닦고 속도 닦는 중노동에 약 1시간을 썼습니다. 아침은 세차하는 차가 몇 대 없어서 천천히 해도 눈치가 안보여서 스트레스도 적습니다.^^
문제는 연막탄이었습니다. 가까운 수퍼마켓의 차량용품 코너에 연막탄이 있을줄 알았더니 다떨어졌습니다. 가까운 x마트에 갔더니 휴일. 그 주변 마트는 싸그리 휴일입니다. 가장 가까운 여는 마트는 x마트 용산점, x나로클럽 양재점/창동점인데 다들 20km 가까운 코스입니다. 그래도 생각난 김에 해야 한다는 생각에 휴일에 출퇴근 루트인 x마트 용산점을 갔다 왔습니다. 대충 이러니 오전 11시.
식사를 간단히 하고 그때부터 PC 두 대를 뚱땅 뜯습니다. 전날 서버로 쓰던 PC가 화면이 뜨지 않고 전부터 네트워크가 자주 끊기던 문제가 있어 그것을 수리하고, 같은 날 대전에서 CPU와 메인보드를 하나 얻어와 영화 감상용으로 쓰던 PC의 업그레이드(애슬론 64 X2 4400+ -> 애슬론 X2 7750)를 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전자는 무언가 접속이 안좋았는지 오버홀을 하니 작동은 하는데 운영체제 상태가 좋지 않아 새로 운영체제까지 갈아 엎었습니다. 후자는 작업이 훨씬 간단하여 운영체제 재설치는 따로 하지 않았음에도 잘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운영체제 설치까지 하니 오후 2시였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는 휴식시간이었으면 좋겠는데... 주 시스템의 보조 운영체제(일본어 OS)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키보드 인식이 되지 않는데,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해도 증상은 동일하고, 장치 관리자에서 다시 USB 드라이버를 잡으라고 USB 허브를 지웠더니 아예 마우스까지 인식이 되지 않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안전모드에서도 같은 문제라서 사실상 OS가 마비 상태에 빠져 결국 밀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보조용 운영체제라 설치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적기는 했지만 업데이트같은 작업때문에 이것도 4시간 가까이 작업을 했습니다. 결국 6시.
이 다음 저녁을 먹고 잠시 누웠더니 바로 잠이 들더군요. 일어났더니 오늘 아침 6시 10분. 하루가 이렇게 휴식과 별 관계 없는 일로 지나가버렸습니다. 가정을 직접 꾸리지도 않고(가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합니다만) 있는 사람이 이런데 가정을 유지하고 계신 분들은 휴일에 얼마나 진정한 휴식이 그리울지 예상이 갑니다.
누군가 수고를 하면 누군가 편안하지요. 그게 가족이면 정말 다행인 것이고...
엄청 바쁘셨겠네요.... 그럴 때는 나에게 주는 상도 줘야 합니다!